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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이야기

가사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면?

작성자
주가은
작성일
2018-03-16
‘고전’하면 학생 대부분은 ‘지루함’, ‘재미없음’과 같은 단어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특히나 소설도 아닌 시가 문학은 쉽게 접하기가 드물어 더욱 부정적인 감정이 들기 마련이다. 고전시가 중에서도 가사는 다른 시가문학에 비해 길이가 길고 한자어가 많은 것이 대부분이라 공부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학생들은 한번쯤은 가사를 공부하며 ‘가사 공부를 재미있게, 쉽게 할 수는 없을까’하고 고민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그들에게 꼭 알맞은 책이 바로 ‘가려 뽑은 가사’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상춘곡부터 계한가까지 총 22편의 가사 작품을 다루고 있다. 22편의 작품들은 교과서나 시험에 많이 등장해 중요하다고 여겨지며 모두 완성도 높은 시가이기에 선정된 것이다. 그러나 이 많은 가사를 아무 기준 없이 그저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에 맞게 분류하여 공부에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주제가 비슷하면 내용도 대략 비슷한 맥락으로 흘러가기에 주제가 비슷한 가사끼리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한자와 한글 둘 다 제시하였다. 가사는 한자로 쓰여 있는 것이 대다수인데 아무래도 한자로 쓰여 있는 걸 한글로 바꾸어 표현하면 느낌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한자와 한글 모두 제시하여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한자 공부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분류를 적절히 해놓고, 한글과 한자 모두로 시가를 접해도 고전시가는 여전히 어렵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단어가 만만치 않다. 한자어가 수두룩하게 등장하며 들어보지 못한 사자성어도 속속들이 나온다. 또 둘째로, 한자를 모두 찾아보고 사자성어의 뜻을 파악해 시를 읽어내도 정작 그 단어가 왜 쓰여 있는지 시 속에서의 의미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문학 작품은 보통 그 당시 상황이나 사건 등을 반영하여 만들어지지만, 독자들은 고전시가가 지어질 당시 사람들이 아니기에 사건이나 배경을 정확히 모른다. 이러한 점이 시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방해물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만약 어려운 한자어나 사자성어가 있으면 각주를 통해 명확한 뜻을 풀이해주어 가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따라서 사자성어가 가사에서 무슨 의미로 쓰인 것인지, 이 단어가 이 가사에서는 무슨 뜻인지를 각주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이 책은 시를 실은 후에 각 시마다 그 시의 배경, 주제 등을 풀이해주는 해설도 실었다. 해설을 문장으로 풀이하여 가사 즉 이야기를 이야기답게 느껴지도록 하였다. 시가 지어진 배경 및 상황은 표로 정리되어 있는 것보다 문장으로 이해하는 게 흐름을 파악하기도 쉽기에 이런 종류의 해설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도 단점은 있다. 먼저 작가와 관련한 것이다. 책의 목차 부분에서 전체 시의 제목을 소개하는 부분에 작가를 같이 나타내주지 않았다. 시에서 작가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시를 창작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것이 바로 작가일지도 모른다. 작가의 가치관, 살아온 배경 등이 시가 만들어지는 데 많은 영향을 준다. 작가별로 시를 분류해서 표현을 해주었다면 더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시를 실은 부분에서도 시 제목 다음에 작가를 써놓았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또 해설 부분에서도 주제나 시의 특징, 표현법, 제재와 같은 것들은 표로도 한 번 정리해주었다면 시를 이해할 때 시각적으로도, 암기용으로도 편했을 것이다. 이러한 소소한 편집적인 부분만 고쳐졌다면 훨씬 더 나은 책이 되었을 것이다.
고전시가를 공부하는데 어려운 요소들은 참 많고도 많다. 하지만 이 책은 고전시가 공부에 최적인 편집 및 구성을 통해 그러한 점들을 속속들이 해결해줄 것이다. 편집적인 부분에서 몇몇 단점이 보이기는 하지만, 표가 없다는 단점 같은 경우는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 표를 만들어 정리해 보면 해결된다. 오히려 이렇게 독서를 하다보면 독자가 능동적으로 책 내용을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고전시가를 처음 접할 때는 공감대도 맞지 않고 단어도 익숙하지 않아 재미없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공부하며 어렵게 느껴지는 요소를 하나씩 없애 고전시가에 조금씩 흥미를 가졌으면 한다. 고전시가를 보며 처음 가졌던 부정적인 이미지가 긍정적이고, 재미있다는 이미지로 바뀌었으면 한다.
18기 주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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