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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소래포구 외

2001-11-02 2001년 11월호

소래浦口

 

물길 따라 갈매기 몰고
행복을 가득 실은 만선이 오면
어두운 밤하늘은 생선 비늘에 빛나고

단칸 협궤열차 기적 울리던 수인선의
외로운 철교 밑으로

새우젓 비린내 몸에 젖은
꿈을 파는 사람들의 아우성

펄쩍펄쩍 뛰는
살아있는 꿈을 팔고 사는
사람들의 아우성

황금 물결치는
새벽이 오면
행복 찾아
희망 찾아 떠나가는
사람들의 아우성, 아우성 ---


●● 박현조 (계양구 효성동)

 

 

가을 손님

 

어느 이름 모를 여인
굳게 닫힌 빗장 열며
목마른 사슴 마냥
가을 손님맞이하면
그리움 어린 심연은
살가운 햇살 적시며
절절히 괴어있는 나잇살 보듬은 채
사색의 허브 향에 흠뻑 취해있다.
뜨악한 벤치 걸터앉아
사랑과 고독의 추억 문자를
탐닉하다
흩어진 삶의 구슬
하나하나 꿰어 가면
보드랍게 물결치는 미간이
성숙의 그림자를 낮게 드리우며
금향 빛 가을 결실을 달콤하게 잉태한다

●● 신승남 (부평구 산곡3동)

 


기네스 북에 오를 나의 취미

 

바야흐로 결혼시즌이다. 평범한 사람인 내게도 주말 시간내기가 어려울 정도로 청첩장이 배달되고 신문에 유명인사들의 결혼소식이 이어지니 올 가을은 나에게는 더 없이 행복한 계절이다. 
나는 요즘 두 가지 일로 제법 바쁘다. 하나는 2002년 월드컵경기대회 때 인천, 서울, 수원 3개 도시를 순회하며 ‘세계 결혼 청첩장 전시회’를 하기 위한 준비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보다 오래된 것과 유명인들의 것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의 것들을 더욱 많이 수집해 명실상부한 자격을 갖춘 ‘결혼 청첩장 수집가’로 기네스북에 오르기 위한 준비가 그것이다.    
사람들은 하고많은 수집품 중에서 왜 결혼 청첩장으로 정했느냐고 묻는다. 나도 처음에는 제법 그럴 듯한 수집품으로 시작했다. 이승만 대통령을 위시해서 월남의 고 딘 디엠 대통령 등 국내외 대통령의 사진, 세계의 지폐, 각종 복권, 선거홍보물 등이었는데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의 세계 제일이 되기 위해서는 일개 직장인인 나에게는 시간과 돈이 너무도 부족했다.
그래서 지구상 어느 누구도 수집하지 않으리라 생각되는 품목을 고르고 고르다가 마침내 1972년 안양시의 연미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린 고향의 누님뻘 되는 분에게서 난생처음 받아본 것을 필두로 ‘결혼청첩장’으로 정했다.
결혼 청첩장은 참 다양하다. 가까운 친지들이 보내주는 들국화처럼 소박한 청첩장이 있는가 하면 스포츠스타와 유명 연예인들의 청첩장 그리고 세계 여러 나라의 결혼 청첩장이 있다.
자칭 결혼청첩장 수집가로 작은 걱정거리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결혼청첩장’이 사라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우리들이 경험했듯 우체부 아저씨의 따뜻한 손을 통해 전해 받았던 달콤한 연애편지는 전화기와 이메일에 자리를 내주었고 첨단통신수단으로 각광받던 삐삐가 단시일에 휴대폰에 밀려 흔적도 없이 밀려났듯이 나날이 새롭게 도전해오는 전자매체에 대체되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아무튼 ‘결혼청첩장’이 겉모양과 내용은 변하더라도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일만은 없어야 할 것이다. 박물관에 가야 ‘결혼청첩장’을 볼 수 있는 세상,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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