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기업” 간판 이면의 성차별 실태_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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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다 밀려난 여성노동권
김00(33세)씨는 1993년 삼성 SDI에 정규직으로 입사한 후, 1998년 IMF시절 삼성이 구조조정을 할 때 비정규직 사원으로 강등되어 하청기업인 삼명RT에서 일한 지 14년이다. 김씨가 하는 일은 TV 브라운관의 색깔을 조정하는 것. 삼명RT로 분사됐지만, 그가 하는 일은 삼성SDI에서 정규직으로 일할 때와 똑같은 것이었다. 심지어 일하는 장소와 라인, 그리고 사람들도 똑같았다.
그러나 “비정규직”이란 이름 때문에 겪은 차별은 심각했다. “삼명RT로 전환 배치된 후 임금이 첫해는 예전의 90%, 2년 후 80%, 3년 후 70%로 계속 떨어지더라구요.” 김씨는 회사가 이윤을 냈을 때 주는 성과금도 정규직과 5:2의 비율로 받았고, 하청기업에 직접 고용된 여성노동자들은 5:1의 비율로 받았다. 정규직으로 일했을 때 사용할 수 있었던 사내 전산망조차 비정규직이 된 후 접근할 수 없게 됐다.
뿐만 아니라 삼명RT는 계속해서 구조조정을 통해 여성노동자들을 집중적으로 퇴사시켰다. 끝까지 남아 정리해고에 저항하던 여성들도 삼명RT가 삼성과의 도급계약이 끝나 생산이 종료돼 폐업하게 되면서 직장을 잃었다. 삼성 SDI 생산라인은 부산과 천안으로 옮겨진 상태며, 김00씨 외 4명의 해고노동자들은 수원 삼성단지에서 매일 복직투쟁을 하고 있다.
전근대적 성차별 노동현장
이들은 일하는 동안에도 전근대적인 성차별을 겪었다고 증언했다. 여성과 남성 비율이 9:1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사업장이었지만, 남성사원들이 대리, 과장, 부장 등 직급을 달아 관리직원이 되는 동안 여성들은 단 한 번도 승급심사와 같은 승진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10년 경력의 여성노동자가 있어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3년 경력밖에 안 되는 남성노동자를 관리직으로 승급시켰다고 한다. 김00씨는 이런 현상이 “삼성 협력업체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고발했다.
결혼을 하거나 임신을 한 여성들은 강제 퇴사를 당했다. 관리자들은 “저기 봐라. 임신해서 보기에 안 좋다. 집에 있는 게 좋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는 분위기였다. 김씨는 동료들이 임신사실을 숨기며 일하곤 했는데 관리자가 알게 되면 “만약 지금 안 나가서 유산 되면 누구한테 책임을 떠넘길 거냐?”라며 퇴사토록 종용했다고 한다.
3교대를 하는 업무로 인해 여성휴게실이 꼭 필요했지만 이마저도 제공되지 않는 노동환경이었다. 심지어 “여사원들은 화장실에 너무 자주 가지 말고 쉬는 시간에 가라”는 발언이 조회시간에 나오고, “여자가 담배를 피우냐. 화장실이나 옥상에서 피우다가 들키면 퇴사시킨다.”등 협박을 당했다고 한다.
우릴 굳이 해고하고 사람을 따로 뽑나
삼성SDI의 구조조정이 시작되자 삼명RT는 여성노동자들을 우선적으로 개별면담하고, 이들의 업무를 남성사원들이 하도록 만드는 등 심리적 압박을 가해 퇴사를 종용했다. 지난 4월경 창업교육을 할 때도 남성들만 따로 불렀고, 폐업 시 남성들에겐 다른 업체의 좋은 자리로 보내주겠다고 약속한 반면 여성들에겐 외모를 따지는 등 열악한 업체만 소개했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당시 삼성SDI의 하청기업인 3.A(쓰리 에이)에 취직해 6년간 일했다는 한명선(26세)씨는, 삼성 천안SDI에서 신입사원을 새로 뽑고 있다며 “전 정말 열심히 현장에서 일을 하였는데. 우리들을 굳이 해고하고 따로 사람을 뽑는다는 게… 이해할 수 없고 부당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박진씨는 “현재 삼성은 세계7위의 기업으로써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한국의 자랑이라고들 말한다”며, “이런 일류를 지향하는 기업 이면에는 어이없는 여성차별 관행이 존재하고 이를 모든 삼성과 하청업체들에게 암묵적 동의로 강제하여 질서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고된 여성노동자들은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성차별에 대한 시정조치서를 제출한 상태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이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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