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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근대건축문화자산 재생사업 1호(개항장 이음1977) & 역사산책공간 프로젝트

2021-03-30 2021년 4월호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짝’

자유공원의 옛집들

글·사진 김진국 본지 총괄편집국장



김수근 건축가가 1977년 지은 주택인 ‘이음1977’ 전경

빨간 벽돌과 나무 계단, 빛과 바람의 농도를 적절히 통제하는 창. ‘이음1977’ 주택에 들어서면 따뜻함과 아늑함이 느껴진다. 응봉산 자락의 경사 지형을 적극 활용하고, 터에서 자라던 나무를 훼손하지 않은 채 지은 건축 기법이 돋보이는 집이다. 인공미를 지양하고 자연과 조화롭게 꾸미는 우리네 전통 정원과 닮아 있다. 
‘건축은 빛과 벽돌이 짓는 시’란 철학을 갖고 있던 건축가 김수근이 이 집을 건축한 때는 1977년이다. 건축주인 이기상 전 영진공사 회장과 부인 공경화 씨의 요청에 김수근이 화답하며 자유공원 응봉산 자락에 ‘언덕 위의 벽돌집’(송학동1가 2-4)을 지었다. 집터엔 당시 아담한 건물이 있었는데 이경성 초대 인천시립박물관장이 세 들어 살던 집이었다. 옛 건물을 허물고 지은 새집은 개항장의 지리적, 공간적 특성을 잘 반영한 공간으로 피어났다.
김수근은 일제강점기 정미소였던 건물을 헐 때 나온 벽돌로 내벽을 쌓고, 문화재 보수용 전돌로 외벽을 마감했다. 실내 전등조차 일본에서 직접 사 올 정도로 디테일에도 신경을 썼다.



건축 당시 일본에서 가져온 실내등


​이음1977의 실내.
골목길의 풍경을 집안으로 들여 놓았다.


‘근대건축문화자산 재생사업’에 적합한 건물을 찾던 인천도시공사가 운 좋게 이 건물을 찾아낸 때는 2019년이다. 당시 공 씨가 혼자 거주하던 이 집을 매입한 인천도시공사는 ‘이음1977’이란 문패를 달았고 현재 시민문화 공간으로 꾸미는 중이다.
윤세형(46) 인천도시공사 부장은 “이음1977은 시간과 사람, 공간을 이어주는 시민공유 공간이자 실험적 문화거점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지 면적 628㎡(190평), 연면적 206㎡(60평)의 근대건축문화자산 재생사업 1호(이음1977)의 리모델링 공사는 이달 중 본격 시작한다.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며 공공 개방을 위해 오래된 시설을 수리하는 정도로만 진행된다.
공교롭게도 담장 하나를 경계로 옆집은 인천시역사자료관으로 쓰던 옛 ‘인천시장 관사’이고, 대각선으로 ‘제물포구락부’가 위치한다. 인천시장 관사는 개항 후 중앙동4가에서 잡화상을 운영했던 일본인 사업가 코노 다케노스케(河野竹之助)의 별장이 있던 자리이고 제물포구락부는 서구 외교관들이 모이던 사교 클럽이자 은밀한 정치가 이뤄지던 곳이다. 
인천 전역에 ‘역사산책공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인천시는 오는 7월 개방을 목표로 현재 옛 인천시장 관사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 중이다. 앞서 지난해 제물포구락부를 음악과 영화, 이야기가 있는 문화공간으로 개방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백민숙 인천시 문화유산과장은 “인천 곳곳에 남은 유무형의 자산을 찾아내 시민들이 여가를 즐기고 역사를 향유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음1977과 인천시장 관사 리모델링 공사가 완성되면 송학동은 ‘이음1977-제물포구락부-인천시장 관사’로 연결되는 ‘삼각-복합문화공간’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지하 공간에서 바라본 인천항 방향 뷰


인천항을 등지고 바라본 이음1977과 옛 인천시장 관사, 제물포구락부 전경 ©사진 인천도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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