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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우리는 자유공원에서 '자유'를 얻었다

2001-05-21 2000년 10월호
고등학교 단짝 친구와 함께 일상의 탈출을 시도했다. 조금은 좁고 답답한 학원 지하 독서실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었던 우리는 높은 곳이 있는 곳이란 목표를 정하고 전철을 탔다. 월미도에 가면 바다가 있어 좋지만 높은 장소란…우리는 결국 자유공원을 목적지로 삼았다.
초등학교 때 그림 그리러 왔었고 중학교때 자연보호운동 하러 왔었고 고등학교 때 백일장 하러 왔었고 대학 때 남자친구와 데이트 하러도 왔었지만 오늘의 자유공원은 예전의 그 느낌과 사뭇 달랐다. 정자도 그대로, 도로도, 맥아더 장군상도, 수교기념탑도 다 그대로인데 왜 그리 넓고 오가는 사람들이 자유스러워 보이는지….
우선은 시야가 트여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니 호흡하는 것조차 가볍고 신이 났다. 또 이렇게 인천시내를 내려다보고 있으려니 이 넓은 도시와 저 넓은 바다 건너 지구촌에서 내가 해야 할 무엇인가의 일들이 아주 많을 것 같은 풍족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그렇게 월미도와 인천항이 내려다보이는 정자 위에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장래문제, 직업문제, 지금 준비하고 있는 이 시험의 끝, 알 수 없는 불안감, 자연에 대한 느낌, 나중에 늙어서 하고 싶은 일, 가족이야기, 그리고 사랑에 관해…
오가는 큰배들이 켠 불빛과 구름사이로 비껴지는 예쁘고도 큼직했던 해가 아니었다면 우린 시간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우린 자유공원에 와서 마음의 여유만을 느낀 게 아니다. 확신할 수 없는 미래의 불안 속에서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는 자유를 마음에 얻어 가는 것이다.
다음에 우리가 이곳에 다시 올 때 어떤 모습으로 변화되고 발전되어 다시 찾아올까. 그리고 또 다른 어떤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자유를 얻어갈까. 사람들이 고맙고 정겨워 보이는 이곳 자유공원에서 나는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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