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맛있게 잘 먹었어요'
벌써 이곳에서 일한 지 삼 년이 되어간다.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튀기고 볶고 끓여 대는 급식소 안은 찜통 그 자체이다. 그러나 줄줄 흐르는 땀방울만큼 즐거움과 보람도 있는 곳이다.
더욱이 저녁 뉴스에 어느 학교에서 식중독 운운하는 소리가 들리면 나도 모르게 귀가 세워지고 눈이 동그레진다. 한끼의 식사이지만 아이들이 잘 먹고 잘 커 가고, 학년별로 먹는 양이 점점 늘어가는 것을 볼 때 그 만큼 식습관이 좋아지고 편식이 주는 듯 싶어 힘든 일에 위안도 삼는다.
간식으로 자주 나오는 과일을 씻을 땐 커다란 싱크대 가득 부어놓은 색색의 과일에 마치 풍년 맞은 농부인 양 흐뭇하다. 이렇게 많은 과일을 만져보는 기쁨은 먹지 않아도 배부름 그 자체이다.
노란 꿀참외, 빨간 방울토마토, 커다란 수박, 제주도 귤, 싱싱한 딸기…. 모두 모두 깨끗이 씻으며 정말 행복한 마음 가득하며 웃음꽃을 피우곤 한다.
참외를 하나하나 깎고 커다란 수박을 자를 땐 손에 물집이 잡히고 힘들다. 하지만 함께 일하는 7명의 엄마들은 내 아이 입에 들어가는 양 정말 즐겁게 일한다.
그 많은 아이들 중에는 만날 때마다 유난히 '맛있게 잘 먹었어요'하고 꼭 인사를 잘하는 바른 아이도 있고 늘 수저를 잊고 와서는 멋 적은 듯 미적미적 빌려 가는 아이, 간식이 부족한 듯 '모자라는데요'하며 꼭 한번씩 들려 가는 아이며 모두 다 사랑스럽다.
더 힘든 무더위가 오면 아이들은 여름 방학을 하겠지, 그러면 우리도 같이 방학을 맞아 쉬어야지….
힘든 요즘 날씨에 더 청결하고 깨끗하게 맛있는 점심을 준비하면서 여름방학을 기다린다.
- 첨부파일
-
- 이전글
-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