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편에서는 베트남의 자랑, 유명 쌀국수 두 곳을 소개했는데요, 이번 편은 쌀국수 못지않게 맛있는 분짜 요리와 현지인이 즐겨 찾는 맛집을 소개하겠습니다.
분짜는 우리나라에서 쌀국수보다 덜 알려진 음식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먹고 간 서민 음식’으로 신서유기, 미운우리새끼 등 많은 방송에 전파를 탔습니다. 아쉽게 그 음식점은 하노이에 있어 가지 못했지만 또 다른 이름난 분짜 맛집을 찾았습니다. 바로 ‘Bun Cha 145’인데요, 여기는 여행자의 거리에서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간판이 눈에 띄기 때문에 못 찾고 헤매는 경우는 없습니다. 식당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아늑함, 어둑함이었습니다. 전기를 큰 선풍기 돌리는 데 다 썼는지 밖보다 더 어두웠습니다. 가게가 작은 편이다보니 식탁도 작고 의자도 작아 살짝 불편했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필자가 갔을 때에는, 사람들이 많아 자리가 없자 사장님께서 한 쪽 구석의 나무 탁자에 의자를 만들어주시는 센스까지 발휘하셨습니다. 정말 친절하셨습니다. 분짜와 차조, 추천이 많았던 두 메뉴만을 주문했는데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신기한 맛이었습니다. 첫맛은 시큼하지만 뒤에는 단맛이 강했습니다. 비교적 익숙했는데 시중에서 파는 어묵 국물과 비슷했습니다. 분짜는 처음 먹어봐서 맛있는 분짜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없었으나 개인적으로는 입맛에 맞았습니다. 국물에 면을 담가 적셔서 먹는 방식인데 국물이 안 따뜻해서 면이 풀리긴 할지 의문이었습니다. 그래도 담그니 부드러워져서 놀랐습니다. 식초와 간장과 설탕을 섞은 소스에 쌀국수 면을 찍어먹는 느낌, 쌀국수와는 또 다른 색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고기도 완자처럼 다져진 고기라 부드러웠습니다. 차조는 어디를 가나 다 맛있었지만 특히 이곳이 기억에 남습니다. 겉이 바삭하면서도 쫄깃했고 속은 다져진 고기와 숙주를 비롯한 채소가 가득 차 있어 부드럽게 씹혔습니다. 여기에서 다른 사이드 메뉴는 안 먹어도 차조는 꼭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다음은 ‘quan suon cay 3a ho bieu chanh’입니다. 구글 번역기로 번역을 했더니 ‘3a 레몬 주스로 잘게 잘린 오이’라고 나왔습니다. 실제로 레몬주스를 팔고 잘게 잘린 오이도 나오긴 하지만 작명 센스가 참 특이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은 묵고 있던 숙소 주변을 둘러 보다 그냥 들어갔던 곳인데 현지인 사이에서 생각보다 유명한 곳이라 놀랐습니다. 특이하게도 불판과 연통이 있으며 삼겹살과 갈비를 팔고 있었습니다. 현지 음식도 팔긴 팔지만 구워 먹는 삼겹살이 주요 메뉴인 점, 김치를 판다는 점을 보아 한국의 음식점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팟타이(태국식 볶음 쌀국수)와 비슷한 면 요리와 나시고렝(인도네시아식 볶음밥), 삼겹살을 주문했습니다. 쌈을 싸먹는 용도의 상추, 배추, 오이, 당근 등의 채소가 별도로 판매되고 있어서 더 놀랐습니다. 베트남에서 한국의 맛이 그립다면 정말 적합한 식당이라 생각합니다. 한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같은 맛의 삼겹살과 양념 삼겹살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 팟타이는 면을 볶았는데 간이 시금치처럼 생긴 초록색 풀에만 베고 면에는 하나도 베지 않아서 따로 먹으면 상당히 이상했습니다. 꼭 같이 먹어야 합니다. 나시고렝은 그냥 볶음밥인데 차이점을 찾자면 계란이 더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안남미(베트남의 쌀)로 만들어져 불면 날아갈 듯 했고 윤기가 없었으나 삼겹살과 같이 먹을 때 느끼하지 않아 좋았습니다. 또 싱거워서 소금을 추가한다면 완벽했을 거라 믿습니다. 한국에서는 유명하지 않아 네이버에 쳐도 결과가 안 나오는데요, 맛집이 알려지지 않다니 아쉽기만 합니다. 호치민의 중심인 벤탄 시장에서 조금 벗어나 외곽에 위치해 있고, 길목 중간에 위치해 있어서 찾기 힘들지만 쌀국수에 지친 분들은 구글에 검색해서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Bun Cha 145’의 분짜와 숨겨진 맛집인 ‘quan suon cay 3a ho bieu chanh’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다음 3편에서는 베트남 호치민의 여러 카페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사진 출처: Google 지역 가이드 hong tham Hua, 네이버 블로그 삐띠
18기 문서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