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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커버스토리①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축복, 금쪽같은 오둥이

2024-05-28 2024년 5월호

커버스토리①  가정의 달 특집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축복, 

금쪽같은 오둥이

6,500만분의 1. 다섯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이다. 로또 1등 당첨 확률이 810만분의 1로 알려진다. 로또 1등보다 값진 행운은 동갑내기 부부 육군 서혜정(33) 소령과 김진수(33) 대위에게 찾아왔다. 보고도 믿기지 않았던 숫자, 5. 결혼 후 3년 동안 아이를 간절하게 기다렸던 부부는 한꺼번에 찾아온 오둥이를 축복이라 여겼고, 용기를 다졌다. ‘기적과도 같은 출산’ 끝에 ‘기적 같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다섯쌍둥이 가족을 만나봤다.

글 최은정 본지 편집위원ㅣ사진 유승현 포토디렉터 


청라해변공원캠핑장 놀이터에서, 오둥이가 있기에 특별한 5월


오색찬란한 행복

간절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귀하디귀한 생명, 그런데 다섯이라니. 보고도 믿기지 않았던 숫자, 5. 산모도 태아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지만, 작지만 강한 심장 소리를 들은 엄마는 ‘선택적 유산’ 대신 ‘아이들 전부를 지키는 선택’을 했다.

그리고 28주 차, 산처럼 불러오는 배를 보면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2021년 11월 18일, 기대감과 두려움이 교차하던 밤. ‘아이들이 무사하기를.’ 엄마는 한 가지 기도만 끝없이 되뇌었다.

석 달 먼저 세상에 나온 아기들은 한없이 여리고 작았다. “막내는 850g밖에 안 됐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엄마의 소망은 한결같다. “작게 태어났지만 크게 키우고 싶어요. 건강 말고는 바라는 게 없어요.” 기적과도 같은 출산을 해낸 서혜정 소령의 곁에서 포동포동 살이 오른 오둥이들(딸 소현·수현·서현·이현, 아들 재민)이 천진난만한 웃음을 흩뿌린다.

오늘 생애 첫 가족 캠핑을 나온 오둥이네, 아이들은 신이 났다. 마음껏 뛰고 달리다, 모래놀이터에 철퍼덕 앉아 앙증맞은 손으로 모래를 야무지게 파낸다. 덩달아 신이 난 엄마, 아빠와 함께 미끄럼틀에도 올라가 본다. 호기심 많은 소현이는 풀밭에 등을 돌리고 앉아 무언가를 찾고 있다. “소현이 뭐해?” 아빠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소현이가 동그란 민들레 홀씨를 아빠 손에 쥐어준다. 후우~. 팔랑팔랑 홀씨가 사방으로 날아오른다. 세상에서 가장 고운 밀도의 공기가 오둥이들 곁에 머무는 것 같다.

기적처럼 찾아와 대한민국을 행복으로 물들였던 감동의 다섯쌍둥이. 오둥이네 집에는 오늘도 오색찬란한 행복이 가득하다.


아빠 품에서 든든한 미소천사 수현이

다섯쌍둥이들의 생애 첫 캠핑


오둥이네, 

인천시 홍보대사 되던 날

오둥이네 가족이 등장하면 항상 작은 소동이 벌어진다. 아이 다섯에 어른 셋이 산더미 같은 짐을 주렁주렁 달고 이동한다. 사방으로 질주하는 오둥이들은 몰려드는 관중들이 함께 봐준다.

지난 4월 5일, 우리 시는 오둥이네 가족을 인천시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제 막 걷고 뛰기 시작한 오둥이들은 엄마, 아빠, 할머니 손을 잡고 위풍당당하게 시청으로 들어와 많은 이들의 환영을 받았다. 유정복 시장도 오둥이들 목에 ‘인천시 홍보대사 목걸이’를 걸어주고,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고 놀아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유 시장은 “아이가 우리의 미래고, 아이를 낳는 것이 애국”이라며 두 부부를 응원했다.

부부는 다섯쌍둥이 출산에 대해 “백 번 천 번 잘한 일”이라고 거듭 말했다. 김 대위는 “지금의 행복을 포기하지 말고,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 소령은 “새로운 행복은 낳아봐야 아는 것”이라며 “다섯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이 없지만 커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덧붙여 “다섯쌍둥이가 ‘5억 플러스 아이드림’이 됐다”며 “인천을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모범 도시로 만들어 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엄마, 아빠가 된 후부터 아이들에게서 눈을 뗀 적도, 제대로 앉아 밥을 먹어본 적도 없지만, 후회 한 점 없는 시간이었다. 눈물보다 많았던 웃음으로, 고생보다 넘쳤던 보람으로 하루하루를 참 열심히 살아왔다. 기적처럼 찾아온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오둥이네 가족에게는 매일매일이 행복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제일 오른쪽)과 인천시 홍보대사가 된 다섯쌍둥이 가족


인천형 출생 정책, 1억+ i dream

지난해 말 맘카페를 비롯한 육아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우리 시가 올해부터 시행하는 1억+i dream 정책이 전국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인천에서 태어나면 태어나서부터 18세까지 1억 원을 받는다. 성장 전 단계를 중단 없이 촘촘하게 지원한다. 기존 지원액 7,200만원에 천사지원금, 인천아이꿈수당, 임산부 교통비 등을 추가로 든든하게 지원한다. 인천형 출생정책의 첫 시행 사업으로 임산부 교통비 지급이 현실화됐다. 천사지원금은 6월께부터 지급할 계획이다. 


상상 그 이상의 육아

아이 울음소리가 귀해진 대한민국에서 다섯쌍둥이는 경사 그 자체다. 어딜 가나 등장과 함께 ‘시민들의 시선 집중’. “저희 가족을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김진수 대위는 ‘애국자’라며 응원해 주는 말이 힘이 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이들이 쑥쑥 자랄수록 상상 이상의 육아를 경험하는 가족들은 오늘도 뛰고 달리고 먹이는, 전투 육아 상태다. 아들, 며느리의 고생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던 다섯쌍둥이의 친할머니가 올라와 인천에 있는 다둥이네서 함께 살게 됐다. 평일에는 어린이집 하원 후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돌봄 선생님이 아이들을 돌봐준다.

주말이면 온 가족이 총출동해 ‘군사작전’과도 같은 육아를 한다. 걷고 뛰기 시작한 오둥이들과 ‘주말에 뭘 해야 할지’ 고민이 크다는 서 소령은 “박물관이나 놀이공원에라도 가려면 36개월 이후부터는 입장료를 받기 때문에 밖에 나가면 다 돈”이라며 “입장료 등 다자녀 할인을 팍팍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곧 학교에 들어가면 매달 들어갈 교육비 부담도 만만치 않을 터. 서 소령은 “학원은 아예 못 보낼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다태아는 단單태아에 비해 보험 가입 조건이 까다로워 다섯쌍둥이는 민간보험에 들지도 못했다. 0.85~1.05kg의 극소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정기적으로 발달 검사도 받아야 한다. 검사비는 1인당 15만 원 정도다.

‘기적’과도 같은 출산 끝에 육아라는 ‘현실’을 마주한 두 부부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오둥이를 위해 오늘도 힘을 낸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오둥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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