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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천 클로즈업 - 강화도 소창체험관

2022-12-02 2022년 12월호


‘청정 기저귀’부터 ‘최고급 비단옷’까지

글·사진 김진국 본지 편집장


강화도는 소창으로 시작한 직물 산업이 크게 번창했던 곳이다. 소창체험관 창문에 소창의 원료인 목화가 매달려 있다.

“철컥 철컥 철컥!”
기계가 규칙적인 소리를 내자 선녀의 옷자락 같은 하얀 천이 펼쳐져 나온다. 아빠의 손에 들려 면사綿絲 기계를 들여다보는 아이의 눈에 호기심이 넘쳐 흐른다. 무공해 청정 1급의 저 ‘소창’은 곧 갓난아기의 기저귀로, 아름다운 비단으로 세상을 만날 것이다.
소창은 면사로 만든 강화의 특산물이다. 목화로 자아낸 실을 평직으로 짠 원단을 가리킨다. 보드라운 질감과 수분흡수율, 항균성이 뛰어나 속옷, 손수건, 배냇저고리, 이불보, 거즈처럼 피부를 감싸주는 직물로 쓰인다. 간혹 ‘무명’이나 ‘무녕’ ‘문영’이라는 말로도 불린다.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강화대로 393번길 9. 강화 소창체험관이 ‘핫플’로 뜨고 있다. 직조기가 돌아가는 직조시연관, 비단 넥타이 등 소창 제품을 전시한 소창전시관, 제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소창체험관을 돌아보며 사람들은 ‘낯선 체험’의 한때를 보낸다.
강화 직물산업의 한 상징으로 1938년 문을 연 ‘평화직물’이 소창체험관으로 거듭난 시기는 2018년. 2021년엔 소창기념품전시실, 고려의복체험장, 옛날 방직공장 흑백사진과 영상 상영실까지 들어섰다. 과거 크게 흥했던 강화군 직물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역사공부와 전통문화 체험이 가능하다.


소창체험관은 옛 ‘평화직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체험 박물관이다. 소창체험관 입구.


강화도는 1916년 강화직물조합이 설립될 정도로 직물산업이 번성했던 곳이다. 1910년대 강화도엔 두 집 건너 한 집마다 수족기로 인조견(비단)을 짰다. 들판 곳곳에서 말리는 천들이 마치 거대한 하얀 물결처럼 일렁일 정도였다.
가내수공업이던 강화도 직물산업이 산업의 틀을 갖춘 시기는 1933년. 인조견 공장인 ‘조양방직’이 최초의 민족자본으로 설립되면서 부터이다.
1934년 강화도엔 전기와 전화가 들어온다. 조양방직이 갖고 있던 50여 대의 역직기를 가동하기 위해서였다. 강화의 방직산업이 대량생산 체제로 변한 시기다. 강화읍 관청리 살창부락 구 ‘한전’ 자리에 백열등이 켜졌을 때 이를 구경하려던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조양방직은 현재 커피와 빵을 파는 문화공간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중이다.
1947년엔 ‘심도직물’이 문을 열면서 강화의 직물산업은 날개를 단다. 이곳에선 1,200여 명의 노동자가 하루 12시간 근무로 맞교대를 하면서 땀을 흘렸다. ‘양복 입은 신사’들이 선호하던 ‘웸블리 넥타이’도 이때 탄생한다. 1950년대 송해면과 선원면, 1960년대 강화읍과 하점면까지 직물산업이 확산하면서 강화도에선 온통 철컥철컥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1970년대 들어선 ‘이화견직’, ‘경도직물’ 등 크고 작은 직물 공장 130여 개에서 4,000여 명의 노동자가 일하면서 강화도는 섬유를 생산하는 대구, 나일론으로 유명한 수원과 더불어 전국 3대 직물 도시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 현대식 섬유 공장이 들어서고 수입 직물이 들어오는 등 섬유산업 합리화 정책이 진행되면서 강화의 방직기는 하나둘 멈춰서기 시작한다. 그러고는 시나브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강화도에서 직물산업이 발전한 것은 예로부터 화문석을 짜던 강화도 여인들의 손재주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2022년 친환경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소창은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강화소창이야기, 소창갤러리, 동배기, 오소소 같은 강화도의 소창 기업이 뛰어난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김선숙(60) 소창체험관 관장은 “친환경 섬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순면 생리대와 기저귀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소창은 일반 면보다 가볍고 통기성이 좋아 빨리 마르고 세탁할수록 부드러워지기 때문에 신생아나 아토피 환자에게 좋다”고 말했다.
소창체험관 032-934-2500


소창체험관 전시장

웸블리 넥타이


강화 여인들이 소창을 짜는 모습을 재현한 디오라마


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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