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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더 인천: 공간 ⑥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개관

2023-06-01 2023년 6월호

1,000만 인천 시대 


‘더(The) 인천’을 더(More) 알아가다. 지금 발 딛고 선 도시, 살아가는 동네, 그 안의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 인천 곳곳에 깃든 인천 사람 저마다의 삶과 기억, 숨은 이야기를 찾아 기록한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6월 29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개관한다. 세계 세 번째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문자 전문 박물관이다. 문자는 사람을 잇고, 지식을 전하고, 문명을 일으키며 인류의 서사와 함께한다. 300만 인천시민이 750만 재외동포와 함께,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1,000만 인천 시대’. 오늘, 인천에서 세계 문자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사진 류창현 포토 디렉터


하늘에서 본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두루마리를 형상화한 건축물 ‘페이지스’가 돋보인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주소 연수구 센트럴로 217(송도동)
규모 대지면적 1만 9,418m2, 연면적 1만 5,650m2(지하 1층, 지상 2층)
시설 상설 전시실, 기획 전시실, 야외 전시공간, 어린이 체험실, 수장고, 강당, 아트숍, 카페테리아 등


소리에서 언어로,
그림에서 기호로,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 문자

문자, 사람을 잇다.
문자, 지식을 전하다.
문자, 문명을 일으키다.


세계 세 번째, 문자박물관 개관
‘한글’로 1,000만 인천을 하나로

문자는 사람을 잇고, 지식을 전하며, 문명을 일으킨다. 문명 초기부터 지금까지 6,000여 년 인류역사의 거대한 서사가 문자에 오롯이 담겨 있다. 한글도 마찬가지다. 세계 속에는 한글과 한국어가 문화 유전자로 고스란히 녹아 있는 사람들이 있다. 750만 재외동포다. 그들이 한글을 쓰고 한국어로 말하는 것은 120여 년 이민 역사를 기록하고 한민족으로서 정체성을 꿋꿋이 지켜내는 일이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인천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 내에 오는 29일 개관한다. 프랑스 샹폴리옹 박물관과 중국 문자박물관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문자 전문 박물관이다. 750만 재외동포를 위한 전담 기구인 ‘재외동포청’도 송도국제도시 ‘부영송도타워’에 이달 5일 개청한다.


한글은 우리 민족을 단단하게 이어주는 끈이다. 재외동포청 유치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도 각별한 의의가 있다고 박준호(49)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전시운영부장은 말한다. “‘언어’와 ‘문자’는 한민족의 뿌리를 찾고 정체성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1,000만 인천 시대’라고 하죠.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300만 인천시민과 750만 재외동포가 언어와 문자를 공유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거점이 되길 바랍니다. 재외동포청이 함께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둥지를 튼 만큼 앞으로 실질적인 협업이 기대됩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개관으로 인천은 세계 문자 관련 연구·교육·학술 교류의 세계적 거점으로 발돋움한다. 한글로 세계 속 한민족을 하나로 잇고 문화국가로서의 위상을 드높인다.



야외 전시 ‘감각 문자 풍경’ 중 ‘빛으로 새긴 감각’



야외 전시 ‘감각 문자 풍경’ 중 ‘물로 새긴 감각’


문자, 자연·건축·인간과 감각하다
인천의 첫 국립박물관, 오래 기다려 왔다.
“그동안 세계적 문화재를 보기 위해선 서울이나 멀리 외국으로 가야만 했어요. ‘왜 인구 300만 도시 인천에 그에 걸맞은 문화시설이 없을까’ 안타까웠는데, 드디어 인천에 첫 국립박물관이 문을 열어 기쁘고 감격스럽습니다.” 정승은(35)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연구원은 인천 출신으로 그만큼 박물관 개관에 대한 감회가 깊다. 옆에서 준공 과정을 지켜보던 주민들의 관심도 남달랐다고 그는 전한다.


이제, 인천에서 세계 각국으로 시공간을 넘어 문자 여행을 떠난다. 파피루스를 이은 두루마리를 형상화한 외관이 멀리서부터 시선을 끌어당긴다. ‘페이지스(Pages)’는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의 상징으로, 문자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는 의미를 담는다. 수평적이고 유려한 곡선 형태의 건축물은 송도센트럴파크의 열린 공간으로 조화롭게 이어지며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공명(共鳴)’, 맞울림. 야외 전시 ‘감각 문자 풍경’은 자연과 건축, 문자와 인간이 공감하는 감각형 체험 전시다. 페이지스를 따라 돌·빛·물 자연으로 감각을 기록해 건축물의 조형성과 공명하고, 작품과 관객이 공명하며, 자연과 감각이 공명한다. 햇살의 농도와 기울기, 회전과 마찰, 반사와 진동에 따라 빛과 돌, 물이 시시각각 달라진다. 그 풍경을 따라 느릿느릿 걸으며 자연이 쓰는 문자와 조우한다.


상설 전시에서는 ‘세계 문자와 인류 문명의 위대한 여정’이 고고히 펼쳐진다. 세계 주요 문명권에서 생성되고 사용된 문자를 비교문화의 시각에서 조망해 본다.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연출과 9개 국어 해설로 편안하게 관람을 즐길 수 있다.


상설 전시실 앞, 언어를 형상화한 김승영의 ‘바벨탑’


인천, 세계 문자를 담다
주요 소장품




원형 배 점토판
(기원전 2000년~기원전 1600년)

고대 서아시아의 홍수 신화인 ‘아트라하시스 신화’를 아카드어 쐐기문자로 기록한 것. 기록에 따르면, 신들의 왕 엔릴이 홍수로 인간을 멸망시키려 하자, 에아신이 주인공에게 배를 만들게 해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도왔다. 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와 유사하다.



<구텐베르크 성서>의 ‘여호수아서’(1454년경)
<구텐베르크 성서>는 요하네스 구텐베르크(1400~1468년)가 발명한 서양 최초의 금속활자로 인쇄한 책이다. 이 성서는 분책이며, 한 면이 42행으로 이루어져 <42행성서>로도 불린다. 유럽에서는 이 성서로부터 본격적인 상업 출판이 시작되었으며, 이로써 지식 정보가 대중화되는 길이 열렸다.



재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大般若波羅蜜多經> 권
<재조대장경再雕大藏經>은 두 번째로 목판에 새겨 만든 대장경이라는 뜻. 강화도로 천도한 고려는 부처의 힘으로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고종 23년(1236년)부터 38년(1251년)에 걸쳐 <재조대장경>을 제작했다. <팔만대장경>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까지 해인사에 목판 전체가 그대로 보관돼 있다.



※ 꼭 봐야 할, 인천 주요 전시 및 유물
‘훈맹정음, 손으로 읽는 글’ 전시 훈맹정음: 박두성이 1946년에 작성한 한글 점자 설명서(실물대여·복제) / ‘불경의 최종 성취, 대장경’ 전시 재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 권 / ‘문자로 전하는 인류의 흔적’ 전시 <조선왕조실록(정족산사고본)>: 정족산사고에 보관돼 있던 <조선왕조실록>(복제품), <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의 국장을 치르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긴 책(복제품)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개관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문자도시’ 인천,
‘문자의 시대’는 계속된다

과연 ‘문자의 위기’ 시대는 오고 있는가. 문화체육관광부의 ‘2021 국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 한 명이 한 해에 읽는 책의 수는 평균 4.5권, 종이책은 2.7권에 불과하다. 하나, 문자에는 변함없이 강력한 힘이 있다. 온갖 영상과 이미지가 흘러넘치는 세상이지만, 우리가 알고 싶은 모든 것이 여전히 문자에 있다. 종이에서 인터넷으로, 도시 공간으로 매체가 달라져 갈 뿐이다. 형태는 변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긴 글 주의-문자의 미래는?’ 특별 전시는, 글보다 이미지와 영상에 익숙해진 오늘 우리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저마다 소통 방식의 특성과 차이점을 알아보고, 우리가 만들어나갈 소통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본다.


인천 문자의 역사는 깊다. 강화도는 1232년, 고려가 몽골의 말발굽을 피해 온 천년 고도古都. 고려는 부처의 힘으로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고종 23년(1236년)부터 38년(1251년)에 걸쳐 <재조대장경>을 제작했다. <팔만대장경>으로 알려진 <재조대장경>은 선원사에서 두 번째로 목판에 새겨 만든 대장경. 150년간 강화도에 보관했으나 조선 초기에 이운돼, 현재까지 합천 해인사에서 보관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본으로 추측되는 <상정고금예문詳定古今禮文>(1234년)은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본 <직지直指>(1377년)보다 43년 앞선다.
또 인천에는 조선의 왕립도서관 ‘외규장각外奎章閣’이 있었고,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과 왕실 족보 <선원보璿源譜>를 보관했던 ‘정족산사고’가 있다. 송암 박두성 선생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한글 ‘훈맹정음’을 창제했다.


세계 세 번째, 우리나라 첫 번째 문자박물관을 품을 만큼, 인천이 걸어온 길엔 문자도시다운 역사와 전통이 면면히 흐른다. 그리고 오늘, 인천에서 현대 세계 문자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 문자의 시대는 끝나지 않는다.


특별전시 ‘긴 글 주의-문자의 미래는?’


​ 어린이체험실 캐릭터 ‘깨비레터스’



어린이 전시 ‘깨비와 함께 떠나는 문자 여행’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관람 안내
관람 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오후 5시 30분 입장 마감)
관람료 무료 (단, 기획전시는 경우에 따라 유료)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 추석 당일
문의 전화 032-290-2000, 2001


‘한글’ 문화국가의 위상 제고
‘재외동포청’과 공고한 협업 기대

미니 인터뷰


 박준호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전시운영부장

박준호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전시운영부장

Q.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의 설립 의의와 목적은 무엇인가요?
A. 먼저,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든 문자 ‘한글’을 가진 문화국가로서의 위상을 견고히 합니다. 더불어 글로벌 시대에 세계 문자와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타 문화를 향한 열린 의식과 상호 존중의 관점을 공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울러 인류의 언어·문화의 미래 가치를 지향하는 새로운 지식문화사업의 토대를 제공하고, 인천 문화 관광의 거점 기관 역할도 수행하게 됩니다.


Q.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을 설립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인천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 내에 자리해 세계 문자 교류 및 관련 산업 활성화가 가능하고, 접근성이 좋아 국내외 방문객 유치에도 적합합니다. 세계로 향하는 관문, 글로벌 도시 인천의 위상에 걸맞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을 설립함으로써 인천의 문화적 역량이 한 단계 더 도약하리라고 생각합니다.


Q. 한글은 우리 민족을 하나로 잇는 끈입니다. 재외동포청이 이달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개청하는데,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도 각별한 의의가 있을 텐데요.

A. 재외동포들의 뿌리, 정체성을 지키는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언어’와 ‘문자’입니다. ‘1,000만 인천 시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300만 인천시민과 750만 재외동포가 언어와 문자를 공유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거점이 되길 바랍니다. 함께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둥지를 튼 만큼 실질적 협업을 공고히 하길 기대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 무엇인가요?
A.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대한민국 1호, 세계 세 번째 문자 전문 박물관입니다. 이곳에 오면 세계 문자와 인류 문명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문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고, 시대에 부응하며, 미래를 지향하는 박물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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