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화 줌 인- 김노천 개인전
물과 꿈,
바닷물의 추억과 상상력
글·사진 김노천 사진작가
물의 색 610x810mm
캔퍼스 위에 잉크젯 2024
불양수 1500x2000mm
캔버스 위에 잉크젯 2024
이번 전시는 한여름 폭풍 속 공포의 파도, 한겨울 바다를 떠돌아다니는 차가운 유빙, 물의 소용돌이, 잔잔하고 고요한 죽음, 화려한 황금빛 향연, 몽환적인 환상 등 다양한 물의 표정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실재가 아니라, 영혼을 가진 살아 있는 실체로서의 물로 여기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의 은유 시인 가스통 바슐라르의 저서 <물과 꿈>에서 보여준 상상력에 영감을 받아 은유적인 표현들을 차용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방법으로 바다의 디테일한 모습들을 다양한 이미지로 표현했다. 이를 통해 바다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친숙함을 전달하며, 바다의 짠맛을 독특한 매력으로 새롭게 재해석했다.
가스통 바슐라르는 물에 대한 상상력을 사물이나 상황의 흐름에 맞게 사용해 다른 개념이나 감정을 비유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의 저서 <물과 꿈>에서도 물은 단순히 자연적인 요소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 상상력, 혹은 삶의 여정을 상징하는 은유적인 요소로 사용되고 있다. 물의 유동성과 변화를 통해 인간의 상상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하며, 물이 언어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주장한다. 물의 소리와 움직임이 인간의 언어와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서양에 가스통 바슐라르의 사상이 있다면, 동양에는 우주의 비밀을 쉽게 풀어내기 위한 통찰력을 가진 <주역>이 있다. 주역도 물에 대한 은유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물의 상징은 주역의 다양한 괘와 철학적 사유를 통해 인생의 이치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로 사용되며, 물의 유연함과 포용력, 그리고 끊임없는 변화는 주역의 깊은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주역에서 물은 감괘坎卦와 수화기제水火旣濟로 상징된다. 감괘는 유수불부 호추불두流水不腐, ??不?, ‘흐르는 물이 썩지 않는 것처럼, 끊임없이 배우고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주역에서 보여주는 물에 대한 의미를 정팔면체의 조형물로 표현하며 전시에 도입했다. 동양에서 오래전부터 오행 사상의 근간이 됐던 ‘주역의 팔괘’를 활용해 태극에서 음양으로, 음양에서 사상으로, 사상에서 팔괘로 발전하는 모습을 평면도에서 실체적 입체도형으로 상징화했다. 변화무쌍한 정팔면체의 조형물로 표현되며, 물에 대한 창조, 생성, 소멸되는 근원의 모습들을 사계절의 음, 양에 대입해 몽상가의 상상력과 바다의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결합시켜 새로운 물의 세상 을 시각으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동서양 철학 모두에서 자연의 흐름과 인간의 삶을 비유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는, ‘물이 흘러가듯’이라는 말이 있다. 동양 철학에서는 물의 유연함과 겸손함을 통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강조하고 있으며, 서양 철학에서는 변화와 유동성을 통해 자연의 질서와 인간의 삶을 일치시키는 철학을 제시하고 있다. 물이 단순한 자연 요소를 넘어 인간의 삶과 상상력, 윤리와 철학에 깊이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존재임을 인지시키는 중요한 대목이다.
이렇게 물은 제게 단순한 자연 요소를 넘어, 삶과 꿈, 추억과 감성을 담고 있는 중요한 매개체로 자리 잡았다. 물을 통해 표현된 다양한 상상력과 감정들은 삶의 일부로서 바다의 추억과 아름다움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김노천 개인전
생각 속에 갇힌 세상 <물과 꿈> ‘생각 속에 갇힌 세상’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다. 물을 통해 상상력과 감정을 표현한 작품으로 인천 물치도(작약도) 근처에서 물놀이를 즐기던 기억은 특별한 의미로 남아 있다. 어린 시절 바닷속 추억들을 회상하며 기억된 다양한 바닷물의 모습들은 상상력과 감정을 표현하는 매개체가 됐다. 나의 삶과 꿈, 추억과 감성을 담고 있는 경험들을 상징적으로 풀어내며, 바다라는 매개체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다의 추억과 아름다움을 표현한 전시다.
일시 9월 14일까지
장소 예술 공간 트라이보울 3층 전시관(연수구 송도동)
용기2 810x610mm
캔퍼스 위에 잉크젯 2024
상선약수 610x810mm
캔퍼스 위에 잉크젯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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