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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수 (卒壽)
우리들은 연령을 호칭할 때 90세가 되면 졸수(卒壽)라고 한다. 군사 졸(卒)자가 초서로 90을 뜻하니까…내 나이가 90이 됐다. 현재, 사람의 평균 수명이 대략은 60에서 70이라는데, 내가 90이 되었으니 '남의 나이를 훔쳐 온 것이 아닌가'하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서양 격언에 '죽음과 세금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사람들에게는 죽음과 세금이 항상 따라다니고 있다. 다만 사람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인간오복(人間五福)에 수위선(壽爲先)이라 했거늘 늘 건강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나는 요즘도 만보계를 차고 매일 오천보 이상을 강행군한다. 이런 말이 있다.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걸어야 한다. 날마다 조깅을 하고 매일 천보 이상 걸어야 한다.
물론 술과 담배는 끊어야 한다. 세세연연(歲歲年年) 화상사(花相似) 년년세세(年年歲歲) 인부동(人不同)이라 했다. 꽃은 봄이 오면 작년과 같이 똑같은 꽃을 피우지만, 사람은 해마다 같은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늙어가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나이를 먹을 수는 없는 것일까. 중국에서는 최고의 장수의 비결을 보보고고(步步高高)라고 해서 등산을 그 비결로 삼았다. 내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화도진도서관과 율목도서관이 있는데, 나는 거의 날마다 찾아간다. 나는 본디 문학을 즐기므로 좋은 양서를 찾아서 독서삼매경에 빠진다. 도서관을 찾으면 금맥을 찾는 것과 같다. 결론으로 장수의 필수요건을 몇 가지 적어본다.
첫째, 절대 과식하지 말고 둘째, 채식을 권하고 셋째, 하루에 천보를 걸을 것 넷째, 날마다 낙천적으로 보낼 것 다섯째, 성행위를 자제할 것. 붓을 내려놓고 허리를 펴서 창 너머를 보니 파란 하늘에 철새가 남녘으로 날아간다. 이제 갑신년이 다가온다.
인천의 노동지(老同志)들 용기를 내십시오. 박차고 일어나서 백보, 아니 천보 지팡이를 잡고서라도 걸음을 걸읍시다.
시야도 어두워지고, 허리도 굽고 무릎엔 관절염의 고통이 있고 먹는 음식도 겨우겨우 연명하지만 용기를 냅시다. 이를 악물고서라도 강행군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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