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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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그린 사진 이야기
평화의 꽃을 활짝 피워주세요비무장지대로 들어가는 통문 앞에서 무장한 수색 대원 11명은 소대장의 명령에 따라 총기 점검을 하고 있었다. 나는 철모를 쓰고 무겁고 투박한 방탄조끼를 입었다. 오전 8시, 3중 철책 문이 크르릉 굉음을 내며 열리고 수색 대원들이 수색로 양옆으로 경계를 하며 목적지를 향해 전진했다. 나는 도로 중앙으로 무전병과 함께 걸어갔다.수색로에서 서너 발자국 떨어진 곳에 철모를 뚫고 피어난 야생화가 눈에 들어왔다. 소대장에게 손짓으로 철모를 찍겠다고 했다. 수색 대원들은 재빨리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한국전쟁 때 산화한 국군이 쓰던 철모였다. 가슴이 뛰고 손이 떨렸다.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어렴풋이 한 맺힌 절규의 목소리가 힘겹게 들려왔다.“이 땅에 평화의 꽃을 활짝 피워주세요. 아리도록 그리운 고향을 자유롭게 오가며 보고 싶은 부모 형제만날 수 있는 그날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요?”글·사진 최병관 사진가
2023-06-01 2023년 6월호 -
더 인천: 공간 ⑥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개관
1,000만 인천 시대 ‘더(The) 인천’을 더(More) 알아가다. 지금 발 딛고 선 도시, 살아가는 동네, 그 안의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 인천 곳곳에 깃든 인천 사람 저마다의 삶과 기억, 숨은 이야기를 찾아 기록한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6월 29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개관한다. 세계 세 번째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문자 전문 박물관이다. 문자는 사람을 잇고, 지식을 전하고, 문명을 일으키며 인류의 서사와 함께한다. 300만 인천시민이 750만 재외동포와 함께,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1,000만 인천 시대’. 오늘, 인천에서 세계 문자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사진 류창현 포토 디렉터하늘에서 본 국립세계문자박물관.두루마리를 형상화한 건축물 ‘페이지스’가 돋보인다.국립세계문자박물관주소 연수구 센트럴로 217(송도동)규모 대지면적 1만 9,418m2, 연면적 1만 5,650m2(지하 1층, 지상 2층)시설 상설 전시실, 기획 전시실, 야외 전시공간, 어린이 체험실, 수장고, 강당, 아트숍, 카페테리아 등소리에서 언어로,그림에서 기호로,인류의 위대한 발명품, 문자문자, 사람을 잇다.문자, 지식을 전하다.문자, 문명을 일으키다.세계 세 번째, 문자박물관 개관‘한글’로 1,000만 인천을 하나로문자는 사람을 잇고, 지식을 전하며, 문명을 일으킨다. 문명 초기부터 지금까지 6,000여 년 인류역사의 거대한 서사가 문자에 오롯이 담겨 있다. 한글도 마찬가지다. 세계 속에는 한글과 한국어가 문화 유전자로 고스란히 녹아 있는 사람들이 있다. 750만 재외동포다. 그들이 한글을 쓰고 한국어로 말하는 것은 120여 년 이민 역사를 기록하고 한민족으로서 정체성을 꿋꿋이 지켜내는 일이다.‘
2023-06-01 2023년 6월호 -
인천 오감 레시피 ⑥ 사색色 장미 화전花煎
여름빛, 꽃빛, 입안에 번지다식용장미, 강화사자발약쑥 온몸의 감각을 열고 인천을 오롯이 음미한다. 인천의 고유한 먹거리와 정성 어린 손맛으로 완성하는 인천 오감 만족 레시피. 이번 요리는 강화사자발약쑥과 강화섬쌀로 정성스레 빚어 장미 꽃잎을 살포시 올린 화전花煎이다. 장미는 ‘열렬한 사랑’을 가슴에 품은 인천시민을 꼭 닮은 인천의 시화市花. 네 가지 고운 빛 화전을 빚으며 향기롭게 여름을 맞이한다. 자유공원 언덕 아래서 ‘개항장의 맛있는 꿈’을 꾸는 이정숙 요리연구가가 함께했다.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사진 전재천 포토 디렉터요리 이정숙 요리연구가│스타일링 강지인향기롭게 빚어낸 사색 장미 화전 ‘작은 시냇가에 솥뚜껑을 돌에다 받쳐 /흰 가루와 맑은 기름으로 진달래꽃을 지져내누나. /젓가락을 집어 들고 부쳐놓은 떡을 먹으니 /입에 향기가 들고, 일 년 봄빛을 뱃속에 전하네.’임제(林悌)의 시 ‘봄날의 화전놀이’이정숙 요리연구가. ‘개항장의 맛있는 꿈’에서자유공원 아래, ‘맛있는 꿈’하루하루가 반짝이는 유월. 이즈음엔 장미가 ‘열렬한 사랑’을 속삭이며 붉은 꽃망울을 터트린다. 그 향기로운 꽃잎을 따다 지짐이에 살포시 얹어 좋은 이들과 나눈다. 입안에서 여름빛이 반짝, 꽃빛처럼 마음이 발그레 물든다.자유공원 언덕 아래 개항장 골목. 오늘, 다사로운 햇살이 굴곡진 역사의 시간을 가만히 어루만진다. 세월의 층이 겹겹이 쌓인 이 동네에도, 새로운 삶이 스며들고 있다. ‘개항장의 맛있는 꿈’ 협동조합. 2년 전, 이정숙(53) 요리연구가는 오래된 집에 새 숨을 불어넣어 ‘맛’과 ‘멋’이 흐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몄다. 담장을
2023-06-01 2023년 6월호 -
컬러링 인천 - 강화도 가는 길
강화도 가는 길행복 인천,시민의 색으로 물들다인천을 그리면 어떤 작품으로 완성될까요?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 인천’.인천 작가가 스케치하고, 인천시민이 고운 빛과 색을 입힙니다.이달의 드로잉강화도 가는 길강화도 전등사를 즐겨 찾곤 했다. 가는 길도 좋고 전등사 아래서 차 한잔하며 보내는 시간도 참 좋았다. 간혹 전등사 근처 마을로 들어가 골목골목을 걸으며 구경하기도 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파랗고 빨갛고 형형색색의 양철지붕이 눈에 띄는 집도 많았다. 오래되고 정감 어린 풍경에 한참 동안 마음을 빼앗기곤 했다. 강화도는 인천에 자리하고 있지만 도심과는 또 다른 정서와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강화도 가는 길은 언제나 몽글몽글하고 따뜻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이순훈 작가아름답고 생명력 넘치는 풍경을 화폭에 담는 서양화가. 개인전 5회를 비롯해 부스전 2회, 단체전 55회 등 지속적으로 전시에 참여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인천미술대전 초대작가이자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특선과 입선을 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인천미술협회, 환경미술협회, 남동구문화예술회 회원이며 인천미술협회 사생작가회 운영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2023년 5월의 시민 작가를 소개합니다!이은효 연수구 컨벤시아대로권소영 부평구 평천로 김윤미 남동구 논고개로 문인옥 부평구 화랑로 신재우 연수구 컨벤시아대로 컬러링 작품을 보내주신 시민께는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권을 선물로 드립니다.[‘컬러링 인천’ 보내는 방법]① 우편: 우)21554 인천광역시 남동구 정각로 29 인천광역시청 공보담당관실 독자마당 담당자
2023-06-01 2023년 6월호 -
한 컷 인천-포토 에세이
강화도 분오리항 ‘각시바위’(2023. 5.16)저어새들의 포근한 둥지저어새들이 강화도 ‘각시바위’ 위에 둥지를 틀었습니다.어미 저어새는 알을 품고아빠 저어새는 가족의 둥지를 지킵니다.머리를 파묻고 잠을 자거나 쉬는 녀석들도 보입니다.민물가마우지 몇 마리도 자리를 잡았습니다.물이 빠지고 갯벌이 드러나면 새들은 먹이 활동에 나설 것입니다.강화도와 송도갯벌, 남동유수지….멸종위기종인 저어새는 매년 이맘때면인천을 찾아와 가족을 이룬 뒤 떠나갑니다.전 세계 어디에도 인천만 한 갯벌이 없기 때문입니다.기후와 환경에 민감한새들은 자연생태 환경의 바로미터입니다.새가 살지 않는 곳에선 사람도 살 수 없습니다.해마다 인천을 찾아오는 저어새들이잘 번식하고 편히 쉬어갈 수 있도록맑고 깨끗한 인천을 만들어가야겠습니다.글·사진 김진국 본지 편집장
2023-06-01 2023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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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업데이트 202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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