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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문화 줌인 -새 영화 ‘보는 것을 사랑한다’

2021-11-01 2021년 11월호


보고, 추억하고, 사랑하다

 ‘애관’

 愛觀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사진 류창현 포토디렉터



애관극장 영사실에서 윤기형 감독


4년 전, 애관극장에서 윤기형 감독을 처음 만났다. 당시 그는 작은 캠코더 두 대를 들고 3년 동안 동인천 일대를 누비며 극장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그날, 함께 공간 깊숙이 파고들어 120여 년 시간의 파편들을 그러모았다. 그리고 2021년 오늘, 영화 ‘보는 것을 사랑한다’가 세상의 빛을 봤다.


‘보는 것을 사랑한다’ 시사회가 지난 10월 20일 애관극장에서 있었다. 윤 감독은 “오랜 도시 인천과 애관극장에 대한 나의 존중이다”라며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이 영화는 한국 최초의 극장 애관을 추억하고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애관극장이 있는 경동 거리는 인천의 ‘시네마 천국’. 동방, 문화, 미림, 오성, 인영, 인천, 인형, 키네마, 현대 극장…. 그 옛날 할리우드 키드들은 사람이 바글거리는 틈에 까치발을 딛고 스크린 너머 세계를 꿈꿨다. 지금은 흑백영화처럼 기억 너머로 사라지고, 애관과 미림만 남았다.


영화 ‘보는 것을 사랑한다’는 애관에 추억 한 자락 품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인천 역사의 한편을 본다. 애관극장에서 영화 ‘옥자’를 개봉한 감독 봉준호, 인천 출신 배우 최불암과 박정자, 개그맨 지상렬 등이 극장에 얽힌 추억과 사랑을 전한다. 인천시립박물관 유동현 관장, 소설가 양진채, 인천도시역사관 배성수 관장(인터뷰 당시) 등 반가운 얼굴들도 추억의 향기로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이날 인터뷰한 많은 지역 인사들이 극장 좌석을 채우고 영화를 감상했다. 기억을 되짚고 추억에 잠겼다. “애관엔 누구나 사연이 얽혀 있죠. 이 일대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꿈을 키우던 생각이 나네요.” 동네 주민에겐 애관의 시간이 과거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애관은 중구, 동구 우리 동네에서 유일하게 개봉 영화를 볼 수 있는 극장이이에요. 소중하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밤은 깊어갔지만 이야기꽃은 오래도록 지지 않았다.

자그마치 126년, 애관은 인생이라는 무대에 인천사람들을 영화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우리 생에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르는, 마지막이 아니길 바라는 애관극장을, 추억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보는 것을 사랑한다
감독 윤기형
제작 고양이구름필름
개봉 2021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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