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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줌 인 1 - 하늬바다와 밤하늘의 은하수, 그리고 백령도의 평화
‘태고의 지구, 백령도에서 우주를 보다’ 전시회
하늬바다와 밤하늘의 은하수, 그리고 백령도의 평화
인천 출신 대표 화가 최정숙,
9월 19일~27일 인천문화재단 창고갤러리서 개인전
글·사진 김진국 본지 편집장
‘울트라머린 블루’의 바다, 무수한 음표가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는 것 같은 밤하늘의 은하수.
어릴 때 보았던 바다와 밤하늘은 비현실적이었다. 자연은 혹시 신이 그린 그림은 아닐까.
60여 년 전 일곱 살 소녀의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된 백령도의 이미지는 반세기를 흐르며 광활한 우주로 피어났다.
“백령도에서 할머니와 살던 어린 시절, 한여름 밤 집 마당 멍석 위에 누워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백령도의 모래알만큼이나 무수한 별들이 반짝이는 은하수가 흐르고 있었어요.”
서양화가 최정숙(69)이 ‘태고의 지구, 백령도에서 우주를 보다’를 주제로 오는 9월 19일~27일 인천문화재단 창고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하늬바다와 섬, 백령도의 밤하늘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선 100~120호의 대작을 감상할 수 있다.
최정숙의 그림은 어린 시절 선명히 각인된 이미지와 70년을 살아오며 깨달은 생의 철학, 자연의 총체적 결합체다. 작품을 마주할 때마다 아찔하면서 우주의 심연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드는 이유다.
“인간은 우주에서 먼지처럼 미미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우주이기도 합니다. 제 그림 속 돌 하나, 별 하나 역시 우주의 일부분이면서 우주 전체이기도 한 것이죠.”
그의 그림은 ‘남북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백령도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남북 평화 프로젝트에 참여한 그는 남북을 상징하는 청홍색 물감을 많이 사용해 왔다. 청홍색 물감은 뒤섞이고 혼재되며 한반도의 평화, 우주의 질서를 노래한다.
“저희 부모님도 북한 땅 장연에서 오신 분들입니다. 인천의 바다에서 얼마나 많은 남북의 갈등이 있었나요. 인천 앞바다가 평화로울 때 우리나라의 평화, 세계의 평화가 지켜질 수 있습니다.”
작가는 무수한 점을 찍기도 하고 물감을 뿌리기도 하면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본인이 생각하는 빛깔과 이미지가 나올 때까지 수십, 수백 번 붓을 놀린다. 그렇게 마침내 하나의 자식, 하나의 우주가 탄생한다. 작은 점 하나조차 작품 전체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최정숙 화가는 작업을 할 때 노력하지 않는다. 그는 노력보다 ‘몰입’을 한다. 노력은 힘겹지만 몰입은 즐거운 과정이다.
“매일 새벽 두세 시까지 그림을 그립니다. 단 한 번도 힘들다고 느낀 적이 없어요. 그림을 그릴 때는 어디선가 에너지가 뿜뿜 솟구쳐 나오거든요.” 그는 10월에도 인사동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별 내리는 섬, 하늬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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