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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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아침 - 칼럼
그해 여름, 함께했던 너희에게···여전히 마음껏‘상상’하고 있니?상상공작소 개항장 탐사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글 배성수(인천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장)기억하니? 뜨거웠던 여름날 박물관과 만난 네 번의 토요일을. 벌써 1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스무 명 남짓 모였던 너희 모습이 이젠 희미한 실루엣으로 남아 있지만 처음 만났을 때 힘들고 지쳐 보이던 표정은 또렷이 생각나. 그런 너희에게 난 마음껏 ‘상상’하라고 외쳤지. 설상가상 에어컨까지 말썽이어서 모두가 힘들어했잖아. 다음 시간에 과연 몇 명이나 빠질까 걱정할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그다음 주에도 어김없이 박물관을 찾아주던 너희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무엇이 너희를 다시 박물관으로 이끌었을까? 마지막 날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어. 모든 과정이 끝나고 돌아가며 소감을 말하는 시간에 너희 중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지. 아침부터 학원을 돌아야 하는 주말이 평일보다 더 싫었는데 박물관에 오면서 토요일이 기다려졌다고. 다음 주부터 토요일이 다시 싫어질 것 같다고.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어. 청소년 교육은 무언가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너희에게 잠시나마 쉴 틈을 주어야 하는 거라고 말이야.처음엔 반대도 많았단다.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대학입시 준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너희에게 박물관이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고민도 깊었어. 어느 박물관이건 청소년 교육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을 때였거든. 변화가 필요했지만 이미 ‘꼰대’가 되어버린 우리가 너희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이 무언지 알 수는 없었지. 선생님, 부모님, 대학생, 너희 또래 아이들과 몇 차례 간담회를 거듭하면서 틀에 박힌 주입식 교육보다 상상
2023-11-13 2023년 11월호 -
인천 오감 레시피 ⑪ 장독집 ‘장육쌈’
장독집의 대표 음식인 ‘장국밥’과 ‘장육쌈’.인천 맛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포부와 인천 사랑이 담겨 있다.온몸의 감각을 열고 인천을 음미한다. 인천의 고유한 먹거리와 정성 어린 손맛으로 완성하는 오감 만족 레시피. 이번 요리는 ‘장육쌈’이다. 얇게 썬 소의 ‘볼살’에 채소를 담뿍 올려 싸먹으면, 부드럽고 아삭한 식감과 담백하면서도 싱그러운 풍미가 입안 가득 번진다. ‘장독집’강현구 대표가 ‘고기로 채소를 싸서 먹는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만들었다. 그저 한 끼 식사가아니다. 인천을 오롯이 품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음식이다.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사진 임학현 포토 디렉터요리 강현구, 고순 ‘장독집’ 대표│스타일링 강지인·김예진청량산 기슭에 안긴 장독집‘인천 짠물, 그 달콤한 맛의 자존심’‘인천 짠물, 그 달콤한 맛의 자존심.’ 청량산 기슭에 아늑히 자리 잡은 한식당 장독집, 그 집 한편에 걸린 문구에 시선이 멈춘다. 인천 사람들이 지나온 삶과 역사의 시간이 깃든 사진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지하 계단을 내려가면 ‘청량산단상(斷想)갤러리’가 펼쳐진다. 팔십 평생 인천 섬과 바다를 그려온 박송우 화백의 작품이 반갑게 맞이한다. 도심에서 청량산으로, 다시 섬과 바다로 마음이 여행을 떠난다.그저 밥집이라고 하기엔, 공간 곳곳에 인천 사람으로서 자부심과 사랑이 묻어난다. 이 집의 주인은 과연 누구일까. “저는 진짜 인천 사람, ‘오리지널’, ‘토박이’입니다.” 자신을 소개하는 첫마디에서부터 알 수 있다. 장독집 강현구(60) 대표에게 인천은, 태어나 자라고 지금까지 발 딛고 살아가는 고향이자 삶의 터전, 생의 여정이 끝나는 날까지 머무를
2023-11-02 2023년 11월호 -
세계 초일류도시를 가다 ⑦ 하와이 호놀룰루
우리 민족 최초의 이민,세계를 향한 힘찬 도전하와이 호놀룰루하와이 호놀룰루와 인천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 1902년 우리 민족은 호놀룰루로 최초 이민을 떠났으며, 이곳에서 우리 민족은 일제강점기 동포의 권익을 보호하고 모국의 주권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또 미래를 위한 교육에 힘쓰며 한글과 민족 정체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은 마침내 인하공과대학 설립으로 이어지며 오늘날 인천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호놀룰루와 인천의 발자취를 따라 지난 시간을 되짚으며 ‘세계 초일류도시’로 발돋움하는 인천의 내일을 내다본다.글 김상열 한국이민사박물관 관장하와이 호놀룰루로 이민,왜 인천이었던가?1883년 세계를 향해 문호를 개방한 인천은 개항 도시로 변모했다. 개항과 더불어 유입된 신문물은 빈한한 어촌이었던 인천을 급격히 변화시켰다. 모든 문물이 인천으로 들어와 한반도 전역으로 퍼져나갔고, 한반도의 산물이 인천에 모여 세계로 퍼져나가는 집산지로 기능했다. 당시 인천 사람들은 한반도 어느 지역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높았다. 이는 1902년 나가사키에서 갤릭호에 오른 102명 중에서 인천 사람이 86명에 달했다는 것에서 증명되듯 초기 하와이 이민에서 인천의 역할은 컸다.인천의 한 원로는 어떠한 물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바다 같다고 해 ‘해불양수海不讓水’의 도시로 인천을 소개한다. 바다처럼 그 어떠한 것이라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도시가 인천인 것이다.한반도 전역에서 유입된 모든 이들이 힘을 모아 대한민국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선도해 온 이주민의 도시 인천은 모든 이에게 기회의 땅이
2023-11-02 2023년 11월호 -
구도 인천- SSG 랜더스 100만 누적 관중 돌파의 힘
인천시와 SSG 랜더스의 아름다운 동행100만 누적 관중 돌파로, ‘구도球都 인천’ 열기 후끈지난 10월 4일, SSG 랜더스의 69번째 홈 경기에서 관중 8,006명이 입장해 누적 관중 100만 5,662명을 돌파했다. ‘100만 누적 관중’은 프로스포츠에서 흥행 성공을 가늠하는 상징적 수치로 약 40년 동안의 인천 프로야구 역사에서 2012년과 2018년 단 두 번밖에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이 어려운 기록을 SSG 랜더스는 창단 3년 만에 이뤘다. 팬들의 응원과 모기업의 후원, 그리고 우리 시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SSG 랜더스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린 10월 1일 관중석 전경인천과 SSG 랜더스의 찰떡궁합인천은 일찍이 ‘야구 도시’였다. 100여 년 전, 현재 제물포고등학교 자리인 ‘웃터골’은 야구의 성지였고, 인천 학생들이 결성한 ‘한용단’은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울분을 풀어준 존재였다. 인천에서 우수한 야구 선수들이 배출되었고, 그 명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SSG 랜더스는 지난 2021년 신세계그룹이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탄생했으며, 이듬해인 2022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쾌거를 달성했다. 올해도 SSG 랜더스는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정규시즌 3위로 막을 내렸다. 그 가운데 누적 관중 100만 돌파의 쾌거를 이룬 것.이 같은 빛나는 성과는 우리 시와 SSG 랜더스가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한 결과다. 우리 시와 SSG 랜더스는 다채로운 지역 밀착 활동을 통해 ‘인천 하면 SSG 랜더스, SSG 랜더스 하면 인천’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세상에 없던 프로야구단’ 시민 가까이서 호흡우리 시와 SSG 랜더스는 ‘야구 저변 확대’와 ‘지역 상생’이라는 공통 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방면에서 협업
2023-11-02 2023년 11월호 -
빛으로 그린 사진 이야기
꽃보다 더 아름다운 단풍동트기 전 인천대공원으로 달려가 단풍나무 앞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서 태양이 떠오르기만을 기다렸다. 곧게 뻗은 메타세쿼이아나무와 붉은 단풍잎이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이다. 안개가 피어오르면서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웅성거렸다. 셔터 누르는 소리가 상큼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단풍나무 사이로 퍼져나갔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몽환적인 풍경이었다. 가을은 마음을 쓸쓸하게도 하지만 참 아름다운 계절이다.글·사진 최병관 사진가
2023-11-02 202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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