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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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승의 시선(詩선)
중국인 거리우리집 앞을 지나는 길은 언덕으로 이어져 있고 언덕이 시작되는 첫째집은 거의 우리집과 이웃해 있었다. 그러나 넓은 벽에 비해 지나치게 작은, 창문이나 출입문이라고 볼 수 있는 문들은 모두 나무덧문이 완강하게 닫혀져 있어 필시 빈집이거나 창고이리라는 느낌이 짙었다.큰 덩지에 비해 지붕의 물매가 싸고 용마루가 밭아서 이상하게 눈에 설고 불균형해 뵈는 양식의 집들이었다. 그 집들은 일종의 적의로 냉담하고 무관심하게 언덕 아래를 내려다보며 서 있었다. 언덕을 넘어 선창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길에도 불구하고 언덕은 섬처럼 멀리 외따로 있었으며 갑각류의 동물처럼 입을 다문 집들은 초라하게, 그러나 대개의 오래된 건물들이 그러하듯 역사와 남겨지지 않은 기록의 추측으로, 상상의 여백으로 다소 비장하게 바다를 향해 서 있었다. 오정희(吳貞姬 : 1947- )1987년 인천차이나타운 전경 ⓒ사진 김보섭어릴 적 우리는 그곳을 짱깨촌이라고 불렀다. 어릴 적의 그곳은 을씨년스럽다 못해 무서워 그곳의 어느 코스를 돌아오는 시합을 하기도 했었는데 물론 내가 늘 일등이었다. 깡다구 시합이었던 것이다. 물론 미리 정해 놓은 그 코스는 양심에 맡겼다. 그 근처 일본식 적산가옥과 함께 그 경계를 넘어서면 그 깊은 밤의 그 짱깨촌은 그야말로 짱깨 한 마리 없는 적막강산, 귀신조차도 없는 무간지옥이었기에, 나 홀로 당당히 귀신일 수 있어 기뻤다. 중학교 때까지는 귀신인가 싶어 바라보면 아편에 취한 반라의 여인이어서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간 적도 있었다. 고등학교 때는 우리 학교 너머 화교학교 친구들과 쮸쮸바 내기 농구시합을 하기도 했었다. “전쟁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
2021-03-30 2021년 4월호 -
근대건축문화자산 재생사업 1호(개항장 이음1977) & 역사산책공간 프로젝트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짝’ 자유공원의 옛집들글·사진 김진국 본지 총괄편집국장 김수근 건축가가 1977년 지은 주택인 ‘이음1977’ 전경빨간 벽돌과 나무 계단, 빛과 바람의 농도를 적절히 통제하는 창. ‘이음1977’ 주택에 들어서면 따뜻함과 아늑함이 느껴진다. 응봉산 자락의 경사 지형을 적극 활용하고, 터에서 자라던 나무를 훼손하지 않은 채 지은 건축 기법이 돋보이는 집이다. 인공미를 지양하고 자연과 조화롭게 꾸미는 우리네 전통 정원과 닮아 있다. ‘건축은 빛과 벽돌이 짓는 시’란 철학을 갖고 있던 건축가 김수근이 이 집을 건축한 때는 1977년이다. 건축주인 이기상 전 영진공사 회장과 부인 공경화 씨의 요청에 김수근이 화답하며 자유공원 응봉산 자락에 ‘언덕 위의 벽돌집’(송학동1가 2-4)을 지었다. 집터엔 당시 아담한 건물이 있었는데 이경성 초대 인천시립박물관장이 세 들어 살던 집이었다. 옛 건물을 허물고 지은 새집은 개항장의 지리적, 공간적 특성을 잘 반영한 공간으로 피어났다. 김수근은 일제강점기 정미소였던 건물을 헐 때 나온 벽돌로 내벽을 쌓고, 문화재 보수용 전돌로 외벽을 마감했다. 실내 전등조차 일본에서 직접 사 올 정도로 디테일에도 신경을 썼다.건축 당시 일본에서 가져온 실내등이음1977의 실내.골목길의 풍경을 집안으로 들여 놓았다.‘근대건축문화자산 재생사업’에 적합한 건물을 찾던 인천도시공사가 운 좋게 이 건물을 찾아낸 때는 2019년이다. 당시 공 씨가 혼자 거주하던 이 집을 매입한 인천도시공사는 ‘이음1977’이란 문패를 달았고 현재 시민문화 공간으로 꾸미는 중이다. 윤세형(46) 인천도시공사 부장은 “이음1977은 시간과 사람, 공간을 이
2021-03-30 2021년 4월호 -
문화 캘린더
※ 코로나19 안전 수칙에 따른 안전한 관람을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노력에 따라 취소 또는 연기될 수 있으니 문의처에 꼭 확인 후 관람 부탁드립니다.이달의 전시제4회 뜨란채 동문전4월 2일~8일인천문화예술회관 소전시실제20회 미추홀한글서예협회전4월 2일~8일인천문화예술회관 미추홀전시실강전희 개인전4월 9일~15일인천문화예술회관 중앙전시실제3회 재능사진동호회 사진전4월 9일~15일인천문화예술회관 소전시실이수빈 개인전4월 9일~15일인천문화예술회관 미추홀전시실흙과사람들 정기전4월 16일~22일인천문화예술회관 중앙전시실아라회 작품전4월 16일~22일인천문화예술회관 소전시실경인인물화작가회정기전4월 16일~22일인천문화예술회관 미추홀전시실제21회 대한민국제물포서화대전4월 23일~29일인천문화예술회관 대·중앙·소·미추홀전시실이달의 공연01 목 인천시립무용단 창단 40주년 기념 특별 기획 ‘새봄새춤’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오후 7시 30분전석 초대Ⓣ 032-420-278802 금 인천시립교향악단 제393회 정기 연주회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오후 7시 30분R석 2만원, S석 1만원Ⓣ 032-420-278103 토인천시립극단 정기 공연 ‘십이야’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오후 3시전석 2만원Ⓣ 032-420-2790 04 일인천시립극단 정기 공연 ‘십이야’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오후 3시전석 2만원Ⓣ 032-420-2790부평구 법정 문화 도시 지정 기념 ‘다시, 봄’부평아트센터 야외 광장오후 3시무료(사전 예약)Ⓣ 032-500-2000선데이 콘서트 우영욱 플루트 독주회엘림아트센터오후 4시 30분전석 1만원Ⓣ 032-289-427506 화인천시립극단 정기 공연 ‘십이야’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오후 2시전석 2만원Ⓣ 032-420-279007
2021-03-30 2021년 4월호 -
문화 포커스-봄맞이 공연
이 봄, 문화로 다시 피다반가운 일이다. 봄의 시작과 함께 문화의 싹이 움트고 있다. 무미건조했던 우리네 삶이 촉촉해지도록 문화의 물을 주자. 인천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단체 네 곳이 완연한 봄을 알리는 공연을 준비했다. 연주와 노래, 춤과 연기로 피어날 이 봄. 인천에 문화의 꽃이 다시 만개한다.인천, 노래하다인천시립합창단 제170회 정기 연주회 ‘또 다른 시작-You are the new day’인천시립합창단이 정기 연주회 ‘또 다른 시작-You are the new day’를 통해 희망을 선사한다. 이번 연주에서는 상임 작곡가 조혜영의 ‘Pacem in terra’가 초연된다. 전쟁에서의 승리와 평화를 신에게 기도하는 내용이다. 중세 그레고리오 성가를 바탕으로 작곡된 ‘Da pacem’, 천상의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무반주 합창곡 ‘Dona nobis pacem’, 경기 민요 ‘비나리’를 노래하며 앞날의 행복을 기원한다. 시작을 상징하는 Ola Gjeilo의 해돋이(Sunrise) 미사 중에서 ‘해돋이’, 힘든 날을 뒤로하고 새날의 소망을 노래하는 ‘You are the new day’, 마이클 잭슨의 ‘Heal the world’ 등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곡들도 울려 퍼진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의 기운을 담은 ‘봄아 오너라’, ‘강 건너 봄이 오듯’과 같은 익숙한 음악들도 감상할 수 있다.일시 : 4월 8일 오후 7시 30분장소 :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관람료 : 전석 1만원문의 : 032-420-2784인천, 춤추다인천시립무용단 정기 공연 ‘Movie⁺ing’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온라인으로만 상연되어 아쉬움을 남겼던 ‘Movie+ing’을 객석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상임 부안무가 전성재의 창작 무용 ‘Movie+ing’은 영화 음악을 통해 느껴지는 다양한 감정과 추억을 춤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2021년 버전
2021-03-30 2021년 4월호 -
컬러링 인천-수봉산
인천의 자연, 시민의 색으로 물들다‘환경특별시’ 인천은 168개 섬을 비롯한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습니다.삶에 쉼표를 찍는 여유와 다채로운 매력이 살아 숨 쉬는 인천의 자연. 인천 작가의 스케치에 시민 여러분의 색과 빛을 입혀주세요.이달의 드로잉‘팝, 팝팝, 팝’ 봄이 터지는 수봉산봄이 완연해지면, 수봉산은 온통 하얀색으로 뒤덮인다. ‘팝, 팝팝, 팝’ 팝콘 터지듯 벚꽃 터지는 수봉산은 인천의 대표적인 봄나들이 장소 중 하나다. 수봉산이 품은 수봉공원에서의 추억은 인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두 개쯤은 갖고 있음직한 이야깃거리다. 조선 시대 수봉산은 갯골을 따라 바닷물이 들어와 밀물 때면 바다 한가운데 섬처럼 우뚝 서 있는 산이었다. 그래서 이름도 ‘봉우리’를 따 수봉산이다. 그 옛날 갯골은 모두 메워져 시가지가 됐지만, 도심 가운데 우뚝 솟은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 봄이 다 가기 전, 수봉산에 올라 새하얀 봄을 만끽하는 것도 좋을 일이다. 황순영 작가인천 출생으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 등을 통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미추홀구에서 진행하는 벽화 프로젝트에 다수 참여했으며, 교과서 삽화 등에도 작품을 게재하며 특유의 친근한 화풍의 작품을 선보였다. 우리 주변 평범한 이웃들의 인물 드로잉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삶 속에 내재된 우리네 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3월의 시민 작가를 소개합니다!김학진 미추홀구 낙섬동로윤소희 동구 화도진로김한그루 연수구 새말로김지유 중구 서해대로안선희 남동구 장아산로▹컬러링 작품을 보내주신 시민에게는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2021-03-30 2021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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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업데이트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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