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아는 의사 하나 없는 설움
2001-05-21 2000년 10월호
어머니가 S병원에서 자궁암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담당의사는 정밀 검사도 해보지 않고 무조건 1기 이상 진행되었으니 빨리 수술을 해야 하며 수술도 대수술이라고 겁부터 주었다. 암이라는 결과만으로도 당황할 수밖에 없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의사의 으름장은 두려움을 가중시켰다. 그래도 우린 S병원에 정밀 검사를 신청해놓고 K병원의 검진도 받았다. 당시는 7월부터 시행된다는 의약분업 때문에 병원 파업이 결정된 시점이라 두 병원 모두 늦어지는 검사와 결과로 근 한 달간 집안이 엉망이었다.
K병원에서는 암 여부를 확인하는 세포 검사를 받았고 당초 암이라고 했던 S병원에서는 이상 세포가 발견된 부분을 도려내어 암이 몇 기까지 진행되었나 알아보는 검사를 하는 '원추 척출 수술'을 받았다. 의학적 지식이 없는 우리는 의사가 시키는 대로 따랐다. 그런데 며칠 후 K병원에서는 또 암이 아니라는 결과가 날아왔고 S병원에서는 '발견된 이상 세포는 암세포인데 원추적출수술로 다 완치가 되었다. 그러나 만약을 위해 자궁적출술을 받는 것이 좋으니 알아서 해라'고 하였다. 정말로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 어느 병원 말을 믿어야 할지…
우리는 가족 회의에서 결국 상처가 아문 후에 다른 병원의 검진을 더 받아봐야겠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애초의 이상 세포가 제거된 후라 정확한 결과를 얻기는 더욱 어려워진 셈이었다.
마침 TV에서 유방암이나 자궁암 수술 환자의 75%가 불필요한 수술을 받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된 터라 우리는 병원 담당 의사의 양심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확한 검사를 하기 이전부터 1기 이상이니 대수술이니 하다가 종국에 와선 이상 세포가 발견된 부분을 도려내 버린 후( 물론 정확한 검사를 위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젠 되었으니 혹시 모르니 자궁적출술을 받든지 말든지 알아서 결정하라고 하는 것이 못미더울 수밖에 없지 않은가. 모르는 사람들은 큰 병원을 찾아가지 그랬냐고 하겠지만 우리는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큰 병원이고 잘한다 손꼽히는 병원을 찾아간 것이 그렇다.
아무튼 당사자인 어머니나 옆에서 지켜보는 우리나 계속 불안하고 답답한 건 평생 가야 할 것 같다. 의사가 수술비나 실적을 생각하지 않고 순수하게 환자의 건강만을 생각한다면 불필요한 수술을 받는 환자도 없고 의심과 불안으로 살아야 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도 없을 텐데…주변에 아는 의사 하나 없는 것이 못내 아쉬운 기간이었다.
K병원에서는 암 여부를 확인하는 세포 검사를 받았고 당초 암이라고 했던 S병원에서는 이상 세포가 발견된 부분을 도려내어 암이 몇 기까지 진행되었나 알아보는 검사를 하는 '원추 척출 수술'을 받았다. 의학적 지식이 없는 우리는 의사가 시키는 대로 따랐다. 그런데 며칠 후 K병원에서는 또 암이 아니라는 결과가 날아왔고 S병원에서는 '발견된 이상 세포는 암세포인데 원추적출수술로 다 완치가 되었다. 그러나 만약을 위해 자궁적출술을 받는 것이 좋으니 알아서 해라'고 하였다. 정말로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 어느 병원 말을 믿어야 할지…
우리는 가족 회의에서 결국 상처가 아문 후에 다른 병원의 검진을 더 받아봐야겠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애초의 이상 세포가 제거된 후라 정확한 결과를 얻기는 더욱 어려워진 셈이었다.
마침 TV에서 유방암이나 자궁암 수술 환자의 75%가 불필요한 수술을 받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된 터라 우리는 병원 담당 의사의 양심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확한 검사를 하기 이전부터 1기 이상이니 대수술이니 하다가 종국에 와선 이상 세포가 발견된 부분을 도려내 버린 후( 물론 정확한 검사를 위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젠 되었으니 혹시 모르니 자궁적출술을 받든지 말든지 알아서 결정하라고 하는 것이 못미더울 수밖에 없지 않은가. 모르는 사람들은 큰 병원을 찾아가지 그랬냐고 하겠지만 우리는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큰 병원이고 잘한다 손꼽히는 병원을 찾아간 것이 그렇다.
아무튼 당사자인 어머니나 옆에서 지켜보는 우리나 계속 불안하고 답답한 건 평생 가야 할 것 같다. 의사가 수술비나 실적을 생각하지 않고 순수하게 환자의 건강만을 생각한다면 불필요한 수술을 받는 환자도 없고 의심과 불안으로 살아야 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도 없을 텐데…주변에 아는 의사 하나 없는 것이 못내 아쉬운 기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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