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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림 읽기, 생각 나누기

2022-11-01 2022년 11월호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별이 빛나는 밤, 1889년, 유화, 73.7×92.1cm, 뉴욕 현대미술관


고흐의 밤하늘에서 칸트를 만나다

개인적으로 미술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입니다. 작가의 표현 양식에 묘하게 끌리기도 하고, 그 이상의 어떤 경이로움까지 느끼곤 하거든요. 하늘을 향해 상승하는 사이프러스 나무와 교회 첨탑이, 짙푸른 밤하늘에 휘몰아 도는 크고 작은 별들이 그래요. 나아가 이 별들은 명멸해 간 위대한 사상가와 예술가의 현현인 듯싶어 이런저런 상상을 더하게 하죠.
“늘 새롭고 더한 놀라움과 경건함을 주는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내 위에 반짝이는 별을 보여주는 하늘이고 다른 하나는 나를 지켜주는 마음속 도덕률이다.”
임마누엘 칸트(1724~1804)의 묘비명에 새겨져 있는 글귀입니다. 언제부턴가 고흐의 밤하늘과 칸트의 글귀가 하나로 묶이기 시작했어요. 밤하늘에 필적할 도덕법칙이라니…. 칸트는 우리의 어떤 선택과 행동이 좋음이나 결과를 미리 상정하지 않고 그것이 오직 옳음과 동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옳음은 하나의 도덕법칙이 되어야 하고, 그 행함에는 선의지가 수반되어야 하는 거죠. 하지만 우리는 진리의 상대성이니 사회생활의 융통성이니 하는 말들로 자신의 판단과 행함을 합리화하기에 바쁜 건 아닐까요.
깊어가는 계절 따라 낮의 길이도 조금씩 줄어들고 기온도 점점 떨어지고 있네요. 해가 지면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부산스럽게 총총거립니다. 도시의 고층 건물과 불빛 사이로 비집고 나온 별빛이 반갑네요. 때론 이렇게라도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삶을 되돌아보고 누군가를 만나기도 합니다.


글 김성배 인천광역시 문화콘텐츠과 시립미술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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