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또 샀어?'
요즘 우리 집에서는 빵을 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엄마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민음사빵’을 하나씩 사 모으고, 아빠는 곧 출시될 ‘리센느빵’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가족들이 빵을 고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우리는 정말 빵을 먹기 위해 빵을 사는 걸까?
나 역시 어릴 때 포켓몬빵을 사 먹은 기억이 있다. 당시 가장 궁금했던 것은 빵의 맛보다 봉지를 열었을 때 어떤 스티커가 나올지였다. 원하는 캐릭터가 나오면 기뻤고, 갖고 싶은 스티커가 나오지 않으면 다음 빵을 기대했다. 그렇게 ‘띠부씰’은 빵을 선택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됐다.
최근에는 띠부씰의 형태와 결합하는 콘텐츠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캐릭터뿐 아니라 스포츠 선수, 아이돌, 출판사 등 여러 분야의 콘텐츠가 빵과 만난다. 빵 안에 들어 있는 굿즈도 스티커에서 책갈피, 포토카드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상품을 구매하고 그 안에서 무엇이 나올지 확인하는 방식 역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에서 중요한 요소는 ‘랜덤’이다. 구매하기 전에는 어떤 굿즈를 받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는 결과를 확인하는 순간까지 기대감을 느낀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나 가수가 있다면 원하는 굿즈를 얻기 위해 여러 개를 구매할 가능성이 커진다. 희귀한 굿즈를 얻거나 다른 사람과 굿즈를 교환하는 과정도 수집의 재미를 높인다.
SNS의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자신이 모은 굿즈를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거나 희귀한 굿즈의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개인의 소비 경험이 다른 사람의 구매 욕구로 이어진다. 기업은 이러한 소비자의 심리를 활용해 제품에 새로운 콘텐츠를 결합하고, 팬들의 관심을 실제 구매로 연결한다.
물론 생각해볼 부분도 있다. 원하는 굿즈를 얻기 위해 같은 제품을 반복해서 구매하면 필요 이상의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먹지 않은 빵이 남거나 포장 쓰레기가 늘어나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특히 청소년처럼 소비 경험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갖고 싶다’는 마음과 ‘정말 필요한가’를 구분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빵 속 작은 굿즈를 둘러싼 소비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문화가 됐다. 기업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상품에 연결하고, 소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모으고 공유하며 즐거움을 얻는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여러 번의 구매를 선택한다.
편의점에서 빵 하나를 집어 들 때 '어떤 굿즈가 나올까?'를 생각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빵을 원하는 걸까, 굿즈를 원하는 걸까?’라고 한 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작은 스티커 하나가 우리의 소비를 움직이는 과정을 바라보면, 우리가 무엇을 사고 왜 사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