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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모시적삼

2001-05-21 2000년 10월호
그리움 맴도는
잠자리 눈에는
오래전,
여인이 입던 낡은 모시 적삼이
어려있네

언제였나?
……………,
장대같은 비가 쏟아지던
어느 해 팔월

비에 흠뻑 젖은 채
삼베 옷 갈아입고
마지막으로 이곳을 지나간 여인

비어 젖은 뒷모습이
하도 아름다워
조용히 숨죽이고 지켜만 보았네

언제였나
……………,
하늘 가득한 냇가에서
빨래하던
여인의 모시 적삼 소매가
아름답던 날이……

동네 아낙 수다스런 우물에서
조용히 물동이 이고
향고 앞을 얌전히 지나더니,
알 수 없는 모퉁이를 돌아가던
여인의 뒷모습이 아름다워,

언제였나?
……………,
저 산너머
어디메에 산다고는 들었는데……

그리워
……………,
몇해인가?
세월마저 가져간 여인

오늘도 그 모습 찾고 있는데
잠자리 눈에
낡은 모시 적삼만 두고 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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