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문화이야기

비둘기는 억울해!

작성자
문서정
작성일
2017-05-04

1988 서울 올림픽 성화대 위에 앉아 있는 비둘기들


서울 88올림픽의 ‘비둘기 통구이’ 사건, 아십니까? 직접 보진 못하더라도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88올림픽에서는 개막 장면에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풀어놓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이때 풀어놓은 비둘기가 성화대에 앉아있어 불이 켜짐과 동시에 타버렸습니다. 약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어이없고 잔인한 올림픽 개막식으로 회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실망스러웠던 최악의 개막식이 아닌 억울하게 희생된 비둘기들입니다.


저녁때에 비둘기가 그에게로 돌아왔는데 그 입에 감람 새 잎사귀가 있는지라 이에 노아가 땅에 물이 감한 줄 알았으며 또 칠일을 기다려 비둘기를 내어 놓으매 다시는 그에게로 돌아오지 아니하였더라
(창세기 8장 11, 12절)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실새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 자기 위에 임하심을 보시더니
(마태복음 3장 16절 )


비둘기를 풀어놓았던 이유는 단 하나, 비둘기가 평화를 상징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비둘기가 평화를 상징하게 된 것일까요? 많은 설들이 있습니다만 그중 가장 대표적인 설로는 기독교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구약성서 ‘창세기’의 ‘노아의 방주’에 나오는데요, 이는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언젠가 하나님이 인간에게 화가 나 대홍수로 인간 세상을 심판 하셨는데 방주를 타고 겨우 노아와 그 식구들만이 살아남았습니다. 이들은 홍수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홍수가 끝났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습니다. 노아는 고민 끝에 귀소 본능(집으로 돌아오는 습성)이 있는 비둘기를 바깥세상으로 보내게 됩니다. 보냈던 비둘기는 입에 올리브 나뭇가지를 문 채 방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이것은 곧 홍수가 끝나고 물이 빠져 육지가 드러났다는 뜻으로, 대재앙 속에서 희망을 전해주었다는 의미입니다. 다른 설은 역시 성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하나님의 성령을 비둘기에 빗대어 표현한 것을 보아 비둘기는 예로부터 순결하고 깨끗한 이미지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미지가 현대로 내려오면서 평화로운 이미지로 겹치게 된 것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습니다.


비둘기 먹이주기 금지 광고


많은 설의 공통적인 요소는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또 실제로 비둘기가 나뭇가지를 물고 왔는가, 혹은 매우 순결한가, 와는 관계없이 ‘인간에 의한 설’이라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 죄 없는 비둘기는 ‘인간을 위한’ 올림픽에서 ‘인간을 위해’ 사육되다가 불에 타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우리나라 서울은 88올림픽 당시 비둘기를 대량 수입해 서울시청 옥상에 사육시키고는, 끝난 후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아 개체 수가 매우 증가했습니다. 비둘기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인간의 순간적인 만족과 쾌락을 위해 먼 타지까지 억지로 끌려와서 미래를 모른 채 덩그러니 버려진 것과 같습니다. 거기에 살기 위해 길거리의 음식물을 먹었더니 살쪘다고 ‘닭둘기(과영양 도심 비둘기)’라고 불리니 얼마나 어이가 없겠습니까? ‘닭둘기’라는 별명도 인간이 지어주긴 했지만, 비둘기를 닭처럼 될 때까지 살찌운 것도 인간입니다. 인간이 먹고 남은 과자 부스러기와 같은 음식물을 먹고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그렇게 만들었음에도 너무 많거나 뚱뚱하다는 이유로 꺼리는 현상이 아이러니합니다. 비둘기의 대변에는 산 성분이 많아 건축물을 부식시킨다는 단점도 있습니다만 개체 수를 줄이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로 보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비둘기에는 병균이 많고 감염 위험까지 있다며 피하는 사람도 많은데 우리나라의 경우 비둘기로 인해 감염된 사례는 없었습니다. 또한, 비둘기에 병균이 많아진 근본적인 이유도 인간에게서 나옵니다. 인간이 오염시킨 공기를 날아다니며, 인간이 더럽힌 길거리를 걸어 다니다 수많은 세균을 축적하게 된 것이지요. 결국, 모든 원인은 인간에게서 나옵니다. 따라서 비둘기를 무력으로 통제하기 보다는 '비둘기 먹이주기 금지'와 같이 그동안의 행동을 반성할 수 있는 대안을 실행해 나가야 합니다.

비둘기는 많은 문제점을 초래하지만, 이는 모두 인간에게서 비롯된 문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비둘기가 평화를 상징하게 된 것도, 비둘기가 더러워진 것도, 비둘기가 살찌고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도 모두 인간의 잘못이었습니다. 비둘기가 나와 다르다고 무조건 비판하기보단 비둘기의 처지에서 생각해보고, 나의 잘못과 그동안의 행동을 반성해야 할 때입니다.

내용 출처: 네이버 블로그 office master, 교사대학
사진 출처: 네이버 블로그 JISIKS, 다음 카페 찰리의 희망나눔 행복세상

17기 문서정 기자

공공누리
OPEN 공공누리 출처표시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이 게시물은 "공공누리"의 자유이용허락 표시제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료관리담당자
  • 담당부서 청소년정책과
  • 문의처 032-440-2922
  • 최종업데이트 2025-03-12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