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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천 명문교를 찾아서 ⑭ 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

2021-06-29 2021년 7월호

가자, 세계의 바다로
세상 모든 학교는 귀하다. 허나 그 속에서도 특별한 전통과 저력을 품은 곳이 있다. 학교를 통해 도시를 들여다보는 인천 명문교를 찾아서. 그 열네 번째 등굣길은 바닷길이다. 인천항 굽어보며 세계로의 원대한 항해를 준비하는 해양 인재의 산실, 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 대한민국의 내일과 맞닿은 그 길을 3학년 김양환, 유지민 학생과 함께 걸었다.

글 전규화 자유기고가│사진 최준근 자유사진가


인천의 역사와 닮은,

인천의 미래를 담은 학교
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이하 인천해사고)는 인천과 닮았다. 1981년, 인천은 직할시로 승격되며 성장과 발전의 전기를 다졌다. 인천해사고의 역사도 올해로 꼭 40년이다. 시작은 인천선원학교였다. 1년제, 100명의 학생들이 더 큰 바다를 향해 닻을 올렸다. 인천항의 관문인 갑문 가까이 자리한 학교는 그렇게 40년 세월 동안 대한민국 해양 인재를 세계의 바다로 진출시켰다.
“부산과 인천, 전국에 딱 두 곳 있는 해사고등학교라 학생들의 자부심이 커요. 국제적인 항해사와 기관사를 양성하는 해양수산부 소속 학교이기 때문에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온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죠.”
인천해사고가 오늘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은 1993년이다.

덩치를 키워 선박운항과와 항해과, 동력기계과 등 총 18개 학급, 900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같은 꿈을 키웠다. 인천이 직할시와 광역시로 업그레이드되며 경쟁력을 쌓았던 것처럼, 인천해사고도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해양 분야 마이스터고등학교 지정으로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마이스터고는 한 마디로 ‘장인’을 길러내는 곳이에요. 해양, 항공, 조선, 자동차 등 전통적인 산업뿐만 아니라 바이오와 반도체, 로봇 등 미래 사회를 이끌어 나갈 분야까지 무척 다양해요.”
인천해사고에서 대한민국 해양 산업의 장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매년 120명에게만 주어진다. 입학과 함께 학생들은 항해과와 기관과, 저마다의 꿈과 비전을 좇아 방향키를 돌리며 거친 파도와 씨름한다.



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 풍경. 1981년 개교한 이 학교는 같은 해 직할시로 승격되며 새로운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인천의 역사와 닮아 있다.


가능성의 돛을 달고 세계로, 미래로
김양환(18), 유지민(18) 학생이 말끔한 정복을 차려입었다. 정복은 인천해사고 학생들의 자부심이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터라 사람들과 마주칠 일이 잦지 않지만, 가끔 거리를 오갈 때마다 느껴지는 시선이 자랑스럽다.
“정복을 입으면 소속감이 생겨요. 배를 타고 망망대해로 떠나는 뱃사람들에게는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잖아요. 정복은 동료애의 상징 같은 거예요. 선생님들도 ‘내 옆 친구는 경쟁 상대가 아니라 나와 같이 가는 존재’라는 점을 늘 강조하시죠.”
한 번 바다로 나가면 몇 날 며칠, 길게는 몇 달을 배에서 생활해야 하는 것이 뱃사람의 숙명. 그렇기에 학교에도 건강한 위계질서가 존재한다. 학창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기본과 규칙의 중요성은 훗날 학생들이 바다로 나갔을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거수경례를 하는 유지민 학생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2014년, 인천해사고는 의미 있는 항해를 시작했다. 시대의 바람을 몸소 받아들이며 ‘여풍’에 돛을 달았다. 처음으로 여학생을 선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매년 전체 정원의 10%인 12명이 당당한 미래 여성 해양 리더를 꿈꾸며 정복을 입는다. 2018년에는 여학생들을 위한 전용 기숙사 ‘승선생활교육관’도 문을 열었다.
“인천해사고의 미래는 꼭 배를 타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아요. 항해사와 기관사뿐만 아니라, 해양 분야 공무원과 해군 부사관, 해양 경찰 등 다양하게 사회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죠. 마치 무궁무진한 바다의 가능성처럼 말이에요.”



왼쪽부터 유지민 학생, 김상환 교장, 김양환


학생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의 정체성이 담긴 전시관



항해과와 기관과로 구성된 학교는 각 과의 특성이 반영된 실습실을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대한민국 해양 교육 클러스터의 탄생
바다를 빼놓고서는 인천을 논할 수 없다. 처음 인천해사고가 오늘의 자리에 닻을 내린 것도 인천항이라는 커다란 경쟁력 때문이었다. 학생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입·출항하는 선박들을 눈으로 보며 꿈을 키웠다. 해를 거듭할수록 ‘글로벌 해양 리더 양성’이라는 학교의 목표는 현실에 닿았다.
“해양 산업은 국가의 근간입니다. 국내 해양 인력들이 인천에서 양성되는 젊은 인재들로 채워진다면, 우리 해양 산업의 미래는 찬란할 것이고, 해양 사고의 위험도 현격히 낮출 수 있을 것입니다.”
부산해사고등학교의 전신인 부산선원학교와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인천해사고 교사로 뿌리내린 김상환(58) 교장은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후배들의 미래는 지금보다 더욱 눈부실 것이라 믿는다. 그의 주장에 힘을 싣는 것이 인천항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과 2024년 건립 예정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다. 여기에, 올해 착공하는 인천해사고의 신축 교사校舍까지 완공되면 ‘대한민국 해양 교육 클러스터’의 탄생은 가시화된다.
“인천해사고의 취업률은 100%에 달합니다. 이를 넘어, 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바른 인성의 실력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해양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 그리고 인천해사고의 무대가 되어준 인천 지역 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인천해사고는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국제 규격의 구명 훈련장을 중구와 동구 지역 초등학교에 개방해 생존 수영 수업 교육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신축 교사 역시 특정 공간을 시민에게 개방해 문화와 휴식을 향유할 수 있도록 건립 중이다.
“인천해사고는 국립고등학교로서의 책임과 사명을 다하고, 인천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지역의 학교로 지속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대한민국 해양 산업의 미래를 책임질 국립인천해사고등학교 학생들


국내 최대 규모 해양 실습선, ‘한나래호’ 인천항 입항


인천과 인천해사고가 고대하던 숙원이 이뤄졌다. 5월 11일 국내 최대 규모인 6,280t급 해양 실습선이 인천항에 입항했다. 부산과 목포에는 있지만 인천에는 없던, 귀한 몸이 인천항을 모항으로 삼은 것이다. 인천해사고 학생들은 해기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12개월 이상 승선 실습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간 학생들은 먼 길을 오가며 부산에 있는 한국해양수산연구원의 실습선과 민간 해운회사 상선 등에서 실습을 진행해야만 했다. 이제, 한나래호를 통해 인천에서도 양질의 해양 실습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인천해사고는 한나래호를 인천 지역 학교와 시민에게도 일부 개방해 해양과 항만 산업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높일 계획이다. 한나래호의 돛을 높이 올리고 ‘글로벌 해양 도시’로의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 인천과 인천해사고의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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