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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구도심, 문화와 놀다

2015-01-08 2015년 1월호

 
구도심, 문화와 놀다

인천 구도심에 문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개발에 소외되어 주민이 떠난 빈 공간을 예술가들이 들어가면서 창작활동 공간으로 재생하고 있다. 특히 남구는 지역의 빈집을 젊은 예술가들에게 제공하는 레지던시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 지역에 활기도 불어넣어 마을 공동체를 다시 회복하자는 취지다. 

글 이용남 본지편집위원   사진 유창호 자유사진가



빈집 활용 지역의 문화사랑방 역할
지난해 12월 10일 인천 남구 숭의동 수봉영산마을에 위치한 ‘수봉다방’에서는 재미있는 퍼포먼스가 열렸다. 추운 겨울 이웃주민들과 함께 밥을 나눠먹으며 소통하는 ‘밥먹고 가세요#1 부대찌개’ 행사다. 남구에서 운영하는 예술가 입주공간 ‘그린빌라’에 소속된 청년작가 박혜민(30) 씨가 기획했다. 부대찌개 재료인 돼지고기와 김치, 라면, 양파, 파 등의 그림을 박 작가가 그리고 그 그림을 가져간 사람들이 물건으로 바꿔와 부대찌개를 만드는 퍼포먼스다.
박 작가는 오후 4시부터 어렵게 모은 재료들을 모아 직접 부대찌개를 끓여 인근 어르신들과 어린 학생들에게 대접했다. 추운 겨울 몸과 마음을 녹인 부대찌개는 ‘마법의 수프’ 같았다. 부대찌개를 먹으며 동네 사람들이 모여 따듯한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부대찌개 퍼포먼스는 청년 예술가들이 마을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하며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퍼포먼스가 이뤄진 공간은 ‘수봉다방’이다. 간판만 보고 진짜 다방인줄 알고 차 마시러 들르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수봉다방은 문화 사랑방이자 마을 공동체를 위한 소통공간이다. 딱히 갈 곳 없는 어르신들이 따뜻한 난로와 차가 있는 이곳에서 청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두런두런하며 마을에 대한 생각을 나눈다. 



수봉다방엔 청년작가들의 아기자기한 그림과 설치 미술이 전시되어 있다. 주민들은 무료로 커피도 마시면서, 미술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수봉다방이 위치한 남구 숭의동 수봉영산마을은 인천 구도심 중의 구도심이다. 마을은 2006년 이후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과 해제를 반복하면서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다. 빈집이 여럿 된다. 수봉다방이 들어서 있는 곳도 ‘경기슈퍼마켓’이라는 이름으로 30대 젊은 부부가 운영하던 가게였다. 슈퍼마켓 운영이 안 되자 젊은 부부는 떠났고 빈집으로 남아 노숙자와 비행청소년의 아지트가 되어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이때 ‘그린빌라’ 입주작가인 박혜민, 정미타, 김보리 작가 3명이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빈집을 활용해 문화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구가 이 집을 매입하면서 성사됐다. 작가들은 한 달여 기간 동안 빈집의 쓰레기를 치우고 청소를 했고, 미술작품을 설치하면서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박혜민 작가에 이어 김가람(30) 작가는 ‘무료헤어커트’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 작가는 이 퍼포먼스를 위해 일부로 미용기술을 배웠다. 김 작가가 선보일 헤어커트 퍼포먼스는 ‘에볼라 확산 방지’ 등과 같은 사회적 이슈를 시민들과 같이 공감하고 함께 생각해보자는 뜻에서 기획했다. 다른 작가들은 수봉다방에서 방학을 맞는 동네 아이들과 함께하는 ‘마을지도 그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수봉다방은 2015년 2월 28일까지 운영하는 단기파일럿 프로그램이다. 이 기간이 끝나면 주민들의 생각, 예술가들의 의견을 모아 수봉다방의 다음 용도가 결정된다. 

인천의 또 다른 레지던시 공간




청년 예술가들의 레지던시 ‘그린빌라’
남구 숭의동 새천년로 5번길에 위치한 ‘그린빌라’는 청년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레지던시 공간이다. 2014년 1월부터 운영했고, 현재 11여 명의 작가들이 들어와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문학, 음악, 미술, 연극 등 작가들의 장르도 다양하다.
그린빌라를 운영하는 남구는 예술가들에게 작업의 성과를 요구하지 않는다. 젊은 예술가들이 이곳에 들어와 살면서 지역주민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마을 공동체 활성화에 작은 밑거름이 되어주길 바란다. 그린빌라 입주작가들은 매월 작가들끼리 워크숍을 열어 지역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숭의 평화시장 창작공간
올해부터 남구 숭의동 평화시장이 예술가들을 위한 창작공간으로 변한다. 서울의 철공소거리였던 문래동이 예술인들의 창작공간이 된 것처럼 평화시장을 예술가, 문화기획자, 청년 기업가 유치와 창작, 체험, 행사 등의 공간으로 재생한다. 이곳은 마을사랑방. 이야기가게, 연습실 운영, 창작·마을공간이 들어서 예술과 사회적 경제가 어우러진 새로운 시장이 된다.
평화시장 창작공간은 1월부터 입주자를 모집한 뒤 6월 입주할 예정이다. 평화시장은 남구의 대표적 종합시장이었으나 2000년 대 이후 개발에 밀리고 구도심에 사람들이 떠나면서 지금은 장사하는 가게가 몇 곳 밖에 안될 정도로 어려운 상태였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인천의 대표적인 예술공간인 인천아트플랫폼도 예술가 레지던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작가들에게 스튜디오 및 창작활동 공간을 제공하면서 창작의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고 있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는 프리뷰전, 창작지원, 오픈스튜디오&페스티벌, 결과보고전시회로 진행된다. 올해 입주작가 모집은 40팀으로 공연예술분야 10팀, 시각예술 26팀, 문학창작 및 비평 4팀이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총 16개국 194팀의 작가가 참여했다. 올해 주요 전시로는 3월 12일부터 4월 30일까지 ‘6기 입주작가 브리뷰전’,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6기 입주작가 오픈 스튜디오전’을 각각 열 예정이다.

백령도 평화예술 레지던시
인천아트플랫폼은 2012년부터 백령도와 서해5도 지역을 배경으로 다양한 예술담론을 다루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창작거점인 백령도 평화예술 레지던시를 운영해 왔다. 올해는 사업이 잠정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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