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인천의 아침-칼럼
추억에서 미래로
글 이상림 인천시 총괄 건축가, 공간그룹 대표
빛나는 인천의 아침 © 류창현
아름다운 아침이다. 바다와 하늘길, 옛 도심과 신도시, 신화와 같은 역사의 기억을 모두 간직한 인천시민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서울 면적의 두 배나 되는 땅을 가진 인천은 매력으로 똘똘 뭉쳐 있어 다른 도시들이 몹시도 부러워한다.
공항을 만들기 위해 땅을 매립할 때 영종도에 들어가려면 배를 타야 했다. 그때는 공항이 섬에 제대로 자리를 잡을지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지만 모두 기우에 불과했다. 인천국제공항은 오늘 세계적인 공항으로 자리매김했다. 칭다오, 다롄 등 중국으로 연결되는 배편은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손님을 실어 나르기 바쁘다.
인천은 남동인더스파크를 비롯한 국가산업단지가 근대산업의 중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무엇보다 바이오와 UAM도심항공교통 등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첨단 산업이 인천이 지닌 기본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인천은 서울과 꽤 먼 도시였다. 그때 희극인 고故 서영춘 씨는 브라운관에서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떠도 곱뿌가 없으면 못 마신다”라는 얘기로 많은 사람을 웃음바다로 몰아넣곤 했다. 대학생 시절에 만난 송도 바다 저편에는 아암도라는 작은 돌섬이 있었다. 그곳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싱싱한 회를 맛보던 순간은 내 인생에서 잊히지 않는 한 장면이다.
인천은 오늘, ‘제물포 르네상스’라는 원도심 활성화와 미래 도시 창조를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인천의 많은 인재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경주하고 있다. 이 시점에 대한민국 무선이동통신의 발전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막대한 국가 기반시설이 필요한 통신사업은 이 시점을 계기로 명암이 바뀐다. 대한민국의 동서에 위치한 일본과 중국을 비교하면, 기존 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국의 경우 일정 부분을 건너뛰어 곧바로 무선통신 사업에 뛰어듦으로써 전 세계가 놀랄 만한 인터넷 강국으로 부상한다. 그에 비해 일본은 상대적으로 기존에 투자한 시설의 무게로 인해 더딘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한 예로 UAM 시설을 살펴보면, 의견이 분분하지만 세계 각국이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전기자동차 산업이 멈칫거리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선진국의 각 도시들은 Vertiport(UAM 이착륙 시설)를 만들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지만, 개발의 여지가 많은 인천은 가능성이 크다.
강을 따라가거나 대로 위를 이용해 30~50km 속도로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UAM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도시를 한 번에 개조하는 기폭제가 되리라 생각한다.
물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현재의 기술과 요구 조건을 감안해 새로 계획하는 모든 건설 부문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물론 현재의 계획이 불필요하게 많은 영향을 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빛나는 아침과 아름다운 석양을 배경으로 빠르고 편리한 UAM이 펼쳐진 인천의 미래 도시 풍경을….
※ 이상림은 현재 인천광역시 총괄 건축가로, 공간 건축에서 43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33년간 공간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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