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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여행

저는 멍청한 사람이에요, 가스등(Gaslight)

작성자
박세빈
작성일
2020-10-31

 가스라이팅.


 페미니즘의 확산과 함께 유명해진 단어이다. 사람의 심리와 세뇌를 이용한 일종의 정서적 학대인 가스라이팅은 이미 우리 주변에서 많이 행해지고 있었다. 페미니즘의 확산에 따른 데이트 폭력 등 일상에서의 폭력적 행위를 재고하고자 하는 움직임에 따라 이 가스라이팅은 용인되어서는 안될 행위로 인식되어가고 있다. 


 이런 가스라이팅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이루어졌나보다. 패트릭 해밀턴의 연극, <가스라이트(GAS Light, 1938)>와  이를 영화화했고 잉그리드 버그만과 샤를르 보와이에의 출연작으로 유명한 동명의 1944년 작에서 다루는 이야기도 바로 이 가스라이팅이다. 


 영화는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 앨리스 엘퀴스트가 살해당하고 그 조카인 폴라가 성악수업을 받기 위해 이탈리아로 향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곳에서 폴라는 반주를 맡던 잘생긴 청년, 그레고리와 사랑에 빠져 공부를 중단하고 결혼해 10년 뒤 런던으로 다시 돌아온다. 사실 앨리스를 죽인 진범인 그레고리는 폴라보다는 런던에 있는 폴라의 집과 그 안에 있는, 10년 전 자신이 훔치려다 실패한 보석에 훨씬 더 관심을 뒀고, 이를 위해 폴라한테 접근한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는 한없이 다정한 사람이던 그레고리는 런던으로 돌아오자마자 폴라를 자기 마음대로 휘두르며 보석을 찾기 위해 밤마다 집 안을 뒤진다. 이 때 집을 뒤지기 위해 그레고리는 가스등을 사용했는데, 그레고리가 위층에서 가스등을 켤 때 마다 아래층, 폴라가 있는 곳의 가스등 빛은 희미해진다. 이에 폴라가 그레고리를 의심하자, 그레고리는 폴라가 물건을 숨겨놓고 기억도 못한다며 몰아가고, 이내는 집 밖으로 나가는 것 조차 금지시켜 버린다.


 이런 일이 반복되자 폴라는 점점 자신이 정말 건망증을 앓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고, 무기력해지며 남편 그레고리에게만 의지하게 된다.


 하지만 앨리스의 팬이던 런던 경시청 소속 브라이언 경위가 우연히 그레고리의 행동을 포착하고, 이를 수상히 여겨 폴라를 찾아간다. 폴라의 이야기를 들은 브라이언 경위는 그레고리의 속셈을 눈치채고 폴라에게 그레고리의 실체를 알리며 당신은 미친 게 아니라 말한다.


 브라이언과의 결투 이후 밧줄로 침대에 묶여있는 폴라에게 칼로 밧줄을 끊어달라 말한다. 이 과정에서 그레고리는 자신의 속셈을 폴라에게 낱낱이 고백해 폴라는 자신을 되찾게 된다.


 이 영화에서 유래된 말인 '가스라이팅'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며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잘 보여준 작품이라 생각한다. 특히 그레고리가 자신을 풀어달라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는데, 그 때 폴라가 하는 말 하나하나가 소름끼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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