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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무의도 식도락

2020-02-04 2020년 2월호

바다 한가운데 오롯이 핀 섬의 맛

 무의도舞衣島, 그 모습이 마치 옷자락을 나풀거리며 춤추는 무희 같은 섬. 전어, 숭어, 민어, 우럭, 조기무의도 바다는 늘 만선으로 출렁였고 땅은 풍요로웠다. 산이 좋아 영지, 느타리 등 자연산 버섯과 약초 등이 나고, 갯벌에서는 굴이며 낙지, 바지락이 널려 있었다. 그로 인해 육지와는 다른 섬의 식문화가 오롯이 피어났다.

    

      

 




바다와 땅의 기운을 고스란히

박대구이와 손두부

 

무의도 사람들의 삶이 맞대어 있던 곳은 바다뿐이 아니다. 주민들은 바다에 그물을 던지고 때론 호미질을 하며 부지런히 삶을 일궜다. 무의도 토박이 이안종 어르신은 섬의 땅과 바다가 풍요롭던 시절을 생생히 기억한다. “1970, 80년대까지도 벼, , 고구마, 감자 할 것 없이 농사를 많이들 지었어. 지금 섬 곳곳에 펜션이고 뭐고 건물들 올라선 데가 다 논이었지.” 개발에 땅을 잃은 후로, 아내는 무의도 콩 대신 딸이 사는 강원도 영월에서 나는 콩으로 두부를 빚는다. 콩은 일고여덟 시간 불려 솥에 넣고 끓여 콩물을 진하게 내고, 해수로 간해 바다의 풍미를 더한다. “옛날엔 집집마다 두부를 해 먹었어. 두부 만드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야. 그래도 섬에서 오래 살고 먹어본 사람이 만들어야지. 누가 할 사람이 있나?” 식탁 위에 한 상 차려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손두부와 따끈하게 구워낸 박대가 먹음직스럽다. 김치에 싼 두부 그리고 생선살을 한 점 크게 떼어내 입안에 넣는다. 담담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한가득 퍼져 나간다.

 

다정식당

중구 대무의로347번길 1(무의도 포내교회 옆

 

 

 

 


계절마다 다른 섬의 맛

굴밥과 굴국

 

칼을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재야의 숨은 고수를 만난 느낌이라고나 할까. 겨울에는 굴, 봄에는 주꾸미, 가을에는 낙지. 무의도 토박이 김영균 씨는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를 훤히 꿰고 있어, 철마다 어떤 요리든 척척 해낸다. 그의 요리 철학은 간단하고도 어렵다. 간만 잘 맞추면 된다는 것. “같은 재료를 한 방식으로 요리해도, 식재료의 상태에 따라 그날 그다음 날 맛이 달라요. 계속 섬세하게 맞춰가야 하지요.” 한 가지 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온전히 살려야 한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이 동네에서 낙지국이라고 부르는 연포탕의 경우, 낙지에 딱 무만 넣고 끓여도 충분히 시원하고 맛있다. 굴밥도 무를 채 썰어 넣고 그 위에 쌀, 콩나물, 신김치를 차례로 올린 후 밥이 뜸 들 때쯤 굴을 얹으면 끝. 고수의 요리법은 이렇듯 단순 명쾌한데, 내공이 쌓인 그 맛은 깊고 풍부하다.

 

도랫마을

중구 하나개로 144-3

032-752-6377

 

   

     


햇살 담은 쌈밥 한입, 행복 가득

데침쌈밥과 벌버리묵

 

쌈밥을 입안에 담는 순간,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떠오른다. 고단한 일상에 지친 주인공은 고향으로 돌아가 직접 키운 농작물로 한 끼 한 끼를 만들어 먹으며, 자연 안에서 삶에 쉼표를 찍는다. 무의도에서 데침쌈밥집을 운영하는 정경자(63) 씨의 고향은 전남 곡성이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도심에서 멀찍이 떨어진 시골 마을이다. 그는 우연히 무의도에 왔다가 고향과 같은 편안함을 느끼고 17년 전 섬에 정착했다. 10여 년 전부터는 무의도 하면 떠오르는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식당을 차렸다. 그가 고안해 낸 메뉴는 데침쌈밥. 어릴 때 텃밭에서 호박잎을 따 항아리에 담긴 된장을 퍼다 찍어 먹으면, 그렇게 맛있을 수 없었다. 직접 농사지은 채소에 무의도에서 난 굴로 만든 쌈장이면 어떤 찬이 더 필요하랴. 호박잎과 양배추 등 채소를 직접 기르고, 이 산 저 산을 누비며 갖가지 잎을 따와 밥상에 올린다. “쌈에 섬의 햇살까지 더해 입안 가득 넣고, 자연을 음미해 보세요. 얼마나 행복한지요.” 그의 야무진 음식 솜씨는 어머니의 손맛으로 섬 안팎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그가 만든 벌버리묵은 TV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에 소개되기도 했다.

 

무의도데침쌈밥

중구 대무의로 309-15

032-746-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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