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BIT) 공동행동 캠페인 광고(이하 아이다호 광고)는 서울지하철 신촌역에 게시된 광고판이다. 성소수자와 앨라이들의 사진 517장이 모여 만들어낸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라는 큰 문구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기념하여 걸릴 예정이었던 이 광고는, 서울교통공사에게 거부를 당하고 논란이 되어 기자회견을 거치고 나서야 7월 31일에 겨우 게시된 바 있다. 그런데 걸리는 것조차 힘겨웠던 광고판이 게시되고 나서조차 미움을 받고 있다.
8월 2일, 아이다호 광고판이 훼손되었다. 광고판은 커터칼에 의해 무참히 찢어졌으며 어느 시민의 악의적인 소행으로 보였다. 사람들은 분노했다. 범인은 검거되었지만 앞으로도 훼손될 가능성이 있었고, 광고판이 있던 자리에 ’성소수자’라고 크게 붙여놓은 포스트잇들조차 떨어지고 있었다.
광고는 다시 게시되었지만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아이다호 광고는 시민들의 눈독에 들어 계속해서 위협을 받았고, 8월 26일, 광고판이 다시 훼손되고 말았다. 기껏 갈아끼워진 새 광고판은 파란색 낙서로 가득해졌다. 누군가 파란색 물감으로 광고판을 칠해놓은 것이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회원들은 광고판에 칠해진 물감들을 알콜티슈로 손수 지워냈다. 그러나 광고판은 여전히 얼룩덜룩 해진 모습이었다.
이에 무지개행동은 ‘최근 훼손한 이들 또한 끝까지 잡아낼 것’이라고 경고하며, “광고판이 빽빽해지도록 응원의 포스트잇과 스티커를 붙여주세요”라고 말했다. 8월 28일부터는 활동가들이 상주할 것이라고 한다.
8월 31일부로 아이다호 광고는 철거된다. 한 달의 시간 동안 광고판이 이토록 증오의 손길을 겪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비록 끝까지 미움받는 광고였지만, 어떤 이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고 어떤 이에게는 일상에 영향을 주었으며 어떤 이에게는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 훼손들조차 광고의 일부분이었을 수도 있겠다.
내용 출처: 오마이뉴스, 이승한 기자, 당신의 신념은 크게 망신당할 것입니다
무지개행동 공식 트위터
한겨레신문, 2020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 기획단 활동가, 성소수자 광고 훼손의 전말…우리는 하루 몇번씩 ‘그 안부’를 묻는다
20기 오은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