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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환경특별시 인천-밥상 위 환경운동

2021-11-01 2021년 11월호


(생산자)에서 식탁(소비자)까지,

아름다운 연결 고리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한다. 그 선택엔 책임이 따른다. 삼시 세끼를 먹는 일도 그렇다. ‘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다.’ 먹거리가 입에 들어가기까지, 생산부터 소비까지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환경에 짐을 지지 않고 가까이서 길러낸 먹거리로 정성스레 밥상을 차리는 일. 나와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고, 지역 경제를 살리며, 지구 환경까지 지키는 길이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막내딸 연정 씨는 아버지의 든든한 동업자다.
한국농수산대학 버섯학과를 졸업하고 인천 청년 농업인 단체인 ‘청년 4-H’ 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하나 생산자의 선택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일

농사꾼에게 민달팽이는 꽤 귀찮은 녀석이다. 낮엔 흙 속에 숨어 있다 밤이 되면 나타나 애지중지 기르는 농작물을 먹어 치워버린다. 친환경 농법으로 버섯을 기르는 장재경(62) 두리버섯농원 대표의 농장에도 이 불청객이 종종 출몰한다. 버섯은 그 작은 입으로 한입만 깨물어도 자라면서 구멍이 뻥 뚫린다. 하나만 먹으면 될걸, 느릿느릿 잘도 기어 다니며 버섯이란 버섯은 모조리 갉아놓는다.
그러면 장 대표는 불 꺼진 농장에 슬며시 들어가 달팽이의 모습을 영상에 담는다. “누가 버섯에 고속도로를 냈을까.” 농장을 찾는 아이들에게 교육용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계양산 자락에 자리 잡은 ‘두리버섯농원’은 친환경 무농약 인증 버섯을 재배한다. 표고버섯과 노루궁뎅이버섯, 왕느타리버섯을 길러 회원제로 직거래한다. 인천시 농업기술센터가 지원하고 농촌진흥청이 인증한 ‘농촌교육농장’이기도 하다. 학생들에게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흙과 메뚜기가 뛰어노는 들판을 밟게 하는 것이 참교육이라고, 그는 믿는다.


14년 전 제조업을 하던 장 대표는 처음 공장 창고로 쓰려고 이 터를 마련했다. 알고 보니 버섯 재배 농장으로 허가가 나 다른 용도론 사용할 수 없었다. 그리된 일, 건너건너 이야기를 듣고 표고버섯 종균을 심은 자목을 사와 건물에 들였다. 알고 보니 버섯이 자랄 수 없는 환경이었는데, 어느 날 ‘톡톡’ 팝콘 터지듯 버섯이 피어났다. 경북 문경에서 자목을 실어 오던 중에 비를 맞고 차가 덜컹대면서 종균이 잠에서 깬 것이다. 생명의 경이로움에 가슴이 뛰었다. 그날 이후로 줄곧 흙에 파묻혀 살았다. 


두리버섯농원은 애초에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전혀 쓰지 않고 농사를 시작했다. 친환경적인 방제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 힘들었지만 흔들린 적은 없다. 50명에서 시작해 천 명 가까이 늘어난 직거래 고객에게 눈빛에서부터 믿음을 전하는 일, 국가검증기관이 인증한 친환경 먹거리 표식을 새기는 일은, 생산자로서 긍지고 자부심이다. 
그에겐 한길을 걸어온 친환경 농업인으로서 확고한 철학이 있다. 친환경 약재는 사람 몸에 무해한 만큼 해충과 해균도 온전히 막지 못하니, 이를 겸허히 받아들일 것. 세상 그 어떤 생명일지라도 소중히 여기고 더불어 살아갈 것. 그래서 오늘도 그는 땅에 깃든 수많은 생명에게 가만히 속삭인다. ‘그래 너희들도 열심히 살렴. 조금 성가셔도 우리 같이 살자’라고.


 

버섯을 세 번 재배하고 남은 배지는 친환경 퇴비로 쓴다.
이 거름으로 3년만 농사지어도 땅이 숨을 쉰다.




“경험하고 깨우치면 행동이 바뀝니다.”
생명이 움트는 현장에서 식생활 교육을 하는, 장재경 두리버섯농원 대표


바른 먹거리엔 사계절 햇빛과 공기, 흙의 기운, 농부의 정성이 스며들어 있다.

두리버섯농원
032-523-1261 / 계양구 오리울길 37


소비자의 선택
좋은 먹거리가

좋은 세상을 만든다 

땅에서 나고 자란 것들은, 자연의 흐름 따라 거두었을 때 가장 맛있다. 감자는 밭에서 갓 캐내 찌는 것만으로 포슬포슬 살살 입안에서 녹는다. 초록빛 돌 때 거둬들여 길에서 익힌 토마토는, 땅에서 붉게 익은 열매 맛을 따라갈 수 없다. 땅의 기운을 흠뻑 빨아들이고, 햇살과 바람을 견디며 자란 생명이 가진 힘이다.
하지만 마트에서 파는 먹거리는 보통 일정한 틀에 짜 맞춰 있다. 긴 유통 기간을 미리 내다보고 수확하고 포장해 내놓는다. 그래야 소비자에게 더 좋은 가격에 팔 수 있다. 그 과정이 복잡하고 길어질수록 맛과 신선도, 영양은 떨어진다. 건강한 밥상에서 멀어진다.


‘인천로컬푸드생산자협동조합’은 이런 농작물 유통 구조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했다. ‘가까워서 더 신선한 먹거리’. 조합은 친환경적으로 농사짓는 지역 생산자와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의 탄탄한 연결 고리다. 미추홀구로부터 위탁받은 로컬 푸드 직매장을 운영하며, 로컬 푸드 교육을 하고 장터를 열어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를 하나로 잇는다.


권순실(59) 이사장은 한 사람의 소비자로 이 조합에 참여했다. 그는 뱃속에 아이를 품은 1990년대 초반부터 ‘건강한 식재료’를 밥상에 올리기 위해 발로 뛴 소비자였다. 생활협동조합의 초창기 회원이기도 했다. 그 시절 그는 화학 비료와 농약으로 범벅되지 않은 깨끗한 먹거리를 찾아 전국을 헤맸다. 어렵게 온갖 생명이 꿈틀대는 땅을 찾았을 때, 힘들게 키운 귀한 농작물이 정작 팔리지 않아 버려지는 것도 지켜보았다. 그때 깨달았다. ‘생산자가 아무리 좋은 철학을 갖고 있어도, 선택돼야 의미 있구나. 우리가 현명하게 소비해야 농민이 사는구나.’

생산자와 소비자는 끈끈히 엮여 있다. 소비자가 약을 뿌려 노랗게 바랜 밭에서 자란 열매와 생명이 숨 쉬는 흙에서 정성스레 키워낸 결실의 차이를 안다면, 생산자는 조금 더디더라도 정직하게 땀 흘려 땅을 일굴 것이다. 밥상 위의 행복을 위한 수고를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자연의 산물은 봄이면 돋아나 자라고 흙으로 다시 돌아가는 사이, 사람을 거치며 잠시 순환을 늦춘다. 인천 땅에서 자란 바른 먹거리를 식탁에 올리는 건, 그 자연의 섭리에 충실히 따르는 일이다.


인천로컬푸드생산자협동조합
032-469-3005 / 미추홀구 주안로 117-16 LH행복주택 2층



‘인천로컬푸드생산자협동조합’의 권순실 이사장


시민 교육 중인 식생활교육인천네트워크.
건강한 식재료로 단출하게 식탁을 차리면 몸은 가볍고 살림은 풍성해진다.

생산자와 소비자는 끈끈히 엮여 있다.
소비자가 생명이 숨 쉬는 흙에서 정성스레 키워낸 결실의 가치를 안다면,
생산자는 조금 더디더라도 정직하게 땀 흘려 땅을 일굴 것이다.



맛있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인천시 푸드 플랜’
우리 시가 지역 먹거리 종합 계획 ‘푸드 플랜’ 수립에 나섰다. ‘시민 모두 행복한, 지속 가능한 건강 먹거리 모델’을 제시하는 것. 이로써 관내에서 생산한 먹거리를 유통하고 소비하는 과정과 이와 연결된 환경,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사안을 통합 관리하게 됐다. 주요 내용은 2026년까지 ▲친환경 재배 면적 확대(558ha⇒800ha) ▲로컬 푸드 직매장 수 확대(5개소⇒8개소) ▲급식센터 참여 학교 수 확대(0개교⇒350개교) ▲식생활 교육 네트워크 활성화 자치구 증가(3개⇒7개) ▲민관 거버넌스 활동 활성화(0회⇒6회) 등이다. 그 첫 사업으로 2022년 3월부터 관내 744개교 학교 급식에 인천 쌀을 현물 지원할 계획이다. 
문의 시 농축산유통과 032-440-4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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