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같은 하늘 다른 시간-마니산 참성단
기원전 2333년, 그리고 2020년마니산 참성단(사적 제136호). 하늘과 땅, 성聖과 속俗, 지구와 우주가 맞닿은 곳. 하늘을 홀로 떠받드는 제단의 자태가 의젓하다. 마음을 비운 자리에 하늘을 채우고 지난 시간을 담는다. 참성단은 와 에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제단으로 기록돼있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도교식 제사인 초제醮祭를 지냈다. 일제강점기엔 일제가 참성단을 천문대로 지칭하며 민족의 성역을 짓밟으려 했다. 하지만 태초의 뜻은 오늘도 이어져, 해마다 개천절이면 ‘개천대제開天大祭’가 열리고 칠 선녀가 하늘의 불을 받는다.기원전 2333년, 새 하늘이 열렸다. 그 정신은 오롯이 남아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땅에 면면히 흐른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장│사진 류창현·김성환마니산 참성단과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온 신단수를 닮은 소사나무(천연기념물 제502호)인천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 성화 채화식(2013년 6월)
2020-10-05 2020년 10월호 -
인천 명문교를 찾아서⑤ 영화초등학교
영화초등학교영화로운 역사 영화로울 내일세상 모든 학교는 귀하다. 허나 그 속에서도 특별한 전통과 저력을 품은 곳이 있다. 학교를 통해 도시를 들여다보는 인천 명문교를 찾아서. 그 다섯 번째 등굣길을 따라 배다리, 그 추억의 거리로 향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서구식 초등학교이자, 근대 교육의 산실 영화초등학교. 128년 유구한 역사 품은 그 길을 조동희 총동문회장(65회 졸업)과 함께 걸었다.글 전규화 자유기고가│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교육으로 피어난 찬란한 역사1890년, 22세 꽃다운 나이의 선교사 마거릿 벤젤Margaret Bengel이 조선 땅을 밟았다. 서울 이화학당에서 성악을 가르치던 그는 이듬해 제물포 여성 선교를 위해 인천으로 파견된다. 그의 눈에 고루한 남존여비 사상에 억눌린 여성들이 들어왔다. 교육으로 그들을 돕고 싶었다. ‘서양 사람들은 조선 아이들의 간을 떼어다 약에 쓴다.’ 흉흉했던 시절, 학교를 세워도 학생들을 모으기란 쉽지 않았다. 강 씨 성을 가진 한 여자아이를 만났다. 벤젤은 아이에게 ‘세실리아’라는 서양식 이름을 지어주고 내리교회 방 한 칸을 교실 삼아 한글을 가르쳤다. 1892년 4월, 영화초등학교의 모태인 영화학당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됐다.“초기에는 여성과 아이들을 함께 교육하다가 이후 여성 교육과 아동 교육을 분리해 보다 체계적으로 가르쳤다고 합니다. 이것이 한국 최초의 매일 학교인 제물포여자매일학교로 이어졌고요.”1893년 5월에는 남자아이들을 위한 인천 최초의 교육 기관인 제물포남자매일학교도 문을 열었다. 설립자는 벤젤과 함께 한국으로 건너온 남편 존스George Heber Jones 목사였다.가르침의 열정과 배움에 대한 열망이 맞닿은 걸까. 1905
2020-10-05 2020년 10월호 -
몽(夢)땅 인천 Ⅱ-가을 하늘에 닿은 소망
가을 하늘에 닿은 소망- 2020년 9월 문학산 정상문학산 정상에 인천 시민들의 소망이 겹겹이 쌓였습니다.우리 가족 건강하게 해주소서, 우리 딸 합격하게 해주소서, 우리 가게 번창하게 해주소서, 무엇보다 코로나19 하루빨리 극복하게 해주소서….정상에 오른 사람들의 소원이 소원 쪽지의 색깔만큼이나 다양합니다.가을 하늘에 맞닿은 문학산 정상의 소원 쪽지가 하늘을 움직였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김진국 본지 총괄편집국장
2020-10-05 2020년 10월호 -
인천의 아침
인천 시민의 날과 문학산글·사진 김진국 본지 총괄편집국장“신문사죠? 여기 송도인데 뭐가 폭발한 것 같아요! 터지는 소리가 나더니 건물과 차 유리창이 깨지고 난리가 났어요!” 1998년 12월 4일 아침, 걸려온 전화 목소리는 다급했다. 제보자는 송도 어디선가 폭발 사고가 난 것 같은데 정확한 장소는 모르겠다고 했다. 사진부 선배가 카메라를 둘러메고 취재용 지프에 올랐다. 무작정 아암도 방면 해안도로를 달리던 선배는 급히 이동하는 군용 트럭을 보고 직관적으로 ‘저거다’라고 판단, 트럭을 쫓아갔다. 트럭이 도착한 곳은 송도 대우자판 인근 도로. 아니나 다를까 군인들이 바리케이드를 친 채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었다. 옥신각신 끝에 통제선을 뚫고 들어간 선배는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원통형 쇳덩어리 서너 개를 발견한 뒤 정신없이 셔터를 누른다. 쇳덩어리는 오발로 발사된 미사일의 추진체였다. 군의 신속한 조치로 공중에서 터져 대참사는 면했으나 수만 개의 파편에 몇 명의 시민이 부상을 입고 120여 대의 차량이 파손됐다. 근무처인 I일보는 석간이었으므로 ‘나이키 미사일 오발’ 특종 사진은 그날 오후 발행한 신문에 보도됐다. 이튿날, 전국의 조간신문들이 선배의 사진을 받아 일제히 1면에 대서특필하며 큰 반향을 일으킨다. 문학산 정상에 주둔하던 공군 방공포대가 미사일 장비 점검 훈련을 하다 터진 아찔한 사건이었다.사건 발생 7년 뒤인 2005년, 문학산 정상의 부대는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다. 그렇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산꼭대기에 발을 들여놓을 수가 없었다. 군사 시설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인천 시민들이 정상을 밟기 시작한 때는 2015년 10월 15일 ‘인천 시민의 날’
2020-10-05 2020년 10월호 -
소소한 인천 이야기-인천 소사
인천 소사1999. 10. 06 인천도시철도 1호선 개통인천도시철도 1호선은 1993년 7월 5일 착공해 1999년 10월 6일 개통했다. 1단계로 박촌역에서 동막역까지 20.5㎞ 구간이 운행을 시작했으며, 같은 해 12월 7일 귤현역에서 박촌역까지 1.5㎞ 구간을 연장했다. 2007년 3월 16일에는 계양역에서 귤현역에 이르는 0.9㎞ 구간도 뚫렸다. 2009년 6월 1일에는 동막역에서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지구역까지 6개 역, 6.5㎞ 구간을 개통함으로써 계양역과 국제업무지구역을 연결하는 총연장 29.4㎞, 29개 역에 이르는 오늘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2016년 7월 개통한 인천도시철도 2호선, 향후 추진될 GTX-B 노선 등을 통해 인천의 교통 인프라는 날로 발전하고 있다.그때, 10월의 인천은…1910. 10. 15 인천에 수도水道 개통1957. 10. 03 만국공원을 자유공원으로 명명 공포1957. 10. 19 인천상륙작전기념탑 기공식 거행1988. 10. 20 화도진도서관 개관1992. 10. 30 송암미술관 개관2000. 10. 02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 개장2003. 10. 15 전국 최초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개청2009. 10. 16 인천대교 개통
2020-10-05 2020년 10월호 -
소소한 인천 이야기-인천 지명
수리고개에서 ‘싸리재’로싸리재는 흔히 ‘옛날 이곳에 싸리나무가 많았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라 풀이되곤 한다. 하지만 싸리재는 높은 곳 또는 맨 꼭대기를 뜻하는 단어 ‘수리’에서 변형된 이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수리는 고구려어에서 나온 순우리말이다. 추석을 순우리말로 한가위라고 하듯, 단오는 순우리말로 수릿날이라고 한다. 이는 태양이 높은 하늘의 한가운데, 즉 머리 꼭대기에서 똑바로 내리쬐는 날이기에 붙은 이름이다. 이처럼 수리는 지금도 머리의 맨 위를 뜻하는 정수리 등의 단어에 쓰이고 있다. 하늘을 높이 나는 독수리도 높은 곳을 날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싸리재도 수리재가 싸리재로 발음이 변했기에 ‘싸리나무가 많았다’는 이야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싸리재나 수리재의 ‘재’는 고개나 산마루와 같은 뜻의 순우리말이다. 수리라는 땅 이름은 대개 산처럼 높은 곳을 뜻한다. 하지만 꼭 그렇게 높은 곳이 아니라도 주변 지역보다 조금 더 높은 곳이면 수리라 부르기도 했다. 동네에 있는 여러 동산이나 봉우리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곳을 흔히 수리라고 부른 것이다. 우리나라 곳곳에 수리봉, 수리산, 수리재, 수리고개 같은 이름이 그토록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싸리재는 나직한 언덕 지대여서 높은 고개라고는 말할 수 없는 곳이다. 하지만 주변 지역보다 조금 더 높은 곳이면 수리라는 말을 붙이기도 했기에 이런 이름이 생긴 것이다. 결국 싸리재란 ‘수리고개’, 곧 ‘높은 고개’라는 뜻이다. 사실은 이러하나, 사람들은 이곳 싸리재가 싸리나무와 관계된 곳이라고 들어왔기에 한자로 이름을 바꿀 때도 ‘杻(싸리나무 축)’자에 ‘峴(고개 현)’자를
2020-10-05 2020년 10월호
- 자료관리담당자
-
- 담당부서 홍보기획관
- 문의처 032-440-8304
- 최종업데이트 2024-09-20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