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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무 천국속의 아파트 순례기
꽃나무 천국 속의 아파트 순례기
나는 처음으로 황당한 국어숙제를 받았다. 만수 주공아파트 단지에 핀 꽃나무들을 보신 국어선생님께서 우리에게도 그 예쁜 꽃을 보고 삶의 여유를 가지라고 하신 것이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는데 그 다음이 문제였다. 바로 꽃과 나무들을 보고 거기에서 오는 느낌을 글로 적어오라고 하신 것 !
거기에다가 수행평가라니… 나와 우리 반 아이들은 황당해서 싫다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국어선생님의 열의는 꺾을 수 없었다. 휴∼ 너무 막막했다. 수행 평가인데…. 할 수 없이 나는 친구들과 숙제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나는 오늘 친구들과 꽃나무를 만나러 아파트 여행을 했다. 그런데 아파트를 돌아다니면서 처음 숙제를 받았을 때 받았던 짜증나던 느낌은 온데 간데 없어졌다. 그 이유는 바로 아름다운 꽃과 나무들 때문이었다. 나와 효범이, 길남이, 순민이, 중용이, 성룡이는 단지 구석구석을 다니며 꽃과 나무들을 봤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선생님께서 말하신 하얀 바탕에 분홍색이 첨가된 색의 꽃잎, 제비꽃도 보고 병아리처럼 노랗고 상큼한 개나리, 자주색의 철쭉, 팝콘 같이 생긴 하얀 꽃 등등을 봤는데 평소에 그것들을 그냥 지나친 것이 화가 날 정도로 아름답고 예뻤다.
또 초록색 풀잎 사이로 빨갛게 고개를 내민 이름 모를 꽃과 초록색 나뭇잎 사이에 있는 이름 모를 분홍 꽃은 가히 최고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예쁘고 마음에 쏙 들었다. 이 아름다운 꽃들의 이름을 알 수 없어서 좀 아쉬웠지만 이들을 본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평소에는 보지 않았던 꽃들을 오늘은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제대로 볼 수 있어서 매우 기뻤다. 그리고 봄이 내 곁에 바로 와 있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었다.
모든 생명의 시작인 계절의 봄을 느끼도록 부지런히 자라 준 꽃나무들이 매우 고마웠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도록 부지런한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에는 짜증이 났던 숙제였는데 이렇게 삶에 대한 각오와 교훈 그리고 기분 좋은 느낌까지 갖게 되니까 이 숙제를 내 주신 국어선생님께 고맙다는 마음까지 들었다. 이번 봄에 정말 특별한 체험을 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가끔 하늘 한 번 쳐다보고, 꽃향기도 맡으면서 기쁘게 살고 싶다.
전진환 (만수북중학교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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