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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음반, 패션

잃어버린 무언가,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 <오직 두 사람>

작성자
최린
작성일
2017-07-16

많은 책들은 잃어버린 사람의 이야기들을 다룬다.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가 버린 이야기,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사람의 이야기 등등 그 사람들의 외로움과 절망감이 책에 담겨있다. 보통 대부분의 책들은 이렇게 비극적인 새드 엔딩으로 결말을 맺는다. 하지만 여기 ‘오직 두 사람’에서는 우리가 한 번도 주목해 보지 않은 그 이후의 삶이 있다.

작가 김영하는 칠 년 동안 쓴 일곱 편의 중단편을 묶어 소설집을 발간했다. 총 7개의 중단편이 담겨 있는 데, 제목은 ‘오직 두 사람’, ‘아이를 찾습니다’, ‘옥수수와 나’, ‘슈트’, ‘최은지와 박인수’, ‘신의 장난’이다. 이 7가지의 이야기 중 ‘오직 두 사람’, ‘아이를 찾습니다’와 ‘신의 장난’에 대해 이야기 해 보도록 하자.

가장 먼저 ‘오직 두 사람’에서는 한 평생 대학교수인 아버지를 위한 삶을 살아온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아버지를 위해 바쳤다. 여행을 떠날 때도, 이혼하신 아버지가 새 여자를 데려오실 때도, 자신의 대학과 미래를 정할 때도, 직업이나 친구를 사귀는 것 역시 그랬다. 아버지가 원하시는 직업을 가지지 못하자 아버지가 갖게 될 실망감에 속상해 하기도 했다. 그녀는 아버지라는 장벽에 막혀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자신을 희귀 언어의 마지막 사용자라고 칭한다. 아버지와 잠시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아버지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막막해하는 그녀의 모습은 실로 안타깝다.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닌 ‘아버지’를 위한 삶을 살았기 때문에 아버지가 없으면 자신의 삶의 이유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일 것이다.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 결승점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때, 그것은 누구의 잘못일까?”(「아이를 찾습니다」)

그 다음으로 ‘아이를 찾습니다’에서는 어릴 적 잃어버린 아이를 11년 만에 되찾은 부모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11년이라는 시간은 부모에게나 유괴당한 아이에게나 너무 긴 시간이었다. 아이를 잃어버리고 찾아온 아내의 조현병은 남편을 더 괴롭게 했다. 다시 돌아온 아이는 자신이 알던 아이와 너무 달랐고, 아이와 남편, 아내는 모두 11년 전에 머물러 있었다. 다시 만났음에도 그들의 기대와 달리 너무나 불행했고, 모든 상황은 악화되기만 한다. 아이를 찾기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 될 것이라는 남편의 기대는 산산조각이 나고 아이는 자신을 낳아주신 엄마와 아빠를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의 인생이 상상했던 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소설이다. 무수히 많은 원인과 그에 따른 총합이 인생이 된다. 그 많은 원인들이 어떠한 값을 낼지는 알 수 없다.

마지막으로 ‘신의 장난’에서는 신입 사원들에게 채용 과정의 일환이라고 하며 ‘방 탈출 게임’을 시킨다. 그러나 방을 나갈 수가 없다. ‘공포와 권태의 방’, 그 안에서 방문에 온몸을 던져 부딪쳐보는 인물도 있고, 속죄 기도를 올리는 인물도 있다. 어딘가 힌트가 있으리라 믿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인물, 그리고 헛된 희망도 품지 않고 믿는 것은 오직 ‘우울’뿐인 인물도 있다. 인간의 의지, 주체성은 뜻대로 발휘돼 절망적인 상황을 타개할 해답을 마련해줄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게 하는 내용이다.

“신도 우리의 집사일지 몰라요. 우리를 예뻐하다가도 가끔은 귀찮아하기도 할 거예요. 그러다 어느 날 훌쩍 사라져버리는 거예요. 아니면 우리가 신을 떠나거나. 그럼 고난이 시작되는 거죠. 밥이나 주는 집사인 줄 알았는데 실은 전 존재가 그에게 달려 있었던 거죠.” (「신의 장난」)

이 7가지의 이야기에서 무언가를 잃은 사람들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극복해 보려고 애를 쓴다. 그 결말이 이 소설들처럼 불행할지, 행복할지는 그 누구도 모르지만 그 비극에서 벗어나려는 노력과 그 노력에 대한 용기를 책을 통해 얻는 사람이 많았으면 한다. 더불어, 깊고 깊어 끝이 보이지 않는 상실감 속에서도 애써 밝은 표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많은 이 세상에서 서로 어깨를 토닥여 줄 수 있는 동정심을 가진 청소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처: 네이버 grace 블로그, 네이버 자현 블로그
17기 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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