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마지막으로 ‘인천 차이나타운 볼거리’를 주제로 한 시리즈 기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대망의 마지막 장소는, 바로 개항박물관이다. 개항박물관은 건물 자체의 의미만으로도 그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곳으로 이 건물의 내부 또한 이 건물의 가치만큼이나 귀중한 것들로 가득 차있다. 귀중한 것들이 모여 가치가 더욱 빛나는 곳, 개항박물관의 소개를 시작하겠다.
개항박물관은 원래 건물이 박물관 용도가 아니었다. 이곳은 일본 제 1은행의 인천지점이었었다. 그러나 현재는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건물이 지니는 의미는 뜻 깊다. 이 건물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금융건물은 아니지만 1883년 개항 이후 개설되었다가 1888년 인천지점으로 승격되었다. 이후 한국은행 인천지점(1909, 광복 후), 조선은행 인천지점(1911) 등으로 바뀌는 변화를 겪고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옛 건물을 활용한다는 데서 이 건물의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예나 지금이나 바뀐 것도 거의 없다. 지붕 용마루에 바로크풍의 장식창이 있었으나 없어진 것, 경사 지붕에 원래 기와를 얹었으나 현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제외하곤 말이다.
개항박물관의 가치가 높은 이유 두 번째는 바로 건물 내부, 박물관 속에 담겨진 것들에서 찾을 수 있다. 인천은 지금도 그렇지만,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어 물건 교류, 수출입을 하기에 용이하다. 이러한 이점 덕분에 근대식 문물이라 불리는 것들이 인천을 통해 들어오게 되었다. 그래서 흔히 우리나라에서 ‘최초’라고 불리는 것들이 이곳, 개항박물관에 대거 전시된 것이다. 그 예를 들어보자면, 최초의 갑문식 도크, 우편제도, 내리교회, 경인철도 등이 있다.
박물관은 총 4개의 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옛 건물을 그대로 활용하여 1층 높이의 건물이지만 보기와는 달리 매우 가치가 높은 물건, 자료들이 이 1층 건물에 담겨 있다. 첫 번째 전시장은 주 전시장으로 근대 문물 중 대표적인 것들을 전시해 놓았다. 앞서 얘기한 갑문식 도크에 관한 영상자료, 우편제도, 내리교회 뿐만 아니라 통신제도, 대불호텔 등 근대식 문물에 포함되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 제 2전시장은 경인철도와 한국철도사와 관련된 자료만이 전시되어 있는 주제전시실이다. 역과 관련된 변천사, 일제의 목적, 현재 우리나라의 철도의 모습까지 살펴보며 우리나라 철도와 관련된 것들을 거의 알게 될 것이다. 제 3 전시장은 개항기의 인천풍경을 다루고 있으며 역시 제 2전시장과 마찬가지로 주제전시실이다. 인천항을 모형으로 전시해놓고 있으며 영상물로도 인천항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이곳에는 1910년대 촬영된 사진을 바탕으로 개항기부터 일제 강점기 초기의 박물관 앞의 거리 풍경 모습을 재현해 관람객들이 이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한 포토존이 있다. 제 4 전시장은 인천 전환국과 금융기관에 대해 다룬 주제전시실로 일본 제 1은행 인천지점의 모형과 금융기관과 관련된 자료들이 전시되어있다.
우리나라는 불과 100년도 채 안된 시기 동안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해냈다. 그 엄청난 역사의 시작은 바로 ‘개항’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개항박물관의 전시물들을 감상하며 우리나라의 현재 모습과 개항 당시의 모습, 그리고 과거 조선시대 모습을 동시에 떠올려 보길 바란다.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17기 주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