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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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에 비친 인천 -동검도
‘인천, 그림이 되다.’ 낡은가 하면 새롭고, 평범한가 싶으면서도 특별한. 골목길만 지나도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도시, 인천. 추억이 그리움으로, 때론 일상으로 흐르는 공간이 작가의 화폭에 담겼다. 그 따뜻하고 섬세한 손길을 따라 인천 사람의 삶으로 들어간다. 이번 호에는 세상에서 한걸음 물러서 오롯이 빛나는 섬, 동검도. 조광호 신부와 김가빈 작가, 두 예술가의 눈으로 그 섬의 빛과 색을 본다.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사진 전재천 포토 디렉터로고스의 암호, 60×120cm, 백유리·유약 소성, 2021, 조광호깊고 짙은 ‘코발트블루빛’ 비밀스러운 세상. 창 너머 갯벌에 물이 차오르면, 세상에 푸른빛을 퍼트린다.‘마지막 단계에서 완성된 세상’이라는, 작가의 도상圖像을 담았다.마음에빛, 반짝이다봄이 오기 전이었다. 아직 찬 공기를 가로질러 동검도 바닷가 작은 예배당을 찾았다. 가슴이 답답한 사람, 외로운 사람, 쉼이 필요한 사람, 누구든 품어 안는 ‘마음의 집’. 그 집을 짓고 돌보는 조광호(75) 신부는 말했다. “싹이 돋고 꽃이 핀다고 봄이 아니다. 봄은 기다리는 사람에게, 긴 겨울을 버텨온 사람에게만 온다”라고. 그렇게 다시, 봄을 맞았다.오늘 다시 찾은 동검도 ‘마음의 집’엔 가을 햇살이 비추어 들고 있었다. 물빛으로 투명하게 반짝거리는 햇살이다. 그 빛을 따라 채플chapel 옆 스테인드글라스 갤러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2층으로 올랐다. 삼면이 유리로 둘러싸였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세상. 스테인드글라스 사이로 빛이 스며들고 흔들리는 나뭇잎과 물결이 비추어 든다. 그 빛은 햇살의 농도와 기울기에 따라 시시각각 다르다.공간 끝 창 모양의 프레임으로 눈길이 닿는다.
2022-11-01 2022년 11월호 -
‘배다리 아트스테이1930’에서 떠난 ‘여인숙 여행’
상인·노동자·학생들의 보금자리 사라져간 배다리 여인숙 글·사진 김진국 본지 편집장사진 최유림빨래터카페(사진 아래)로 부활한 옛 성진여인숙깜박깜박 명멸하는 간판을 보고 발을 들여놓는다. 입구는 어두컴컴하다 못해 음침하기까지 하다. 작은 창을 통해 얼굴을 내민 주인이 손님을 올려다본다. 위아래로 훑어본 주인은 요금을 먼저 지불하라고 말한다. 돈을 받은 주인이 양은 주전자와 ‘뿔컵’(사기로 만든 컵) 1개를 담은 양은 쟁반을 건넨다. 기껏해야 한두 평에 불과한 방의 세간살이라곤 이부자리 1벌, 베개 1개가 전부. 피곤했던 나그네는 옷도 양말도 벗지 않은 채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든다.배다리 일대엔 과거 수십 개의 여인숙이 있었다. 여인숙은 배다리시장이나 동인천역을 거쳐 가야 하는 사람들의 보금자리였다.배다리시장엔 언제나 사람들이 북적댔다. 청과물을 파는 참외전거리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이 모여들었다. 6·25전쟁 이후엔 더 복잡해졌다. 인근 산동네에 피란민들이 정착하며 인구 밀도가 매우 높아졌던 것이다. 철교 부근 너른 공터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됐고, 온갖 잡다한 물건이 시장에 나왔다. 낡은 옷가지, 양은솥, 항아리, 장작부터 채소, 과일, 생선 등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었다. 토끼와 노루 고기는 물론 입담이 걸쭉한 뱀 장수와 엿판을 목에 건 소년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서구 지역인 ‘개건너’ 마을에선 나룻배를, 김포·강화에선 시외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이 배다리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자신이 가져온 물건을 다 팔고 돌아가야 했다. 거리도 멀거니와 교통편도 여의치 않아 쉽게 오갈 수 있는 여건이 못 되었기 때문이다.상인
2022-11-01 2022년 11월호 -
인천 문화재 이야기 - 천연기념물 508호 ‘스트로마톨라이트’
10억 년 전 지구의 흔적, 소청도를 이루다글·사진 김진국 본지 편집장인천 연안부두에서 직선 거리로 약 166km 떨어진 섬. 인천시 옹진군 대청면 ‘소청도’는 남북 폭이 좁고(약 1km 미만) 동서가 긴(약 5km) 형태로 이뤄진 보석 같은 섬이다.이 아름다운 섬엔 후기 원생대(약 12억 년~10억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석이 존재한다. 이름하여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이다.소청도엔 바위 색이 분을 바른 것처럼 하얘서 ‘분바위’라 부르는 화석이 있다. 달이 밝을 때 바다 쪽에서 바라보면 흰색의 긴 띠처럼 보여 ‘월띠’라고도 부른다. 분바위와 월띠는 신원생대(10억 년~5억 4000만 년 전) 생성된 석회암들이 높은 온도와 압력에 구워지고 뭉쳐서 대리암으로 변한 것이다.그 분바위 사이사이 귤껍질처럼 생긴 암석층이 존재한다. 지질시대에 활동한 남조류 박테리아들이 굳어진 화석인데 이게 바로 스트로마톨라이트이다. 이 화석은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으로 알려졌다.황백색의 석회암에서 발견되는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소청도 남동 해안을 따라 분포한다. 예동포구, 낭너머, 노하동포구, 소청등대 남동쪽 해안, 분바위 어럭금, 분바위 주차장 부근 등에서 신비의 화석이 고색창연하게 빛나고 있다.스트로마톨라이트의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곳은 분바위 어럭금 지점이다. 예동포구에서 동남쪽으로 약 2km 떨어진 위치다. 주로 녹색 사암으로 이뤄진 이 지역의 중·상부는 스트로마톨라이트를 함유한 자주색 셰일shale(퇴적암)과 석회암으로 구성돼 있다. 최상부는 회백색 석회암으로 덮여 있다. 분바위 앞바다엔 자연에서 자란 싱싱한 홍합 밭이 펼쳐져 있다.요즘 들어 10억 년 전 화석을 보
2022-11-01 202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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