욕하면서도 계속 보게 되는 막장 드라마. 사전에는 '얽히고설킨 인물관계, 무리한 상황 설정, 자극적인 장면 등으로 전개되는 드라마를 총칭하는 말'이라고 설명되어있다. 상상조차 되지 않는 황당한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막장 드라마는 이제 주말연속극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주로 높은 연령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막장 드라마는 '평범'이란 버려두고 시작한다. 불륜과 출생의 비밀은 필수이며 언제나 가난하고 예쁜 여주인공은 부잣집 후계자와 사랑에 빠진다. 또한 물을 얼굴에 뿌리는 것은 보통에 속하며 김치로 얼굴을 가격하는 경우도 있다. 도대체 우리는 이러한 막장 드라마를 언제까지 봐야 하는 것일까.
막장 드라마에서 계속 '알고 보니 그 사람 자식이더라.' 식의 이야기를 계속 다루다 보니 처음에는 "정말 터무니없다."하는 생각이다가도 "혹시 나도 저런 처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옮겨가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시어머니가 자기 아들과 손자의 유전자 검사를 해보는 경우도 적지 않게 있다. 이유는 '며느리가 자기 아들 사이에서 낳은 아이가 아닌 바깥에서 데려온 아이를 키우고 있을까 봐'이다. 그 때문에 며느리는 시어머니에게 서운한 마음을 품게 되고 사이가 좋아지지 않게 되는 일이 생겨나고 있다. '정상'과는 조금은 먼 이야기를 다루는 막장 드라마가 자꾸만 사람들을 자극하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작가가 정말 할 일이 없나 보다.", "드라마가 배우들을 망쳐놓는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안 나온다." 등의 욕을 퍼붓지만 그런데도 꿋꿋이 막장 드라마들이 나오는 이유는 바로 시청률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15%~20% 이상의 시청률을 쉽게 얻을 수 있는 막장 드라마는 정말 "욕하면서도 보게 되는"이라는 수식어가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다. 착한 주인공이 계속 당하는 내용 때문에 주인공이 극복하고 복수를 하고선 다시 잘살게 되는 장면을 보기 위해 자꾸만 찾게 된다. 잘 나오는 시청률 때문에 회를 연장하고 따라서 이야기를 늘리게 되고 늘리기 위해 어이없는 장면들을 넣는 과정이 이제는 모든 막장 드라마들의 필수 요소가 된 것 같다.
많은 인기를 얻어 중국으로도 진출하게 되는 좋은 결과를 얻었던 드라마도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막장 드라마"라는 장르가 새로 생겨날 정도로 우리나라에는 막장 드라마가 드라마계의 한자리를 꿰차고 있다. 많은 사람이 보는 드라마인 만큼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심각히 자극적인 내용은 자제해야겠다. 예를 들어 "암세포도 생명이기 때문에 치료는 받지 않겠다."라는 대사보다는 "이미 많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치료는 의미가 없다."라는 식의 대사를 사용하면 적어도 논란은 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앞으로 나오는 막장 드라마들에선 드라마를 시청하는 시청자가 많다는 것을 고려하는 장면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사진 출처 : 네이버 KDT 서울 지사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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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기 김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