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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내가 사랑하는 인천 -윤정미 사진작가

2024-03-05 2024년 3월호

근현대 소설 속 인천을 사진으로 읽다


글·사진 윤정미 사진작가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관 내 전시 풍경


인천 앞바다 갈매기를 촬영해 한옥 틀에 가둔 

‘인천 갈매기’ 시리즈


인천의 이야기가 담긴 근현대 소설 실물 책자


2008년경, 우연히 중고등학교 시절에 읽었던 근대 소설을 다시 읽게 됐다. 그때, 소설의 배경인 근대에 존재하던 문제들이 오늘날 환경과 조건이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효함을 발견했다. 결국 인간과 인간 사이, 또 사회에 내재하는 모든 문제의 근원은 시대가 변해도 동일하다는 생각에 그해, ‘It Will Be a Better Day_근대 소설’ 시리즈를 처음 시작하게 됐다. 


그 결과물인 ‘근대 소설’에 관한 연출 사진 작업을 2008년 두아트 갤러리에서 개최된 그룹전 ‘B-side’에서 처음 선보였다. ‘B-side’란 카세트테이프나 LP판의 A-side와 B-side에서 유래한 단어로, 작가들마다 대표작이라 불리는 시리즈 작업, 즉 A-side 외에도 그 작가의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작업 시리즈를 보여주는 전시였다. 당시 나는 ‘핑크 앤 블루 프로젝트’로 알려졌으나 새로운 작업을 모색하던 시기였다.


이후 근대 소설 작업을 추가해 2013년에 ‘갤러리 담’에서 ‘It Will Be a Better Day_근대 소설’ 시리즈로 개인전을 개최했고, 개인적으로 설립한 독립 출판사 ‘핑캔블루’에서 근대 소설 사진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어 2015년에는 전주의 ‘서학동 사진관’에서 동일 전시를 했으며, 2016년에는 ‘앵글에 담긴 근현대 한국 문학’이라는 제목으로 인천 중구에 자리한 한국근대문학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이번 ‘사진으로 읽은 인천 근현대 소설’ 전시는 한국근대문학관에서 ‘2020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와 ‘인천문학기행’ 책에서 소개한 인천을 배경으로 집필된 한국 근현대 문학 16편 중 15편 <빈상설>(이해조 지음, 1907), <송뢰금>(육정수 지음, 1908), <모란병>(이해조 지음, 1909), 

<재생>(이광수 지음, 1924), <인간문제>(강경애 지음, 1934), <밀림>(김말봉 지음, 1935), <박명>

(한용운 지음, 1938), <바닷가 소년>(한남철 지음, 1963), <중국인 거리>(오정희 지음, 1979), 

<포구의 황혼>(이원규 지음, 1987),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 지음, 1975), <새벽 출정>(방현석 지음, 1989), <중국어 수업>(김미월 지음, 2009), <모두 깜언>(김중미 지음, 2015), <중국인 할머니>(백수린 지음, 2016)를 읽고, 그 근대 소설의 인상 깊은 한 장면들을 각색해 연출 사진으로 제작했다. 


이번 작업들은 촬영에 앞서서, 내 안에서 그 소설의 장면을 내재화하는 작업이 우선시됐다. 즉, 소설을 읽으면서 그 소설에서 인상 깊은 장면을 선정하고, 어떤 장소에서 어떤 배우를 캐스팅해서 어떤 옷, 어떤 소도구를 사용해 어떻게 찍을 것인가를 구상하는 단계가 가미되어 나로서도 평소와는 다른 이질적이면서, 즐거운 제작 과정이었다. 연출에서부터 로케이션 구하기, 배우 캐스팅, 의상, 소도구 등을 직접 챙겨야 하는 부분 등 과정별 작업이 추가되어 힘들기도 했지만 하나의 종합 예술을 구성하는 듯한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었고, 새로운 생각들이 떠오르며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촉발시켰다. 

한국근대문학관의 멋진 기획으로 인천을 배경으로 한 훌륭한 한국 근현대 문학과 작가들을 만날 수 있게 됐고, 또 대중들과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점이 매우 뜻깊다. 또한, 그 문학 속 장면들을 사진으로 작업하며 시공을 초월해 존재하는 인간 본연의 문제군과 감정을 마주하고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부분은 스스로 한층 성숙해지고 깊어지는 값진 시간이 되기도 했다.


"소설 외에도 인천 앞바다 갈매기를 촬영해 한옥 창틀에 가둔 ‘인천 갈매기’ 시리즈는 전시 공간이 인천이라는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한다. 이는 대학교 사진 수업 마지막 날, 월미도로 촬영 갔을 때 느낀 낯설고도 신선했던 

감정과도 맞닿아 있다."


사진으로 읽는 인천 근현대 소설-윤정미 사진전

전시 기간 4월 28일까지(매주 월요일, 법정 공휴일 다음 날 휴관)

운영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전시 장소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관

전시 자료 윤정미 사진작가 출품작 30여 점

문의 032-765-0305, 032-773-3800


사진으로 읽는 인천 근현대 소설’ 전시 미리 보기


전시 메이킹 영상 보기


인천을 다룬 근현대 소설을 사진으로 재해석한 윤정미 작가의 전시가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으로 읽는 인천 근현대 소설’에서는 윤정미 작가가 한국근대문학관과 함께 선정한 소설 15편을 읽고, 그 소설 속 인상 깊은 장면을 선정해 사진 등으로 연출한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① <박명> 한용운, 1938

산전수전 다 겪은 여주인공 장순영이 비구니가 되어 절 앞에서 회한에 젖어 슬픈 표정으로 기도하는 모습.


② <모란병> 이해조, 1909  

모란 병풍 앞에서 여주인공 금선이 부모님을 생각하며 눈물짓는 장면.


③ <송뢰금> 육정수, 1908

하와이 이민을 다룬 소설이다. 사진 속 이미지는 하와이 이민 전단지를 보고 있는 김주사의 모습. 


④ <모두 깜언> 김중미, 2015

‘모두 깜언’은 아름다운 성장 소설이다. 사진은 서울에서 온 우주, 일 잘하는 광수 그리고 유정이 길을 걸으며 이야기하는 장면.



⑤ <중국어 수업> 김미월, 2009 

인천 지하철 안에서 중국 어린이 두 명이 의자를 책상 삼아 한국어를 공부하는 모습. 16개의 사진 중 이 사진만 합성 사진이다. 


⑥ <포구의 황혼> 이원규, 1987 

분단 문학이며, 드라마로도 선보였다. 어부인 아버지는 병 안에 편지를 넣어 북에 있는 가족들에게 닿길 바라며 바다에 병을 던진다. 


⑦ <바닷가 소년> 한남철(한남규), 1963

전쟁고아 소년이 매일 바다를 바라보며 쓸쓸히 앉아 있는 모습. 소설 속에 많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⑧ <인간문제> 강경애, 1934 

계란이 담긴 바구니를 들고 있는 주인공 선비, 소설 속에서는 계란을 귀여워한다고 표현되어 있다. 



⑨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1976

철거되는 집에 용역들이 들이닥치는데, 난장이 가족이 밥상을 차려놓고 마지막으로 밥을 먹는 장면. 소설 속 난장이 일가가 이주하는 ‘은강’이라는 지역이 인천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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