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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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heON : 이 아름다운, 봄
자유공원 플라타너스. 140번의 봄을 건너온 나무에 다시, 연초록 숨결이 피어난다.이른 아침, 바람이 골목 어귀의 담벼락을 스치고 지나간다.담장 너머 민들레 한 송이가 살며시 고개를 든다.오래된 시장 골목, 닫혀 있던 셔터가 하나둘 올라가고,창문이 열리는 집들 사이로 조심스레 발을 들이는 햇살 하나.역 플랫폼에는 하루를 여는 발자국 소리가 차례로 이어지고,시장 초입에선 손수레를 끄는 할머니의 뒷모습이봄보다 먼저 골목길을 지나간다.천천히, 아주 천천히도시는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깨어난다.굽은 어깨 위로 다사로운 햇살이 내려앉고거친 손끝에 보드라운 바람의 숨결이 머문다.누군가는 볼 빨간 아이의 목도리를 매만지고,누군가는 멀어지는 마을버스를 따라 한참 눈길을 보낸다.그 순간마다, 봄은 일상의 숨결 속에서 말없이 피어난다.이 봄, 피는 건 꽃과 나무만이 아니다.계절보다 먼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이 피어난다.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류창현 포토디렉터주름진 이랑 사이로 노란 봄이 살랑인다. 어머니의 손길이 스친 자리마다, 봄빛이 번진다.물오른 봄이 바구니마다 고인다. 갓 캐온 산나물로 장터에 초록이 물씬하다.강화 장터, 들판의 봄을 고스란히 품었다. 풋풋한 초록 사이로 손끝의 계절이 피어난다.꽃보다 곱디고운 할머니의 미소. 그 한순간, 봄이 피었다.싱그러운 들판도, 햇살도, 바람도,할머니 보따리에 포옥 담겨 장터로 마실을 나왔다.빨간 고무다라이 안, 푸른 이파리들이 봄볕 아래서 소곤거린다.강화읍에 장이 서던 날, 장터는 아직 반쯤 잠들어 있다.“쪼글쪼글한 할머이 얼굴 찍어서 뭐 하시꺄.”“아이고~ 벨나다 벨나. 새 시집가게 생겼시겨.”웃음소
2025-04-04 2025년 4월호 -
인천의 초상 - 나를 설레게 해라
소생하는인천의 봄도시든 사람이든, 어디에든 생명이 있다.꽁꽁 얼었던 차가운 흙과 돌을 비집고 나온 보랏빛 제비꽃의 생명력을 보라.가던 길을 멈추게 만드는 어여쁨이 있다.혹한을 이겨낸 마른 가지마다 마중물이 올라오고,이내 형형색색의 폭죽이 터진다. 만물이 깨어나고, 소생하는 봄이다.가슴이 설레는 것을 할 때, 우리는 가장 빛나는 삶을 살 수 있으리라.
2025-04-04 2025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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