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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엄마, 나 갔다올게!

2015-02-05 2015년 2월호

엄마, 나 갔다올게!

27일간 사춘기를 넘어 세상을 배워 온 여섯 악동들
어쩌면 사람도 처음부터 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갓 태어난 아이를 향한, 날지 못할 거라는 어른의 의심이 그들을 날 수 없게 만든 것은 아닐까?
의심 가득한 세상을 향해 중학생 6명이
날개를 펴고 날아올랐다. 

글·사진 이현주 자유기고가

어리석은 세상은 너를 몰라♪ / 누에 속에 감춰진 너를 못 봐 / 나는 알아 내겐 보여 /
그토록 찬란한 너의 날개 / 겁내지 마 할 수 있어 / 뜨겁게 꿈틀거리는 / 날개를 펴 날아올라 세상 위로
태양처럼 빛을 내는 그대여 / 이 세상이 거칠게 막아서도 / 빛나는 사람아 난 너를 사랑해 /
널 세상이 볼 수 있게 날아 저 멀리♪출처 러브홀릭스 노래 butterfly(버터플라이)



엄마, 나는 누구인가요?
안찬욱(인천남중 3), 김대경(인천남중 3), 김대호(선인중 3), 장수연(상인천여중 3), 안민서(인천남중 3), 권오상(인천선인중 3) 6명은 유치원 때부터 친구 사이다. 십여 년 지기지만 그들의 관심은 누가 몇 개 더 맞았는지, 전교 몇 등인지에 있었다. 친구의 관심사는 무엇인지, 자신의 꿈은 무엇인지 몰랐던 그들이 중학교 2학년 시절 문득 떠나고 싶었다.
그 시기 누구나 그렇지만 부모님과의 마찰, 꿈에 대한 막연함,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한창 피어야 할 나이에 점점 시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탈출구가 필요했다. 학원 선생님의 권유로 6인방은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영국, 프랑스, 두바이 여행을 훌쩍 떠난다.



세계로 go, go
유럽 여행을 떠나기 전 가고 싶은 장소 한 곳을 각자 정했다. 여행에서 서로 해야 할 역할도 한 가지씩 정했다. 찬욱이는 보스(대장), 대경이는 커멘더(지휘관), 대호는 내비게이터(조종사), 수연이는 에디터(편집장), 민서는 사진, 오상이는 머니키퍼(돈 관리자)라는 각자의 임무를 갖게 되었다. 비행기에 오를 때까지 부모님의 잔소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자유를 즐길 생각에 키득키득 마냥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여행이 하루를 넘어서자 자신을 돌봐줄 부모님이 없다는 현실이 슬퍼 서로 부둥켜 울었다.
27일간의 여행은 순탄치 않았다. 아토피가 심했던 대호는 유럽 더위에 아토피 피부 관리가 쉽지 않았다. 수연이는 두바이 공항에서 여권을 잃어버렸다. 집이 아닌 곳에서 용변 보기를 꺼리던 민서는 여행 내내 화장실이 문제였다. 오상이는 교통카드 잔액이 부족해 비 오는 날 한없이 숙소까지 걸어야 했다.

여행 발자국, 책 한 권으로 꾸욱 남겨
27일간 매일 쓴 일기장은 책 한 권으로 탄생했다. 여행 중 에피소드와 느낌을 책으로 엮는 과정도 녹록지 않았다. 사진을 고르고 자신들의 일기를 정리하는 데 일 년이 걸렸다.
2014년 가을, ‘엄마, 나 갔다올게!’라는 제목으로 그들의 여행일기를 출판했다. 그들만의 일기가 모두의 꿈이 되는 순간이었다. 평범한 중학생들이 쓴 책의 초판 1천부가 완판되었다. 교보문고에서 책 출판회도 열었다. 저자 사인회를 갖는 영광스러운 자리가 믿기질 않았다.



평범했던 나비 여섯 마리, 날다
학원에서 만나 영어 단어 외우고 수학 문제 풀던 그들이 과감히 책장을 덮자 세상은 그들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물과 기름처럼 겉돌던 아이의 교우 관계가 달라지고, 약하기만 했던 아이는 사막여행서 가장 끝까지 체력을 유지해 강한 아이로 변모했다. 매사 부정적이고 어두웠던 아이는 웃음을 되찾았다.
외국 친구들과 소통하려면 외국어가 필수임을 깨닫고 스스로 책상에 앉기 시작했다.
영어 단어 하나, 수학 문제 하나를 풀지 않아도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지극히 평범했던 아이들에게 여행은 세상을 헤쳐 나가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나비는 누에고치 속 접은 날개를 말린 후 날아오른다. 나비가 누에고치 안에서 영영 나오지 못하고 나는 방법만 이론적으로 배우다 말라 비틀어져 죽을지, 온 힘을 다해 누에고치서 빠져나와 힘차게 날아오를지는 어른들 격려에 달려있다. 처음부터 의심 없이 손뼉 치고 격려했다면 인간도 날 수 있었기에….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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