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도서, 음반, 패션

그저 그들의 유흥을 위하여

작성자
박세빈
작성일
2020-05-31
<br>&nbsp;‘도둑맞은 가난’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박완서의 소설에서 처음 나온 말로 부유한 상류층들이 가난한 척을 하며 자신의 ‘가난한 자를 헤아리는 너그러움과 겸손함’에 심취하는 행태를 비판하는 말이다.<br><br>&nbsp;이런 일이 한국에만 있었던 일은 아니었던지 20세기 초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인 캐서린 맨즈필드(Katherine Mansfield)의 단편집 <가든파티<sup>The Garden Party and Other Stories</sup>> 속 단편 중 하나인 <차 한 잔<sup>A Cup of T</sup>>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진다.<br><br>&nbsp;부유한 상류층 부인 로즈마리 펠(Rosemary Fell)은 길에서 굶으며 떠돌고 있던 한 소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로즈마리는 나름대로 그 소녀를 도와주려 애쓰지만 소녀에게서 벗겨낸 코트를 어찌해야 할 지 몰라 그대로 바닥에 떨어뜨리는 등 어설픈 모습을 보여준다. 로즈마리는 그 소녀를 진심으로 돕고 싶어서가 아닌, 그저 ‘가난한 자를 도우는 착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심취하기 위해 그 소녀를 데려왔다. 그렇기에 자신의 남편인 필립이 ‘그 아이가 정말 예쁘다’라고 말하자 가차없이 그 소녀를 내쫓는다.<br><br>&nbsp;농경시대 때 등장하여 현재까지 계속 이어져오고 있는 신분제와 빈부격차로 인한 사람들의생활 상의 차이와 상류층의 악의 없는 행동이 다른 사람, 특히 빈곤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지 엿볼 수 있다. 현대에는 연예인들이 새로운 상류층으로 떠올랐는데, 방송에서 서민 코스프레를 하며 한강이 보이는 곳에서 살고 집에 비싼 가구를 들여 놓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고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 보았으면 한다.<br><br><br>20기<br>박세빈 기자
공공누리
OPEN 공공누리 출처표시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이 게시물은 "공공누리"의 자유이용허락 표시제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료관리담당자
  • 담당부서 청소년정책과
  • 문의처 032-440-2923
  • 최종업데이트 2023-08-23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