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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땅 이름 이야기 - 제물포구(濟物浦)

2024-09-04 2024년 9월호

우리가 밟고 선 이 땅 위의 이름들



글 최재용 연수문화재단 대표이사



濟物浦

아홉 번째 땅 이름

[제물포·제물포구]


2026년 7월 1일 인천에 제물포구가 새로 생긴다. 제물포구는 지금의 중구에서 영종·용유·무의도를 뺀 시내 전부와 동구를 합한 지역이다.

제물포구라는 이름을 쓰기로 한 것은 원래 ‘제물포’가 조선 초기 이래 지금의 중구 중앙동·항동 일대에 있던 포구浦口를 가리킨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조선 초기 기록인 <세종실록지리지>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제물량濟物梁은 인천군仁川郡 서쪽으로 15리里 떨어진 곳에 있다. 성창포城倉浦에 수군만호水軍萬戶가 있어 외적의 침입을 막는다.”


이 기록에서 보듯 조선 초기부터 지금의 중구 해변에는 한양에서 가까운 이곳 바다를 지키기 위한 군사 시설들이 있었다. 확실치는 않지만, 제물포와 그 북쪽의 북성포·성창포 등 세 개 포구 일대를 뭉뚱그려 ‘제물량’이라 부른 듯하다. 제물포는 조선시대 내내 작고 한적한 나루에 불과했다. 하지만 1883년 인천항 개항 이후 각 국공원(자유공원) 기슭에 외국인들이 모여 사는 조계租界가 생기면서 그 바로 앞 제물포도 크게 바뀌기 시작한다.


조선 정부는 이곳에 ‘인천감리아문仁川監理衙門’을 두어 개항장 일대의 행정·재판·치안·조세·외교 업무 등을 처리했다. 그 뒤로 인천의 중심이 도호부都護府가 있던 지금의 미추홀구 문학·관교동 일대에서 이곳으로 옮겨왔다. 여기서 제물포는 좁게는 지금의 인천항 내항內港과 자유공원 일대를, 넓게는 섬 지역을 뺀 중구와 동구 일대를 뜻한다.


그러면 ‘제물포’는 무슨 뜻일까. ‘濟’는 ‘건너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곳은 바닷물이 드나드는 포구다. 따라서 ‘物’을 우리말 ‘물<水>’을 같은 발음을 가진 한자로 바꿔 쓴 것이라고 보면‘濟物’은 “물을 건너다”라는 뜻으로 풀 수 있다. ‘浦’는 ‘물이 들어오는 곳’을 뜻하는 우리말 ‘개’를 한자로 옮긴 것이다.


따라서 ‘제물포’란 ‘물(바다) 건너가는 개’라는 뜻의 우리말 이름을 한자로 바꾼 것이라 볼 수 있다. 이곳을 통해 월미도나 영종도 등지로 건너다녔기에 생긴 이름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 우리말 이름이 무엇이었을지는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어쨌든, 이런 역사를 따져보면 지금의 경인전철 인천역은 제물포역이라고 이름을 붙였어야 옳았다. 그러나 1963년 당시의 경인철도 숭의역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제물포역으로 이름을 바꿈으로써 지금은 그 역사驛舍가 있는 미추홀구 도화동 일대가 제물포인 것처럼 돼버렸다. 이 탓에 “제물포구가 생기면 미추홀구에 있는 제물포역의 이름은 어찌해야 하나” 하는 문제가 생겼다.



인천항 개항 초기의 제물포.

개항 전까지는 아주 한적하고 작은 포구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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