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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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승의 시선(詩선)-강 건너 저쪽에서
강 건너 저쪽에서한남철(韓南哲 ; 1937-1993) 이따금씩 할머니는 나를 데리고 만국공원으로 놀러가기도 하였다. 배다리를 지나 싸리재 마루턱을 넘어 한참을 걷다 보면 홍여문이 나타났는데 그 안에서 소리치면 목소리가 되울려 퍼져 의미 없이 목청을 높이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한 재미였다. 아치형 벽은 물먹은 고목처럼 늘 거무튀튀하였고 고개 너머 부두에서 불어닥치는 바람이 풍성하게 쏟아져 들어 그 안은 항상 서늘했다. 신포동과 송림동 쪽을 넘나들던 사람들은 그 안에 들어서면 으레 땀을 들이다 떠나는 것이 상례였다. 그래서 홍여문 주변에는 참외, 자두 수박 같은 여름 과일과 아이스케이크, 빙수, 냉차 등속을 파는 장사꾼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인천 창영동이 배경인 이 소설은 단편소설임에도, 시공을 넘나들며 그 소설적 화자의 그 의식과 무의식을 부침(浮沈)하는 그 등장인물들도 많아, 그러기에 그들이 교직(交織)하는 그 가난의 무늬는 그 어느 신비한 나라의 신비한 난민촌, 그 신비한 난민들의 신비한 눈빛 같은 그러한 가난으로 그 영욕(榮辱)의 파노라마가 그저 주마등처럼, 서치라이트처럼 스친다. 그 파노라마가 모든 가을의 모든 가로등 너머 “저쪽” 같다. 또 가을이고 그 가을밤이므로. 물론 여기서 강은 현실에 존재하는 강이 아니라 이승과 저승의 경계, 바로 그 도피안(到彼岸)의 강 같은 그러한 강이다. 그리고 홍여문은 사실 우리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문이기도 하다. 6.25까지. 아니 지금까지도.극빈을 다루고 있는 최서해(崔曙海 ; 1901-1932)의 ‘탈출기(脫出記)’(1925)나 강경애(姜敬愛 ; 1906-1943)의 ‘지하촌(地下村)’(1931)뿐만이 아니라, 인천의 미두(米豆)가 언급되고 있는
2021-09-01 2021년 9월호 -
리뷰 -2020 도쿄 올림픽
인천을 빛낸 올림픽 영웅들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메말라버린 국민들에게 2020 도쿄 올림픽은 촉촉한 단비였다. 5년간의 절치부심 끝에 세계와 경쟁한 국가대표 선수들은 어김없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메달의 유무, 색깔을 떠나 모두가 영웅이었다. 지난여름을 달군 2020 도교 올림픽, 그 속에서 빛났던 인천의 영웅들을 만나본다.양궁장민희 선수대한민국의 이름을 드높인 영웅들‘신궁’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양궁 대표팀은 도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이 따낸 6개의 금메달 중 4개를 쓸어 담았다. 특히 여자 단체전은 올림픽 9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그 영광의 중심에 인천대학교 소속 장민희(22) 선수가 있었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장민희 선수는 인천대학교 개교 이래 첫 번째 올림픽 출전, 첫 금메달 획득이라는 역사를 남겼다.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도 인천대 출신이 주인공이었다. 공희용(25) 선수와 호흡을 맞춘 김소영(29) 선수는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때 국가대표로 선발됐으며, 현재는 인천국제공항 스카이몬스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혈액암을 극복하고 스물아홉 살의 늦은 나이에 올림픽에 첫 출전해 값진 동메달을 차지한 태권도의 인교돈 선수 역시 인천의 아들이다. 이웃집 삼촌과 같은 푸근한 외모, 하지만 그 누구보다 카리스마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화제에 오른 남자 양궁 대표팀의 맏형 오진혁(40) 선수는 인천 시민이자 서구 주민이다. 남자 단체전 결승전 당시 “끝”이라는 외마디와 함께 경기를 매조지었고, 시상식에서는 대만, 일본 선수들과 ‘셀카’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2021-09-01 2021년 9월호 -
컬러링 인천-광명항
인천의 자연, 시민의 색으로 물들다‘환경특별시’ 인천은 168개 섬을 비롯한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습니다.삶에 쉼표를 찍는 여유와 다채로운 매력이 살아 숨 쉬는 인천의 자연. 인천 작가의 스케치에 시민 여러분의 색과 빛을 입혀주세요.이달의 드로잉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무의도에서 소무의도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광명항. 어느 해인가 그곳을 들렀을 때 멈춰서야만 비로소 보이는 풍경에 마음을 빼앗겼다. 자연의 품에 안겨 옹기종기 사이좋게 모인 농가 주택의 모습은 바삐 살아가는 우리에게 서두르지 말고 잠시 쉬어가라 손짓하는 듯했다. 소무의인도교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새끼섬으로 가는 길, 잔잔한 파도와 기분 좋게 불어오는 바람을 벗 삼은 산책은 그야말로 힐링을 선사한다. 그칠 줄 모르는 바이러스로 인한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인천의 섬은 인천의 보물이자 시민의 안식처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진우 작가전남 고흥 태생으로 1993년 인천에 정착했다.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이후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997년부터 20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도 참여했다. 2020년에는 인천 지역 인터넷 신문 에 ‘이진우의 동네 걸음’ 연재를 시작했다. 마을에 아름다운 색을 입히는 벽화 작업에 참여해 시민과 소통하고 있으며, 현재는 산곡동 화실에서 ‘이웃인 미술’을 실천하고 있다.이진우 작가의 채색 가이드▹8월의 시민 작가를 소개합니다!안정선 남동구 경인로이서은 남동구 호구포로박정미 부평구 상정로홍하나 서구 검단로김가부 연수구 먼우금로▹컬러링 작품을 보내주신 시민에게는 추첨을 통해 소정의
2021-09-01 2021년 9월호 -
공연-문학산 음악회
우리 다시 함께, 문학산 가을 음악회제6회 문학산 가을 음악회일시 : 9월 4일 오후 7시장소 : 문학산 정상 / 무관중 온라인 생방송접속 : 유튜브에 ‘제6회 문학산 음악회’ 검색문의 : 시 문화유산과 032-440-4476가을의 문턱, 인천의 진산인 문학산이 인천 시민들에게 선선한 음악을 선물한다.문학산 정상에서 온라인으로 ‘제6회 문학산 음악회’가 열린다. 9월 4일 저녁 7시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하는 이번 음악회에선 클래식과 뮤지컬의 하모니가 울려 퍼진다.인천시향의 연주로 팬텀싱어 3회 우승팀 ‘라포엠’과 국내 최정상 뮤지컬 가수 ‘카이’, ‘김소향’을 만나게 된다. 독일 하노버극장, 카셀극장 전속 가수를 지낸 세계적인 테너 허영훈과 인천 출신 성악가 소프라노 이애름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카르멘 서곡, 마지막 순간, 나는 나만의 것, 올 아이 애스크 오브 유All I ask of you, 왕이 된다는 것, 지금 이 순간 등 명곡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무관중 온라인 생방송으로 진행된다.백민숙 문화유산과 과장은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힐링과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알차게 음악회를 준비했다”며 “많이 들어오셔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시민 안전을 위해 행사 당일인 9월 4일 0시부터 24시까지 문학산 정상부와 일부 진입로 출입이 통제된다.
2021-09-01 2021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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