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고마웠어요. ‘유기 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 책 리뷰
Moo 독자님들은 길을 다니시다가 주인 없이 홀로 다니는 유기 동물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많은 버려진 동물들을 봤었는데요. 그들은 늘 홀쭉한 배를 채우려 쓰레기봉투를 뒤적거리다가 주변에 사는 주민들에 의해 쫓김을 당하곤 합니다. 그런 동물들의 미래는 어떨까요? 운이 좋은 경우에는 원래 주인을 찾거나,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보통은 유기 동물 보호소로 가서 새 주인을 기다리거나, 자신의 보호기간이 끝날 경우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는데요. 저는 이러한 상황들을 직접 눈으로 본 결과, 이 글을 보시는 독자님들께 유기 동물의 끝을 알리기 위하여 책 한 권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바로 ‘유기 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입니다.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수준은 그 나라에서 동물이 어떠한 취급을 받는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
저자의 서문을 보면 마하트마 간디가 했던 말이 나와 있습니다. 어찌 보면 같이 어울려서 살아야 할 존재이지마는 동물이란 존재는 우리보단 약한 존재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 대하여 그들의 존재를 존중하는 것은 나아가 모든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배려하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유기 동물 보호소에 있는 동물들의 사진을 넣고 저자의 생각과 보호소에 동물을 데려온 사람과 나눈 짤막한 대화, 사람들이 이 사진들을 보고 느낀 점 등이 적혀 있는 사진 에세이입니다. 사진을 보면 동물들은 모두 철창 안에 갇혀 새 주인을 기다리며 자신들을 찍는 저자에게 구원의 눈빛을 보냅니다. 흑백 사진으로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눈빛에서는 슬픔이 묻어져 나옵니다.
이 책에 실린 사진 속 동물들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다.
책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이 말은 이 책을 보고 있던 우리의 감정을 더욱 고조 시킵니다. 그래도 처음에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책을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됩니다. 책의 중반쯤을 보면 저 문구는 이미 머릿속에서 지워졌을 수도 있어서 새 주인을 찾았을 거란 희망도 품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나와 있는 저 문구를 읽는 순간 희망도 없어지며, 정말 책에 나와 있는 동물들은 무지개다리를 건넜구나 하는 것이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이 책은 한국에서의 이야기를 담은 책은 아닙니다. 일본의 유기동물의 현황에 대해서 적힌 책으로 어쩌면 공감을 못 하 실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는 보통 마취제를 투여한 다음 근육 이완제를 주사하는 순서로 그들의 생애를 마감시키는 반면에 일본은 가스실에서 집단으로 생명체들을 죽이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유기 동물 현황이 일본보다 나은 것은 절대 아닙니다. 비용의 문제로 마취제를 투여하지 않고 근육 이완제를 바로 주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에 들어서 유기 동물의 공식 집계를 보면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비공식적인 집계를 합하면 아마 공식 집계의 배가 될 것이라 예측됩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가정에서부터나 학교에서 생명은 중요하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현재 버려지는 동물들을 보면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배운 것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 것일까요? 말을 못한다고, 나보다 힘이 약하다고 하여서 무시하는 건 아닐까요? 한번 동물을 키우면 그 동물들은 우리에게 길어야 15년 정도인 동물입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우리는 평생을 함께하는 주인 또는 친구이지요. 그저 귀엽다고, 외양만 보고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이제 멈춰야 할 행동입니다. 유기 동물의 문제를 직설적이지는 않지만, 어떠한 표현보다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보고서, ‘유기 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를 추천합니다.
16기 기자단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