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도서, 음반, 패션

한복 아닌 한복? 전통 복식이 사라진 체험 한복

작성자
최린
작성일
2017-06-03
최근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의 아름다움이 전 세계적으로 전해지면서 한복을 입고 추억을 남겨보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외국인 내국인 할 것 없이 관광지 주변 한복 대여점에서 일정 시간 동안 한복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는 관경을 많이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금색 은색 꽃무늬로 화려하게 수놓아진 ‘A’자 형태의 통 넓은 치마 위에 어깨가 비치는 순백의 홑겹 저고리. 등허리에는 치마끈을 리본으로 묶기도 한다. 외국인들은 평소 한국의 사극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예쁜 한복을 직접 체험해 보고 싶어 한복 대여점을 이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옷차림을 본 한복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건 한복이라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최근 한류나 SNS의 영향으로 관광지 주변에 불고 있는 한복 체험 열풍에 엉터리 한복 또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대여점에서 대여한 한복들은 화려하긴 하지만 형태와 무늬, 소재, 색상 그리고 입는 방법 등에서 전통 한복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전통 한복을 입고 우리 옷의 아름다움과 조상들의 미적 감각에 대해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무늬만 한복인 엉터리 한복을 입고 관광지를 활보하고 있는 것이다.

한복 체험 열풍은 한류 사극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인기 연예인들이 한복 차림을 하고 있는 장면이 다수 연출된 것으로부터 인기를 얻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한복을 빌려 입는 것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전국에 많은 한복 대여점이 생기게 되었다. 각 대여점들은 가격 경쟁을 벌이면서 싸구려 한복을 마구 유통하고 있다. 때문에 한복의 이미지 자체가 손상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많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체험 한복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치마라고 입을 모은다. 한복 대여점에서 한복을 빌려 입은 사람들의 치마는 대부분 종을 엎어놓은 듯한 형태로, 속치마에 고리가 들어 있어 그 모양이 고정되어 있다. 주로 천으로 허리 부분을 동여매 뒤에서 리본으로 매듭을 짓는 형식이 많다. 하지만 본래 한복 치마는 직사각형의 평면 천을 고정된 틀 없이 몸에 맞게 둘러 입는 것이다. 채금성 숙명여대 의류학과 교수는 “얼마나 주름을 내고 어떻게 동여매느냐에 따라 다양한 치마 모양을 낼 수 있는 무정형성이 한복 치마의 핵심인데 전혀 지켜지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게다가 한복은 앞 고름 매듭이 원칙인데 대여점의 한복 치마는 19세기 유럽 귀족 여성들이 즐겨 입던 드레스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한다.


여성의 한복은 형태에 문제가 있다면, 남성 한복은 기초적인 문양부터 오류가 난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남성 한복에는 용보(자수로 새긴 용 모양의 둥근 문양)가 새겨진 경우가 많다. 용보는 임금의 예복에 다는 문양으로 등과 배, 양 어깨 부분에 하나씩 부착되어야 한다. 그런데 대여 한복 중에 일반 양반의 평복인데도 용보가 달린 경우가 많다. 앞과 뒤에만 있고 어깨 부분에는 생략된 경우도 있었다. 또한 저고리는 속옷이고, 반드시 그 위에 두루마기 등의 포를 입어야 함에도 생략하는 경우가 많았다. 색상도 전통적인 오방색(흑, 백, 황, 청, 적)을 완전히 벗어난 색이 사용되었다. 심지어 고름 매듭 방향이 정반대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의상인 한복에 대해 전 세계가 뜨거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에게 전통 복식이 사라진, 그저 화려한 한복만을 체험하게 해주기보다는 한복의 아름다움과 우리 조상들의 미적 감각에 대해 꾸밈없이 보여주는 것이 한국의 정통성을 지키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믿는다.





출처: 네이버 맛있는 여행 블로그, 네이버 담뿍이 블로그
17기 최린 기자
공공누리
OPEN 공공누리 출처표시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이 게시물은 "공공누리"의 자유이용허락 표시제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료관리담당자
  • 담당부서 청소년정책과
  • 문의처 032-440-2923
  • 최종업데이트 2023-08-23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