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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바다 도시 인천 : 예단포 둘레길

2025-09-06 2025년 9월호

바다와 숲을 동시에 누리는 쉼터

도심에서 벗어나 바다를 따라 걷고 싶은 날이 있다면 영종도 북동쪽, 조용하고 정겨운 항구 예단포를 찾아가 보자. 조그마한 포구와 모로 누운 나룻배까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이 항구는 바다와 숲이 어우러져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사진. 최이현 포토디렉터




예단포 둘레길 정상에선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고즈넉한 풍경이 

매력인 예단포

초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오후, 바다를 따라 천천히 걷고 싶어지는 순간이 찾아오면 예단포선착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예단포는 조용하고 아담한 포구로 한적한 감성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예단포에 도착했다면 둘레길로 바로 이동하지 말고 잠시 멈춰 주변을 둘러보길 추천한다. 예단포의 소박한 풍경이 어지러웠던 마음에 고요함을 선물할 것이다.


‘예단포’라는 이름에는 많은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고려시대, 몽골의 침입을 피해 강화도로 피신한 왕에게 예단을 바치던 포구에 서 유래됐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으며, 또 다른 이야기는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마을에서 남성들이 실종되거나 끌려가 여인들만 남아 ‘여담포’로 불렸다는 설이다.

한때 예단포는 조기 파시波市가 열리던 번화한 어촌이었다. 다양한 어선이 기항하며 사람과 돈이 넘쳐났지만, 1960년대 말 조기 잡이가 쇠퇴하고 주요 어선들이 인천 화수부두로 정박지를 옮기면서 마을은 점차 조용해졌다. 그럼에도 예단포는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고 현재는 과거의 활기 대신 평온을 품은 항구로 변모했다. 특히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짧은 방파제를 따라 걷다 보면 바다를 향해 낚싯대를 드리운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 낚시를 목적으로 하는 고기잡이일 수 있으나 예단포를 방문한 이들 대부분은 고기보다 자신의 추억을 낚아 올리는 듯하다.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을 바라보다 보면 푸른 물결 위로 해가 솟고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일출과 일몰을 모두 감상할 수 있어 하루 중 어느 시간에 가도 빛나는 순간을 만날 수 있다. 한편, 선착장 인근에는 작은 식당과 카페, 커다란 등대 모양의 야외 화장실이 놓여 있다. 특히 이 등대는 사진을 남기기 좋은 포인트로 여행객들의 포토 스폿이자 예단포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예단포 둘레길 정상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팔각정이 있다.



예단포선착장의 포토 스팟인 등대


썰물 때면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예단포 둘레길



바다를 

따라 걷는 둘레길

한적한 풍경을 품은 예단포선착장 옆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예단포 둘레길은 천천히 걸으며 여유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선착장에 마련된 주차장 옆 나무 계단을 오르면 싱그러운 숲길이 펼쳐지는데 나무 사이를 걷다 보면 고즈넉한 정자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계단을 올라오느라 지쳤을 어른과 아이 모두 잠시 쉬어 가기에 좋다. 정자에서 땀을 식힌 후 흙길을 계속 올라가면 숲과 바다가 한 화면에 담기는 풍경이 펼쳐진다. 탁 트인 바다의 전경과 함께 해풍이 상쾌하게 불어오는데, 이때부터는 나무 그늘에서 느낀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바닷가를 따라 놓인 나무 울타리는 한층 운치를 더해줘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도 많다.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뒤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 보면 절벽 끝에 자리한 팔각정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전망대이자 쉼터로 둘레길의 하이라이트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장면을 품고 있다. 정자에 앉아 있으면 바다가 앞마당처럼 펼쳐지는데 이뿐만 아니라, 강화도와 신도, 시도, 모도가 손에 닿을 듯 가까이 있어 인천 북부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한편, 정자 옆에는 비밀스러운 길이 하나 숨어 있다. 전망대 왼쪽으로 작은 길이 있는데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가파른 계단이 나온다. 계단 옆 줄을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가면 해변으로 이어진다. 썰물 때면 드넓은 갯벌이 펼쳐지는데 바지락 껍데기가 드문드문 박힌 진흙을 밟으며 천천히 걷다 보면 또 다른 예단포의 얼굴과 마주할 수 있다. 다만, 어린아이의 경우 혼자 내려가면 위험할 수 있으니, 반드시 보호자가 함께해야 한다.


둘레길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남짓이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안에 숲과 바다, 꽃과 갯벌, 정자와 노을을 차곡차곡 담을 수 있다. 특히 봄과 여름이면 정자로 가는 길 옆에 들꽃이 피고, 가을과 겨울에도 햇볕과 눈송이로 뒤덮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한편, 예단포 둘레길은 모든 코스의 경사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고 반려견과 함께 거닐기에도 부담이 적다. 숲과 바다를 동시에 담을 수 있는 예단포 둘레길을 방문해 다가오는 가을의 경치를 고스란히 품에 안아보자.


이정표를 확인 중인 어린 시민


정상에 핀 들꽃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거닐 수 있는 예단포 둘레길




info. 예단포 둘레길

인천시 중구 예단포1로 2-10(영종도) 약 1시간 내외(왕복 기준)

반려견 동반 가능, 쉼터 및 화장실 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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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업데이트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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