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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땅 이름 이야기-남동南洞·남동구南洞區

2024-03-05 2024년 3월호

우리가 밟고 선 이 땅 위의 이름들


글 최재용 연수문화재단 대표이사


南洞

세 번째 땅 이름

[남동·남동구]


인천 남동구는 남동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인천에 중·동·서구처럼 방위方位에 따른 구區 이름이 많다 보니 남동구도 ‘南東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남동구의 남동은 ‘南洞’이다. 이 지역은 구한말에 남촌면南村面과 조동면鳥洞面에 해당하는 지역이었다. 1914년 일제日帝가 전국적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할 때 이 두 이름에서 각각 ‘南’과 ‘洞’을 따서 이름을 만들었다. 이처럼 남동은 남촌南村과 조동鳥洞에서 생긴 이름인데, 이들은 무슨 뜻일까.


먼저 남촌은 ‘관아官衙의 앞(남쪽)마을’이라는 뜻이다. 조선시대 인천의 행정 중심 기관이었던 인천부仁川府 관아가 지금의 미추홀구 관교·문학동 일대에 있었으니, 관아를 기준으로 이곳은 대략 그 남쪽에 있는 마을이었다. 


그런데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남쪽을 앞으로, 북쪽을 뒤로 여겼다. 우리 민족 주류主流의 선조들이 먼 옛날 시베리아 일대에서 한반도로 내려와 자리를 잡았는데, 북쪽 지방에서 남쪽으로 계속 앞을 보고 내려왔기에 남쪽이 앞, 북쪽은 뒤가 된 것이다. 조선 중종 때 최세진이 지은 한자학습서 『훈몽자회訓蒙字會』에 ‘南:앞 남, 北:뒤 븍(북)’이라 설명해놓은 것으로도 이를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한 지역의 중심지를 기준으로 남쪽에 있는 마을은 앞마을이라 불렀고, 이를 한자로 바꾸면 남촌이 된다.

 

조동은 우리나라 땅 이름에 흔한 ‘새말’을 한자로 바꾼 것인데, 이는 ‘새’라는 우리말 단어 때문에 여러 가지로 해석이 된다. ‘두 지역 사이(새)의 마을’, ‘새로 생긴 마을’, ‘ 새<鳥>가 많은 마을’, ‘풀<새:草>이 많은 마을’ 등이 그것이다.


이곳 조동에 대해서는 이들 4가지 해석 모두 각각 맞는다는 주장과 그에 딸린 해설이 있다. 이 중 어느 것이 옳다고 콕 집어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곳의 옛날 상황을 짐작해볼 때 ‘풀이 많은 마을’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타당해 보인다. 구한말까지, 조선시대 내내 이곳은 인구도 얼마 안 되고, 그들 대부분이 농사를 지으며 살았을 것이다. 그래서 동네가 온통 논과 들판이라 ‘새말’로 불리던 동네였는데, 이를 한자로 바꿀 때 ‘草<새>’를 ‘鳥<새>’로 잘못 생각해 ‘鳥洞’이 됐다는 말이다. 여기서의 ‘새’는 ‘억새’ 등의 단어에서 보듯, 벼 종류의 풀을 통틀어 일컫는 우리말이다. 우리나라 땅 이름에서 이렇게 한자가 잘못 쓰인 사례는 상당히 많다. 


이렇게 본다면 ‘남동南洞’이라는 이름은 ‘관아의 앞마을’과 ‘풀이 많은 마을’이 합쳐 생긴 것이 된다.  


고지도에 나오는 남촌면과 조동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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