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관광

진실을 찾아서

2001-05-17 1999년 10월호
요즘 우리사회에서는 언제부턴가 '믿음'을 찾기 어려워진 것 같다. 며칠전의 일이다. 회사에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한분 찾아오셨다. 아들이 집을 나가 찾으러 다닌다고 하셨다. 나를 비롯한 회사분들은 그 할머니 아들의 이름을 물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우리 회사에 다니지 않았다. 그런분이 안계시다며 이야기를 마치려 했는데 할머니는 이어 아들을 찾아다니느라 노자돈이 다 떨어졌으니 좀 도와주면 고맙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말을 전해들은 우리는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할말을 잠시 잃었다.
뜻밖의 부탁이라 그랬던 것일까. 그보다는 아마 우리는 할머니 말이 다들 거짓말이라고 여겼는지 모른다. 할머니는 계속해서 돈 삼만원이라도 주면 고맙겠다고 하셨고 우리는 더 이상 응답하지 않고 제각자 일을 다시 시작했다. 나 역시.

그 할머니 말씀이 거짓이었을까, 진실된 마음이었을까. 괜시리 나마저 외면한 것에 후회스런 마음도 들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그런 말을 듣고 그대로 믿을 사람이 어디 몇 명이나 될까. 내가 너무 부정적인 면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우린 왜 할머니 말에 한명도 반응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우리는 아무리 진실이라도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는 불신이란 습성에 익숙해져 있는지 모른다. 문득 믿음이란 것에 대해 누군가 내게 이런 얘기를 했던 것이 생각난다. '믿음'은 속아주는 것이라고.
그런면에서 내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고 그의 마음이 진실이든 거짓이던간에 그 할머니의 마음을 부정한 것이 미안하게 여겨졌다. 우리 사회에 누군가를 대하는 태도에 믿음이라는 말이 당연스레 받아들여질 수 있기를 바래본다.

첨부파일
OPEN 공공누리 출처표시 상업용금지 변경금지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이 게시물은 "공공누리"의 자유이용허락 표시제도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료관리담당자
  • 담당부서 콘텐츠기획관
  • 문의처 032-440-8302
  • 최종업데이트 2025-08-28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