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옛집
2001-05-12 2001년 3월호
구부정한 서까래들 아래로
배추시래기 무시래기
주렁주렁 엮이어 매달린
향긋한 내음 토담벽을 감돌고
초가 지붕 위
하얗게 쌓인 눈
처마 끝에는 주렁주렁
수정 고드름
저녁 연기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해질 녘 샘터 길
물동이에
바가지 띄워 이신 어머니
달각 달그락
사립문에 드시고
대창살문 삐걱 여시고
연로하신 아버지 긴 담뱃대
모이 쪼던 참새들
보금자리로 찾아들고
어둠이 내려와 오두막을 감싸면
가물거리는 등잔불 아래
한가로이
질화로불 다독거리며
창 밖 눈바람 달음박질치는 밤
문풍지 슬피 울어
아련한 그리움 일고
돗자리 틈새로 이는
황토 냄새 자욱한
그리운 옛집
- 첨부파일
-
- 이전글
- 오 늘
- 다음글
- 아름다운 그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