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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인천의 생태계, 세계를 지키다 ② 인천을 사랑하는 겨울철새들

2023-02-01 2023년 2월호


생명의 보고, 인천 갯벌에 둥지를 틀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엔 모든 동식물이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공존한다. 새가 없으면 해충이, 최상위 포식자가 없으면 초식동물이 크게 늘어나 먹이사슬이 붕괴된다. 전 세계가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 지속 가능한 지구환경을 만들어가자는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도 기후 위기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천시는 더 나아가 탄소중립 시기를 정부 목표보다 5년 앞당겨 2045년으로 정한 탄소중립 선도도시다. 광활한 갯벌과 깨끗한 바다, 무수한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천혜의 땅 인천. <굿모닝인천>이 새해 특별 기획으로 세계를 지키는 인천의 생태계를 탐험한다.


글 김진국 본지 편집장│사진 홍승훈 포토그래퍼

소래생태공원에 날아든 겨울철새들
겨울 햇살이 드리워진 소래생태공원 갯골 사이로 카키빛 물이 흐른다. 잔물결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갯골을 흐르는 밀물의 폭은 넓어진다.
장수천과 소래 바닷물이 만나는 그 물 위로 오리들이 떠 있다. 갯벌 위에서 쉬는 녀석들도 눈에 들어온다.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청둥오리. 생김새에 따라 다른 이름을 가진 오리들이 갯골 여기저기서 한가로운 겨울 오후를 보내는 중이다.
소래생태공원을 휘휘 돌아 나온 물은 한화에코메트로 아파트 앞을 지나 고잔, 송도, 아암도, 남동의 하천, 바다와 만난다.
지난 1월 19일 돌아본 갯벌 일대에선 알락꼬리마도요, 혹부리오리, 기러기 같은 겨울철새가 떼를 지어 날아오르거나 쉬고 있었다.


고잔 갯벌을 날아오르는 마도요 떼


하천과 바닷물의 만남, 남동유수지
남동공단과 송도국제도시 사이 ‘남동유수지’는 승기천과 송도 갯벌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다. 하천과 바닷물의 만남은 생태적으로, 철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염분을 소화시키지 못하는 저어새의 새끼는 민물과 바닷물이 함께 있는 곳에서만 서식이 가능하다. 남동유수지에 해마다 저어새가 둥지를 트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남동유수지에 저어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곳엔 매년 120여 종의 물새와 숲새들이 찾아온다. 흰꼬리수리, 매, 노랑부리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알락꼬리마도요, 큰기러기부터 청다리도
요처럼 전 세계 개체수의 1%에 해당하는 멸종위기종 개체들이 한동안 머물다 떠나간다. 숲으로 들어가면 노랑턱멧새, 딱새, 박새, 붉은머리오목눈이, 직박구리의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다.




서구 공촌천을 찾은 겨울철새들


교동도를 찾은 큰기러기들이 겨울 논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남동유수지에서 고방오리들이 먹이를 찾아 상반신을 물 속에 담그고 있다.


인천의 섬에서 만나는 겨울철새만 350여 종
겨울이면 인천의 갯벌엔 수백여 종의 철새가 날아온다. 계절에 따라 적게는 수백 킬로미터에서 많게는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철새들. 송도, 영종도, 강화도 등 인천의 갯벌과 소청도, 덕적도, 장봉도 같은 인천의 섬에서 만나는 새들만 350여 종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관찰되는 550여 종의 새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최대 철새 서식지가 인천임을 말해주는 수치다.

지금도 강화 동검도에선 두루미들이 겨울을 나고 있으며 여러 지역에서 쇠기러기, 큰기러기, 독수리, 청둥오리, 쇠오리의 군무를 볼 수 있다. 고고한 자태로 먹이를 찾는 큰고니, 큰기러기, 검은머리물떼새, 검은머리갈매기, 노랑부리백로도 인천에서 많이 관찰된다. 맹금류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인천에서 만나는 멸종위기종 맹금류는 물수리, 벌매, 흰꼬리수리, 참수리, 매, 수리부엉이 등이다. 이처럼 희귀종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다는 얘기다.

김미은(48) 저어새생태학습관 사무국장은 “새들이 찾아온다는 얘기는 먹을 것도 많고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다는 방증”이라며 “인천의 갯벌은 세계적으로 멸종위기 조류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으며, 정화작용까지 하는 귀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학익유수지에서 고방오리가 쉬고 있다.



고잔 갯벌에서 만난 민물도요 떼와 마도요



환경 칼럼

인천 갯벌, 세계가 인정한 자연유산


글 노형래 환경 칼럼니스트

“한국 갯벌은 독일 갯벌보다 저서생물, 갯벌 생물, 염생식물, 사구식물, 철새 개체수 등 종다양성이 풍부한 세계 자연의 보고입니다.”
“한국 갯벌, 그중에서도 인천 강화도 갯벌은 후대에 꼭 남겨줘야 할 세계자연유산입니다.”
15년 전 독일 슐레스비히-홀스타인 갯벌 국립공원에서 만난 세계적인 갯벌 전문가 ‘헬무트 그림’ 박사는 인천 갯벌, 특히 강화 갯벌에 관심이 많았고, 방대하고 정확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었다. 그는 한국 갯벌 세계 자연의 보고라고 강조했다. 필자는 당시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등 바덴해 3국 갯벌 보호체계를 취재했다.
인천의 갯벌은 전 세계 6,000여 마리의 저어새를 낳고 키우고 있다. 저어새뿐 아니라 천연기념물 두루미, 황새, 큰고니와 검은머리갈매기, 검은머리물떼새, 노랑부리백로, 알락꼬리마도요, 민물도요, 청둥오리, 흰죽지, 고방오리, 흰꼬리수리 등 수많은 희귀 조류의 보금자리다.
2019년 서천 갯벌(충남 서천), 고창 갯벌(전북 고창), 신안 갯벌(전남 신안), 보성-순천 갯벌(전남 보성·순천) 등 총 네 곳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그런데 강화도, 옹진군, 연수구, 중구 등 인천 갯벌은 세계자연유산 등재 신청에서 제외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도 이를 이해하지 못했는지, 한국 갯벌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면서 강화도와 옹진군 등 인천 갯벌을 추가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문화재청도 2025년 열릴 예정인 제48차 세계자연유산위원회까지 등재 심사에서 인천 갯벌 등을 2단계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인천 지역 갯벌 면적은 강화군 256.1km2, 옹진군 298.2km2, 중구 174km2 등 총 728.3km2로 전국 갯벌 면적(2,482km2)의 29.3%를 차지한다. 인천 갯벌에는 여의도의 52.7배인 천연기념물 제419호 ‘강화 갯벌 및 저어새 번식지(435.069km2)’가 있다.
2003년 인천 최초로 지정된 옹진군 장봉도습지보호구역(약 68.4km2)과 대이작도 해양생태계보전지역(약 55.7km2)도 있다. 송도 갯벌 일부는 해양수산부 습지보호구역이자 람사르습지로 등재돼 있다. 문화재청이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강화도와 옹진군 갯벌을 등록 신청조차 하지 못한 이유는 갯벌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알려져 있다. 자신들의 생계 터전을 많은 생명과 공존하기 위해 흔쾌히 내놓았지만 정작 문화재청과 해양수산부는 보호구역 지정만 하고 주민들에게 필요한 연구 기관 설립, 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 주민 역량 강화 교육, 상품 개발 등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인천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에 꼽히는 세계적인 자연유산이다. 이 갯벌을 잘 지키고 보존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어가는 묘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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