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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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 소설 -아무도 울지 않는 밤 ⑤ 밤의 한가운데
밤의 한가운데글 안보윤일러스트 송미정종일 날이 흐리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기준은 편의점 유리창에 가느다란 궤적을 남기는 빗방울들을 바라보았다. 봄비라기엔 바람이 부산했고 소나기라기엔 빗방울이 잘았다.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진 빗방울이 제 몸집만 한 물 얼룩을 찍어냈다. 편의점 앞 도로와 골목이 새까맣게 젖는 건 순식간이었다. 기준은 창고로 들어가 가장 저렴한 가격의 비닐우산 다섯 개를 꺼내왔다. 가판대 빈틈에 우산을 꽂아두고 편의점 출입구를 활짝 열었다. 급작스러운 비에 이리저리 뛰는 사람들이 보였다. 허둥대는 기색이 역력한데도 사람들은 일제히 한 방향으로만 뛰었다.기준은 아침 일찍 면접을 보고 온 참이었다. 서류 전형이 통과되었다는 연락과 함께 면접 일자가 공지되자마자 기준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시간부터 바꿨다. 사장은 마뜩잖아 하면서도 진열대에서 목이 긴 양말 두 개를 꺼내 기준에게 선물로 주었다.“합격했다고 바로 그만두고 이러는 건 아니지?”농담 반 염려 반이었던 사장의 말을 떠올리자 쓴웃음이 났다. 면접은 엉망이었다. 인턴사원 7명을 뽑는 중소기업 면접에 백 명이 훌쩍 넘는 지원자가 몰려왔다는 사실부터가 기준에겐 압박으로 느껴졌다. 인턴 기간이 끝난 뒤 2명만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공지가 있었음에도 그랬다. 기준은 어쩐지 질린 기분으로 대기실을 서성이다 면접을 보러 들어갔다. 면접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보다못한 면접관 하나가 기준을 불러 세웠을 정도였다.“내가 자네 대학 선배로서 충고해주겠는데 말이야.”면접관이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말했다.“우린 신입 사원을 뽑는 거지 윤리 선생을 뽑는 게 아닐세. 사람
2022-05-31 2022년 6월호 -
문화 줌인
제7회 문학산 음악회문학산에 울려 퍼지는 재즈의 향기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문학산 음악회’가 문학산 정상에서 다시 열린다.‘미추홀 2천 년, 비상하는 인천-JAZZ를 연주하다’를 주제로 열리는 ‘제7회 문학산 음악회’에선 국내의 내로라하는 재즈 뮤지션들이 참여해 감미로운 재즈 선율을 들려준다.인천재즈오케스라(감독 송석철), 재즈 디바 웅산, 감성보컬 최용민, 라틴댄스 챔피언 김용·김문정 등이 출연해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공연을 선사한다.문학산 음악회는 2015년 문학산 정상 개방을 기념해 열리는 전국 유일의 산상山上 클래식 음악회다.일시: 6월 25일 오후 4시 30분~6시 30분장소: 인천아트센터 콘서트홀 그래도 다행이다살아갈 힘을 주는 이야기들지은이 한유순 | 펴낸 곳 바른북스304쪽, 1만 5000원열일곱 살, 아버지의 암 판정으로 동생들의 보호자가 되어야 했던 소녀. 갑자기 닥친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긍정적인 생각과 부단한 노력으로 조금씩 행복을 만들어간 한 사람의 자전적 에세이다.이제 좋은 사람들, 문화예술과 더불어 남은 삶을 살고 싶다는 그. 자녀 교육 철학과 미국에서 생활하며 느낀 점, 뇌종양 투병과 사회사업 활동에 대한 특별한 얘기가 펼쳐진다. 저자가 담담하고 진솔하게 적은 글들에는 삶의 지혜도 새겨져 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힘과 위로를 주는 책이다.
2022-05-31 2022년 6월호 -
컬러링 인천-실미도
인천의 자연, 시민의 색으로 물들다‘환경특별시’ 인천은 168개 섬을 비롯한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습니다. 삶에 쉼표를 찍는 여유와 다채로운 매력이 살아 숨 쉬는 인천의 자연. 인천 작가의 스케치에 시민 여러분의 색과 빛을 입혀주세요.김진숙 작가의 채색 가이드 살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받곤 한다. 그럴 때마다 자연으로 발길이 향하고, 그렇게 수많은 자연과 만나면서 마음속에 하나의 인상이 남곤 한다. 때론 따뜻하게 때론 격정적으로 떠오르는 묵직한 인상을 화폭에 담는다. 실미도에서 캠핑도 하고 낚시도 즐기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오늘 또 삶의 고단함을 내려놓는다. 작품 속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휴식이 되고 위로가 되길, 아로마 향기 같은 여운을 남기길 간절히 바란다.이달의 드로잉실미도김진숙 작가인천의 자연을 다채로운 색감을 통해 아름답게 그려온 서양화가로 꼽힌다. 단체전 250여 회에 참여했으며, 2014년부터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3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올해는 참살이미술관에서 네 번째 개인전을 개최했다. 전시뿐 아니라 수도국산달동네박물관과 소래어시장 벽화 그리기에 참여하며 인천 곳곳을 보다 환하게 만드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현재 인천미술협회 서양화분과 이사와 남동구문화예술회 서양화분과 이사를 맡고 있다. 소래철도박물관, 남동구청 등에서도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2022년 5월의 시민 작가를 소개합니다!김윤희 부평구 체육관로 나성은 연수구 송도국제대로 박종오 남동구 인주대로 윤흔상 연수구 독배로 신사랑 서구 이음로컬러링 작품을 보내주신 시민께는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권을 선물로 드립니다.[‘컬러링 인천’ 보
2022-05-31 2022년 6월호 -
한 컷 인천-여행가 김찬삼의 자동차
“제 ‘동반車’에 반하셨나요?”“와~ 이 차가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 여행가가 탔던 자동차란 말이지?”인천시립박물관을 찾은 한 관람객이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여행가 김찬삼(1926~2003)의 ‘애마’였던 폭스바겐 자동차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1970년 3차 세계 여행 당시 독일의 올가 여사로부터 선물 받아‘우정2호’라 부르던 여행의 ‘동반車’였습니다.바야흐로 위드 코로나, 엔데믹 시대.그동안 코로나19 극복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이제 예전처럼 우리 국토를, 또 세계 각지를 차분히여행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글·사진 김진국 본지 편집장
2022-05-31 2022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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