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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천 명문교를 찾아서-⑥ 인천과학고등학교

2020-10-30 2020년 11월호

 인천과학고등학교

인천의 인재를 세계의 인재로
세상 모든 학교는 귀하다. 허나 그 속에서도 특별한 전통과 저력을 품은 곳이 있다. 학교를 통해 도시를 들여다보는 인천 명문교를 찾아서. 그 여섯 번째 등굣길을 따라 바다 건너 영종도로 향한다. 인천의 인재를 세계의 인재로 키우는 과학 영재 교육의 산실 인천과학고등학교. 백운산 정기 품고 더 큰 미래를 향해 가는 그 길을 이병석 총동문회장(1회 졸업)과 함께 걸었다. 

글 전규화 자유기고가│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


자부심과 추억 서린 과학 인재의 요람
다리 건너 세계로 간다. 2001년 3월 공항 개항 이후 영종도는 인천의 섬을 넘어 세계의 하늘을 넘나드는 관문이 됐다. 그보다 7년 앞선 1994년 3월, 공항보다 먼저 더 넓은 세상을 꿈꾸며 탄생한 곳이 있다. 인천과학고등학교는 창조·융합형 과학 인재 양성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품고 백운산 자락에 뿌리내렸다.
창의적인 과학인. 개교 때부터 학교를 지킨 비석을 매만지는 이병석 총동문회장의 감회가 남다르다. 최초의 입학생이자 졸업생인 그는 학교의 역사와 함께한 산증인이기도 하다.
“인천과학고등학교는 다른 특수목적고등학교나 자율형사립고등학교와는 달리 인천 학생들만 입학할 수 있는 곳입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학교인 셈이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인천 최고의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만큼 자부심이 대단했죠.”
모교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중년의 남성도 학교만 오면 10대 시절로 돌아간다. 그의 기억 속 학교는 공부보다 추억이 먼저다.
“개교 당시 학교 건물이 다 지어지지 않아 배다리 근처 다른 학교 건물을 빌려 공부했었습니다. 6개월 정도 그렇게 지내다 영종도 신축 건물로 이사를 간다고 해 기뻤는데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죠.”
창의적 과학 인재들의 등하굣길은 전혀 과학적이지 못했다. 공항 건설을 위한 지반 공사가 한창이던 그 시절, 영종도는 다리 없는 섬이었다. 학교를 가기 위해 월미도 선착장에 모여 인원 체크를 하고 배에 몸을 실었다. 구읍뱃터에서 내려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타고 족히 30분은 달려야 학교에 닿을 수 있었다. 2000년 11월 개통된 영종대교가 학생들을 살렸다.
“기상이 좋지 않아 배가 뜨지 못할 땐 집에도 못 가고 몇 주를 학교에서 살았어요. 마냥 웃지만은 못할 이야기지만, 경험해 본 동문들에게는 예나 지금이나 소중한 추억입니다.”

 


자주·창의·덕성. 1994년 3월 개교 이후 인천과학고등학교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창의적 과학 인재 육성’이라는 사명과 목표를 착실히 수행해 나가고 있다.


과학처럼 발전하는 최상의 교육 환경
이병석 총동문회장이 학교 계단을 한 걸음씩 오른다. 강산이 두 번은 바뀌고도 남았을 세월, 빠르게 성장하는 과학 문명처럼 학교도 많이 변했다. 오래된 본관은 한 층 높아졌고, 새로운 건물도 들어섰다. 교실 곳곳을 채운 갖가지 실험 장비들도 눈에 띈다. 학생들에게 보다 수준 높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학교의 지속적인 노력이 빛을 발했다.
“대학교도 갖추지 못한 최첨단 심화 기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학교의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경험적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는 건 학생들의 역량과도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죠.”
인천과학고등학교는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분야별 30여 개의 특별실을 운영하고 있다.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실험하며 배우는 연구개발(R&D) 중심 교육이 가능한 이유다. 초고속 카메라, 적외선 카메라, 3D 프린터와 레이저 커팅기, 편광 현미경 등 TV나 영화 속에서만 보던 과학 기자재들이 인천과학고등학교 학생들 주변에 친구처럼 함께한다.
본관 건물 옥상으로 걸음을 옮긴다. 돔Dome 형태의 비밀스러운 공간. 버튼을 누르자 지붕이 열리고 뻥 뚫린 하늘과 마주한다. 천체관측실이다. 다양한 종류의 천체 망원경이 가득하다. 이병석 총동문회장이 최신식 모델들을 뒤로하고 투박한 모양의 낡은 현미경 앞에 멈춰 선다.
“학창 시절에 사용하던 망원경이네요. 이게 지금까지 있다니 신기합니다. 제가 다닐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교육 장비들이 업그레이드됐어요.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인천과학고등학교는 연구개발(R&D) 중심 교육에 초점을 두고, 최첨단 기자재를 갖춘 30여 개의 특별실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의 자부심이자 대한민국의 미래

탁월한 교육 환경은 탁월한 성과로 이어졌다.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 경진 대회와 전람회는 기본, 전국 단위의 과학·수학 관련 학술 대회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세계무대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제13회 국제 천문 및 천체 물리 올림피아드 은상 수상은 학교의 자랑거리이자 학생들의 자부심이다.
졸업생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국내외 유수 대학의 교수와 연구원, 구글 등 글로벌 기업 근무, 변호사와 변리사 등 총 1,888명의 동문들은 이공계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흩어져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과학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인천과학고등학교의 목표이자 사명입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지금까지 잘 달려오고 있는 것 같아 졸업생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습니다.”
교정을 둘러보던 이병석 총동문회장에게 뜻밖의 시간이 주어졌다. 올해 입학한 1학년 후배들과의 만남. ‘1회 졸업생’의 실물을 영접한 후배들, 그들과 눈을 맞추는 선배는 시간을 거슬러 ‘인천과학고등학교인’으로 하나가 됐다.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자신의 꿈을 향해 힘껏 달려 나가주길 응원합니다. 대한민국이 이루지 못한 노벨상의 꿈, 여러분이 반드시 이뤄내리라 믿습니다.”
과학은 인류의 역사를 바꿔놓았고, 지금 이 순간도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여기, 인천의 인재들이 한자리에 모인 인천과학고등학교에서 세계를 이끌어나갈 대한민국의 미래가 자라고 있다.




1회 졸업생인 이병석 총동문회장(가운데)과 이용우 교장(오른쪽), 김중철 교감(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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